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쌀집아들 Dec 01. 2022

광화문에 서면 자부심이 차오른다.

공간이 주는 감정

 처음 광화문을 지날 때 차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에 와 여기가 우리나라 수도 맞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건물 위에 대형 스크린 광고판이 보이고 우리나라에 이런 넓은 광장이라 불리는 공간이 있고 그 한 가운데에 열을 맞춰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위인들의 커다란 동상이 우뚝 서 있었다. 차를 타고 순식간에 지나갔지만 뭔가 벅찬 느낌이 들었다. 


 광화문이나 경복궁 지하철 역에서 내려 밖으로 나오면 광화문 광장에 쉽게 올라설 수 있다. 지하철역을 빠져나와 처음 광장에 발을 들였을 때 가슴이 트이는 기분이었다. 서울 바닥에서 이정도로 트인 공간이 흔치 않은데 이곳에선 시야가 트이고 가슴 팍에 바람이 꽂히며 열리는 기분이었다. 그리고 그 넓은 공간 한가운데에서 처음으로 눈을 올려 마주한 높은 곳에 우뚝 자리 잡은 늠름한 이순신 장군과 세종대왕이라니...가까이서 보니 그 위용과 근엄함이 온 몸으로 느껴졌다. 그 웅장한 기운과 위상이 광장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어디서도 이런 장면을 본 적은 없었다. 정말 우리나라의 자존심의 중심에 와 있는 기분이 들었다. 


 그 주위를 개울처럼 감싸고 돌고 있는 도로와 그 뒤를 배경처럼 받쳐주는 든든한 경복궁을 한 눈에 보고 있으면 우리나라의 역사에 대한 자부심이 절로 차오른다. 공간이 주는 뿌듯함이 이럴 수 있구나 싶으면서 당당해지는 기분까지 든다.  광화문 광장은 그 자체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공간의 미학이었다. 


 광화문 광장은 일부러 동상보러 가지 않으면 갈 일이 없었다. 사람들을 만나러 가거나 놀러 가는 일도 잘 없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도 광장이 있다는 것과 한 나라의 기상이 응집된 공간이 있다는 것이 자랑스러웠다. 서울은 참 재밌는 동네가 많은 곳이다.  

작가의 이전글 종로라는 테마 마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