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달이 뜬 랄리벨라
오늘은 노새를 타고 애쉬튼 마리암이라는 산에 오르게 되었다
노새를 타러 산 근처까지 갈 줄 알았는데 호텔 근처까지 노새가 와서 놀랐다
이때가 딱 학생들 등교하는 시간이었다
아주 아이들의 볼거리가 되었다
그래도 나름 아이들이 재밌어하니 기분이 좋다
나도 몰랐던 관종끼가 드러나는 모양이다
타고 올라가는데 노새한테 많이 미안했다
나 무거운데
어제저녁 먹지 말걸
말 비슷한 종류를 처음 타보는데 생각보다는 탈만하다
물론 내가 조종 안 하고 빠르게 안 달려서 그렇겠지만 생각보다는 힘이 많이 안 든다
처음에는 넓고 좋은 길을 올라갔는데 가면 갈수록 좁고 가파른 길을 올라간다
손에 힘이 엄청 들어간다
아무래도 오늘밤에는 팔에 알이 베기지 않을까 싶다
엄청 가파른 곳을 올라오자 노새가 숨을 가파르게 내쉰다
앗 미안해 ㅜㅜ
중간에 잠깐 너무 가파른 곳에서 15분 정도 노새 없이 올라갔다
잠깐 올라가는 건데도 너무 힘들다
아무래도 팁을 많이 줘야겠다
이곳에 사는 사람들이 꽤나 있었는데 무거운 짐을 지고도 잘 다닌다
이곳에 살려면 체력이 꽤나 좋아야겠다
그제 공항에서 호텔로 차를 타고 오는데 많은 아이들이 학교를 가기 위해 먼 길을 걸어 다니는 것을 봤다
아무래도 어려서부터 이 아이들은 훈련이 되어있지 않을까 싶다
이곳 아이들은 참 밝아서 좋다
인사성도 밝고 잘 웃는다
아이들이 살기 좋은 곳 인가보다
이 산 정상에는 교회가 있었는데 이곳도 통 바위를 깎아서 만든 교회였다
오래전에 이렇게 높은 곳에 만들었다 생각하니 참 놀랍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높은 곳에 올라가니 풍경이 참 좋다
하지만 내려갈 생각을 하니 참담하다
예전에 한라산 등산을 했을 때 올라갈 때는 어찌어찌 올라갔는데 내려올 때가 너무 최악이었던 기억이 있다
하산을 시작했다
산이 돌산이라 길이 많이 미끄러웠다
이렇게나 트래킹을 할 줄 알았으면 트래킹화를 가져올 걸 그랬다
역시 계획이 부실한 여행은 이런 식이다
그래도 열심히 천천히 잘 내려왔다
호텔에 도착해서 휴식을 취하고 5시쯤 되어 산책 겸 점심을 먹으러 나갔다
나가는데 어제 만난 청년과 또 만나게 되었다
현재는 백수라고 한다
하지만 후에 투어가이드가 되고 싶단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산책을 했다
조금 걸어가다 보니 게임을 할 수 있는 가게가 있었다
신기해서 쳐다보다가 이곳 친구와 축구 게임 한판을 했다
결과는 2:1로 졌지만 충분히 연습하면 이길 수 있겠다 싶었다
졌어도 재밌었다
호텔로 돌아가려는데 백수 친구가 집으로 초대를 해주었다
가서 커피를 대접받았다
상당히 맛있는 커피였다
꽤나 열악한 집이었지만 밝은 분위기의 집이었다
이렇게 초대받을 수 있어서 좋았다
데이터가 되었다면 다양한 걸 보여주고 싶었지만 데이터가 안돼서 오프라인으로 받아놓은 엘지트윈스 응원가를 들려주었다
꽤나 흥미로워해서 재밌었다
언제나 입에 발린 말이긴 하지만 한국 오면 같이 야구 보러 가자 이야기해 본다
실제로 온다면 풀코스로 대접할 생각이 있다
하지만 오기 힘들다는 함정이 있다는 건 비밀이다
기분 좋게 호텔에 들어오니 일정이 틀어졌다
원래는 악숨으로 가야 하는데 비행기가 취소되었단다
일단 아디스아바바로 다시 돌아간 후 다음날 악숨으로 가잔다
하지만 나는 케냐로 갈 비행기가 예약되어 있는데 악숨으로 갈 수가 없다
그러는 와중에 일요일에 일정이 비네?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면 한인 교회 갔다가 한글학교 또 들러야지 싶다
저번에 받았던 환대를 보답하고 싶다
그래서 저번에 연락처를 받았던 학생에게 연락하니 과자를 사잔다
악숨은 못 가지만 더 좋은 추억을 만들게 생겼다
오히려 좋잖아?!
2024.12.13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