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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민 Dec 27. 2024

아프리카여행기(66)

룩소르에서의 마지막날

오늘은 룩소르의 신전들을 대충 쓱 훑어보는 투어를 다녀왔다

아침에 서쪽 지역으로 들어서는데 열기구들이 보인다

이곳에 열기구를 타는 게 유명하다는데 듣기만

했을 때는 시큰둥했었다

근데 실제로 열기구를 보니 탈걸 그랬나 싶다

실제로 보니 열기구가 엄청 크다

일본에서 봤던 거는 작아 보였던 거 같은데

그리고 하늘에 떠 있는 열기구 무리를 보니 너무 이쁘다

일단 보기에 이쁘니좋다

처음에 도착한 곳은 하트수셉트의 장제전이다

딱 도착을 하니 신전뒤로 보이는 산이라고 해야 하나 계곡이라 해야 하나 참 멋있다

이 광경을 바라보니 열기구 타고 보면 참 멋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높은 곳과 해는 항상 옳다

그걸 잊고 있었다

룩소르 올 일이 앞으로 있을까 싶다마는 항상 아쉬움이 있어야 하는 법 아니겠는가

아쉬움을 뒤로하고 장제전을 구경했다

참 멋졌다

아직도 볼게 많구나 싶다

신전과 산의 조화가 대단하구나 싶다

다음으로 간 곳은 왕가의 계곡이었다

이곳은 60여 왕의 무덤이 모여 있는 곳이라 한다

기본 티켓으로 세 곳의 무덤을 볼 수 있었다

유명한 투탕카멘의 무덤과 세티 1세의 무덤은 돈을 더 내야 했다

투탕카멘은 볼 게 없다는 소문이 있었고 세티 1세는 볼만하다는데 당시에 가이드가 말하는 거 듣는 거에 지쳐서 안 갈래 해버렸다

가이드가 친절하고 잘 설명해주려고는 하는 거 같은데 말도 잘 안 들리고 듣다 보면 딴생각이 드는 어려운 상대였다

또 어디 가려면 10달러를 더 내야 하고 그런 내용을 이야기한 거 같다

이야기하다 보니 열받는데 자꾸 함정을 심어놓는 거 같다

투어회사들이 자기네를 통해서 티켓을 구매하면 싼 것처럼 메시지를 보내는데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을 부른다

속으면 말고 아니면 말고 뭐 그런 식이다

여하튼 왕가의 계곡에서 본 무덤들은 참 대단했다

몇천 년이 지난 지금도 이렇게나 이쁘고 놀라운데 그 당시에 봤다면 얼마나 대단했을까 싶다

정말 대단했구나 싶다

유적지마다 꼭 한 사람 정도는 사람들이 못 들어가는 데 있으면서 대단한 것도 아닌데 대단한 거 보여주는 척하면서 팁을 요구하는 사람이 있었다

썩 그렇게 좋아 보이지는 않았다

세 번째로 간 곳은 멤논 석상이었다

수많은 세월을 거치면서 많이 해지고 무너질 듯 서있는 커다란 석상을 볼 수 있었다

이때부터 약간은 세월을 무상함에 대해서 많이 생각하게 된 것 같다

네 번째 다섯 번째는 카르나크 신전과 룩소르 신전을 봤다

이곳은 다른 사람들에게도 꼭 추천해야 하는 장소가 아닌가 싶다

이 당시 이집트가 얼마나 위대했을지 얼마나 상대국들에게 위압감을 줬을지 상상이 되었다

다양한 상상을 할 수 있는 장소였는데 성경의 이스라엘 민족에게 이집트는 얼마나 대단한 나라였을지 상상하게 된다

모세가 파라오한테 가서 이야기하라는 하나님의 말씀이 얼마나 두려웠을지 상상이 간다

다른 시대의 이야기지만 이곳의 기둥을 보니 삼손이 무너뜨린 기둥이 얼마나 웅장했을지 상상하게 된다

이곳은 어른들이 봐도 좋겠지만 어린아이들을 데려오고 싶다

이 어린아이들이 하게 될 상상력의 크기가 기대가 된다

이렇게 대단한 이집트였는데 라는 생각이 자꾸 든다

한 시대의 최고를 찍었던 나라가 지금은 어렵다는 사실이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어느 순간 자신들보다 아래라 생각했던 나라인 그리스 로마가 와서 자신들의 신전의 벽화를 훼손할 때 얼마나 치욕적이었을까 싶기도 하다

실제로 얼굴들 마다 송곳 같은 걸로 일일이 훼손해 놓은 것들을 보면 안타깝다

어떤 문명이든 영원한 것은 없음을 보게 된다

우리 인간들은 결국 자연의 선택으로 멸망하지 않겠는가 인생이 참 허망하구나 싶다

자꾸 과거의 영광에 심취하여 살아가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그러면서 자꾸 이집트인들의 행태를 보게 된다

어느 댓글에 과거 조상님들의 영광에 기대어 살아가는 기생충들이라는 조롱 같은 댓글을 본 적이 있다

오늘 룩소르에서의 마지막 날인데 간단히 저녁을 먹으려다가

숙소 앞의 식당으로 갔다

그래도 여기 왔으니 비둘기 고기 한번 먹어봐야지 하고 주문하려는데 자꾸 비어? 비어? 그런다

메뉴판을 보니 맥주는 가격이 안 쓰여 있다

얼마냐 물어보니 자꾸 자기를 믿으라는 식 아니면 내가 사줄게라는 식의 이야기를 한다

그래 뭐 마지막 날이니 비싸봐야 150 정도겠거니 하고 달라고 했다

비둘기고기 250파운드랑 누들 수프 50파운드짜리를 시켰다

다 먹고 영수증을 달라고 했더니 가격이 900이다

보고도 믿을 수가 없었다

알고 보니 맥주기 비둘기고기 보다 비싼 350이다

그럼 650인데?

알고 보니 메뉴판에 20% 서비스 값이 붙는단다

근데 계산해 보면 780인데?

나 원래 진상 안 부리는데 오늘은 진상 좀 부렸다

힘들게 힘들게 600까지 깎았다

왜 맥주값 안 알려 줬어 라며 진상을 부렸다

이것도 분명 이들에겐 남는 장사였을 것이다

어제까지만 해도 좋은 추억만 남을 뻔했는데 이런 일이 생겼다

과거의 영광과 지금의 이집트의 모습을 보면 참 안타깝다

세월의 무상함을 보며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를

고민하게 되는 오늘이다

2024.12.26

어떻게 살긴? 오늘을 즐겨 즐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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