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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민 Nov 16. 2024

아프리카여행기(20)

에토샤로 향하는 셔틀 안에서

이동과 이동의 연속이다

오늘은 또 4시간 차를 타야 하는 모양이다

그래도 이 셔틀은 중간중간 꽤 많이 쉬어주는 것 같다

다행히 나미비아에서는 아직 꼬리뼈의 압박을 느끼지 못했다

어제 다음 여행지를 결정했다

빈트후크에서 버스를 타고 리빙스톤을 가고

리빙스톤에서 버스를 타고 카사네로 갈 예정이다

원래는 카사네에서 기차를 타고 탄자니아로 넘어갈 까했는데 일정도 애매하고 너무 무리하지는 말자 생각해서 비행기를 예매했다

어찌 되었든 큰 일정을 잡아놓으니 맘이 좀 편하다

그런데 머릿속의 생각이 먼 미래에 있으니

내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 헷갈릴 정도다

오늘 에토샤로 가는 것이 크게 기대가 되지 않는 지경에 이르렀다

하지만 나는 오히려 좋은 신호로 본다

큰 기대는 큰 실망으로 다가오는 법

사실 아프리카에 와서 사파리를 하는 것은 처음이다

남아공에서 할 수 있었지만 하지 않았다

사파리를 할 곳은 많다고 생각했다

솔직히 야생에서 동물을 얼마나 많이 볼 수 있을지 미지수이다

가서 야생을 잘 느끼고 올 수 있었으면 좋겠다

돌아올 때 정말 오길 잘했어라는 생각이 들었으면 좋겠다

어제 포켓몬 고를 키고 포켓몬 몇 마리를 잡았다

왜 이곳까지 와서 포켓몬을 잡느냐 싶겠지만

이 포켓몬을 어디서 잡았는지 기록이 남는 것이 좋다

왜 남아공에서 이런 생각을 못했을까 아쉽다

꽤나 긴 시간을 여행하기에 기념품 사는 것에 제약이 생긴다

그래서 작고 이쁘고 튼튼한 것들을 위주로 보게 된다

아직 나미비아에서는 사고 싶은 기념품을 못 찾았다

그런데 이런 디지털 기념품은 대환영이다

아 그래 내가 나미비아에서 이 푸린을 잡았지

기억에 남는다

친구가 포켓몬이랑 산리오 덕후라

아프리카에도 인기가 있는지 보라 했는데

아프리카까지는 미치지 못하는가 보다

아직까지는 대부분 서구권 캐릭터들을 많이 보았다

아 저번에 어떤 외국인 친구가

블랙 앤 화이트 이야기를 해서 놀란 기억이 있다

바로 흑백요리사였다

아프리카인은 아니지만

넷플릭스를 통해 방영되는 것이 얼마나 글로벌한 효과를 누리는지 알게 되었다

외국인이 흑백요리사를 보았다니

예전에 볼리비아에서 슈퍼주니어 콘서트 포스터를 본 이후에 큰 충격이었다

여러 가지 모습 속에서 한국의 위상이 높아지는 것을 보게 된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은 강대국이 만든 플랫폼 위에 지어졌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식민지배의 시대는 끝났지만

아직 디지털 식민지배를 받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보게 된다

점점 글로벌 디지털 시대가 중요해지는데

앞으로의 세상이 어떻게 될지 궁금해진다

평화롭게 곳곳에 안전히 여행할 수 있는 세상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2024.11.16

이번 여행이 마지막이 아니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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