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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란 저주

by 권수

꿈은 달콤해.

이룰 수 없기에 더 간절하고
닿을 듯 말 듯 손끝을 스치는 환상 속에서
나는 끝없이 허덕인다


음울한 기운이 몸 안과 밖을 떠돌아

심장 옆, 보이지 않는 블랙홀이 하나
감정을 빨아들이고
빛을 삼키고
온몸을 무겁게 짓누른다


숨을 쉬어도 가라앉아
어디로 가야 할지도 모르겠어
시간은 흐르는데
나는 갇혀 있는 것 같아


텅 빈 공허가 반복되고
어제와 오늘의 경계는 흐릿해
눈을 감아도, 감정을 지워도
검은 무언가가 따라붙어


벗어나고 싶어도
우울한 괴물이
꿈을 미끼로 나를 잡아 삼키는


포기하면 편할 텐데
꿈은 쉽게 놓아주지 않아
속삭여, 다시 한번만 더 해보라고
끝이 없다는 걸 알면서도
다시 발을 내딛게 만들어


이루지 못한 꿈은 저주야
도망쳐도, 외면해도
늘 가슴 어딘가를 할퀴고 지나가


환상과 망상을 좇아 앞으로 나아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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