노가다를 고민하는 당신께
이 글을 쓰는 목적은 누군가의 노가다에 대한 심리적 장벽을 깨기 위해서다. 대학생활 내내 평택, 개포, 이천, 파주 등 국내 여러 현장을 돌며 일한 내 경험을 근거로 노가다를 고민하는 당신께 조언해주고픈 마음에서 이 글을 적는다.
사실 내가 노가다를 하게 된 이유는 서울로 진학해 자취를 하다보니 재정이 궁핍한 이유가 컸다. 노가다 일당이 꽤나 높다는 소문과 학교 에브리타임 어플의 한 동문이 자유게시판에 일기 형식으로 쓴 노가다 후기는 나를 노가다판으로 이끈 직접적 계기였다. 학원알바 빡세게 뛰어도 60만원도 못쥐는 내게 13~14만원이나 되는 일당은 꽤나 매혹적으로 다가왔다. 그렇게 나는 노가다에 발을 들였고 여전히 현장을 구르고 있는 중이다.
노가다판에 필요한 요건 첫 번째는 적당히 하는 베짱이 성격이다. 사실 노가다에는 곰빵이 아닌 이상 대단한 신체 조건이 필요하지 않다. 개인적으로 눈치 보며 적당히 할 수 있는 성격이 노가다판 잡부로서 요구되는 가장 큰 역량이다. 흡연자라면 담배도 피워가면서, 중간중간 화장실도 가고 쉬엄쉬엄 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노가다 잡부로서의 역량을 갖췄다 생각한다.
노가다판에 필요한 두 번째 요건은 건설업 기초안전교육 이수증과 안전화다. 교육은 상황에 따라 무료로 받을 수도 있지만 보통 안전화와 교육비용을 합해서 7~8만원의 투자비용이 발생한다. 정말 노가다에 도전하기로 마음먹었다면 이 부분은 과감히 투자하길 바란다. 인터넷에 평택 고덕 삼성반도체 인부의 한달 50공수(13만원x50일)를 찍은 후기를 보면서 과감히 쿠팡으로 결제하고 마음을 다잡자.
마지막으로 현장을 정할 시기다. 학업과 병행해야 한다면 어플을 이용해 필요할 때마다 일을 하는 것을 추천한다. 최근에는 재건축 규제 완화로 수도권에는 일이 많다. 주2회만 하더라도 집값에 밥값은 충분할 것이다. 방학이라면 과감하게 네이버 밴드를 통해 삼성이나 SK의 대형현장을 숙식으로 들어가는 것을 추천한다. 2달 정도 빡세게 구른다면, 일년치 학비도 벌어나올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건 안전이다. 그 누구도 내 안전을 지켜주지 않는다. 현장에서 가장 많이 듣는 말은 ‘장비’를 믿지 말라는 것이다. 손발 딱딱 맞던 지게차나 굴착기도 실수 한번에 사람이 죽는다. 우리나라는 매년 산재로 2000명씩 죽는다는 사실을 잊지 말고 스스로 안전을 지킨다면 16시에 끝나는 근무시간과 13~14장의 일당을 생각했을 때 노가다는 무척 매력있는 아르바이트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