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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너구리팬더 Mar 04. 2023

흔들릴 때에는 흔들리지만...

- KOSPI... PBR이냐? PER이냐?

[본 글은 저자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한 것이며 본 글의 견해는 제반 상황의 변경에 따라 수정될 수 있습니다. 투자자 자신의 판단과 책임하에 투자에 대한 결정을 내리시기 바랍니다.  또한 본 글은 주식 시장의 향후 가치를 보장하는 글도 아님을 유의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주식의 가치는 여러 가지 원인이 복합적으로 상호작용하는 것이므로, 다양한 상황 변경에 따라 본 글에 적힌 판단은 수정, 철회될 수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너구리팬더입니다. 약 1개월 전부터 쓰고자 마음먹었던 글인데 회사 일이 바빠져서 이제야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이 점은 감안하여 본 글을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현재 글로벌 자산시장은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의 공포 앞에서 갈팡질팡 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샤워실의 바보와 같이 하루는 어느 지표를 보고 시장이 강하게 흥분했다가, 하루는 어느 지표를 보고 급속도로 우울해하는 모습을 계속해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심리는 실제 자산의 가치보다 변동성이 높다고 하지요. 자산이 오를 때는 무한정 오를 것 같이 FOMO 증후군에 빠져서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끝없이 매수세가 들어옵니다. 자산이 떨어질 때에는 세상이 곧 끝장날 것 같이 싼 가격에 자산을 던지기에 여념이 없지요. 일반적인 물건이라면 비싸면 사는 사람이 줄어들고, 싸지면 구매자가 몰려들기 마련이지요. '스마트 컨슈머'라는 용어가 나온 지 오래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산 시장은 일반적인 실물 시장과는 항상 다른 모습을 보이곤 하는 것이 꽤나 흥미롭긴 합니다.


자산 시장에 참여한 지 그렇게 오래되지는 않았지만 가능한 자산 시장이 오를 때 지나치게 흥분하지 않고, 떨어질 때 과도하게 공포에 떨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산 시장이 좋을 때는 보수적인 자료를, 좋지 않을 때는 긍정적인 자료를 일부러라도 찾아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앞에 올렸던 2편의 글 또한 이러한 노력의 일환(?)입니다. 자산 시장의 등락에 비해 과도하게 공포 심리가 반영된 사례를 미국 주택시장의 통계를 통해서 살펴보았지요.


https://brunch.co.kr/@d49f624066694e7/57


https://brunch.co.kr/@d49f624066694e7/68


 앞의 글에 이어 적어볼 이번 글은 현재 우리의 KOSPI 시장은 어느 정도의 위치에 있을까에 대한 글입니다. 서론에서 짐작하셨겠지만 역시 글의 결론은 '사람들의 심리만큼 나쁜 것은 아니다'가 될 것입니다. 물론 저 또한 Position 편향이 있기 때문에 저의 결론을 뒷받침해 주는 자료를 의식적으로 모았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글을 읽으실 때에는 저자가 부동산/주식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Long-Position에 있다는 점을 반드시 감안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1. 기업 실적이 이렇게 나쁜데 주식 시장이 좋을 수 있겠어?라는 생각


 2022년 KOSPI 지수는 -30%라는 꽤나 큰 하락폭을 보였습니다. 바로 직전 연도인 2021년만 해도 주식을 반드시 해야 한다는 사회의 분위기는 언제 그랬냐는 듯 급격하게 냉각되었습니다. 2023년 현재 주식시장에 참여하는 이들을 더할 나위 없는 멍청이로 취급받는 분위기지요. 


 2023년 1월 KOSPI지수가 월간 약 8%라는 꽤나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분위기는 냉담합니다. 단순한 기술적 반등에 불과하다는 시각이 여전히 많고, 많은 이들이 주식 시장에서 탈출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역사상 최악의 붕괴, 모두가 가난해지는 해가 될 것 등 공포스러운 표현으로 불길한 미래를 예언하는 분들도 꽤 많습니다. 


 그리고 극단적인 붕괴 주장은 아니더라도 이러한 1월 주식 시장의 강세가 이어지기 쉽지는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KOSPI 시가총액과 소속 기업의 향후 1년 이익의 함수인 12개월 선행 PER 지표가 꼭지에 닿았다는 의견입니다. (아래 자료는 제가 시황 분석에서 꾸준히 참고하고 있는 대신증권 이경민 팀장님의 자료입니다)

(출처 : 대신증권 2023.2.20 이경민 Strategis님 Report_노랜딩과 PER 13배에 대한 불편함 중)


* PER : 주가를 1주당순이익(EPS)로 나눈 수치. 즉 그 회사 1주당 수익의 몇 배가 되는가를 나타내며, 통상 기업의 가치를 비교하기에 가장 범용적으로 통용되는 수치. 숫자가 낮을수록 그 기업의 주가는 이익 대비 저평가 되어 있음을 의미


 KOSPI 12개월 선행 PER이란 앞으로 KOSPI지수를 구성하는 각 종목들의 향후 1년 추정 이익을 기준으로 PER을 구하는 자료입니다. 앞으로의 기업 실적 전망이 좋을수록 PER은 낮아질 것이고, 기업 실적 전망이 나쁠수록 PER은 높아질 것입니다.


 그리고 앞에서 본 바와 같이 12개월 선행 PER 13배는 역사적인 고점대에 해당합니다. (너무 반복해서 너무 지겹지만) 광범위한 인플레이션과 그에 대응하는 긴축 정책으로 기업들은 이중고에 빠져있는 상황입니다. 수입 원재료의 가격이 올라가 수익성이 떨어지고, 금리가 올라서 자금 조달 비용은 높아지는 상황입니다. 더 고약한 것은 긴축으로 글로벌 경기가 나빠지고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기업들의 고민은 더욱 깊어집니다. 

  뉴스만 봐도 한층 암울한 뉴스 투성이입니다. KOSPI 시가총액 No.3 기업인 SK하이닉스가 2022년 4분기부터 적자로 돌아섰다는 뉴스도 있지요. 삼성전자의 2023년 이익도 2022년 대비 크게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언제 경제 뉴스가 우울하지 않았던 적이 있었냐마는... 이러한 자료들만 보면 현재 2,400pt 대까지 회복한 KOSPI 지수는 꽤나 고평가가 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어이쿠... 당장 월요일이라도 주식을 팔아버려야 할까요?


2. 그런데 말입니다. PBR로 보면 조금 묘합니다.


 팔 때는 팔더라도 한 가지 지표를 더 보고 가겠습니다. 바로 앞에서 본 PER 지표와 더불어 기업의 가치평가에서 널리 쓰이고 있는 PBR 지표입니다. 

* PBR : 주가를 주당순자산가치 (BPS)로 나눈 수치. 즉 그 회사가 보유 중인 회사의 순자산 대비 몇 배로 거래되고 있는지를 측정하는 지표. 숫자가 낮을수록 기업이 보유한 자산 대비 회사의 가치가 저평가되어 있음을 의미함 


 물론 구닥다리 지표라는 소리도 듣고 있습니다만, 기업의 가치가 그 기업이 가지고 있는 자산보다 낮다는 것은 둘 중 하나일 것입니다. 기업이 저평가되었거나 or 기업의 자산이 뻥튀기되어 있다거나겠지요. 지난 2022년 많은 자산의 가치가 떨어졌지요. 그렇다고 기업에 돈을 벌어주는 자산이 그 역할을 못하게 된 것이냐고 하면 또 그것도 아닙니다. 자산 가치가 떨어졌다고 공장 기계설비가 갑자기 고장 나거나 하지는 않지요. 대형마트 매장의 땅값이 떨어졌다고 손님들이 그곳에 물건을 사러 오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꽤나 많은 기업들이 2022년 4분기에 당기순손실을 기록하였습니다. 막대한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는 뉴스 제목만 보면 큰일이 난 것 같아 보입니다. 그런데 이 중 실제 현금의 유출이 없는 자산 평가손실 비중이 높은 회사들이 많았고, 이들 기업은 그럭저럭 4분기 실적 시즌을 잘 버텨냈습니다. 


 여담이 길었는데 앞에서 본 PER 지표와 마찬가지로 PBR의 지표를 장기시계열로 한번 보도록 하겠습니다. 조금 도표가 어지러울 수 있는데 굵은 남색이 KOSPI 지수입니다. 2021년 3,300pt 정도까지 올랐다가 1년 반 정도를 계속 떨어져서 2022년 말에는 2,200~2,300pt 선에서 걸려있습니다. 


(출처 : 2022.11.16일자 이베스트투자증권 윤지호 전무님(사랑합니다) 자료)

  "가장 큰 악재는 주가가 비싼 것이고, 가장 큰 호재는 주가가 싼 것이다"라는 시장의 격언이 있지요? 표시된 저점 표시를 보시면 대략 KOSPI PBR band의 하단은 0.7배~0.8배 정도로 볼 수 있겠군요. 시장이 출렁이더라도 KOSPI 기업들이 가지고 있는 자산의 대략 70%~80% 정도까지 주가가 내려온다면, 이런저런 이유를 대더라도 주가도 반등을 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위의 표를 잘 보시면 PBR xx배의 하단은 꾸준히 우상향을 한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앞에서 PBR은 기업의 순자산의 함수라고 했지요? 결국 기업의 순 자산은 매년 꾸준히 쌓여왔다는 것입니다. 


 자산 시장이 많이 좋지 않았지만 2022년 KOSPI기업들은 160조원 가까운 순이익을 내었습니다. 이 중에서 일부는 빠져나가겠지만, 다수의 이익은 고스란히 쌓여서 기업에 축적이 됩니다. 2023년은 어떨까요? 이러쿵저러쿵 많은 우울한 뉴스에도 불구하고 역시 150조원 상당의 순이익은 기대가 됩니다. (물론 2023년 중에도 이러한 예상치는 계속 바뀌겠지만...) 


 많은 이들이 혼동하지만 이익이 줄어든다와 손실이 난다는 구분이 필요합니다. 물론 SK하이닉스는 2023년 손실이 나는 것이 거의 확실해 보이며 삼성전자 또한 일부 분기에서는 손실 우려가 있습니다. 하지만 반도체 업종을 제외한 KOSPI의 다수 업종들은 2023년에도 크게 적자 우려를 하고 있지 않습니다. (또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이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메모리 반도체 업종은 대표적 cycle 산업입니다. cycle 산업의 이익과 주가의 움직임은 조금 더 독특하고 복잡한 모습을 보이지요)


 결국 2023년에도 위에서 말한 KOSPI PBR band는 점점 그 하한선이 올라갈 것이라 쉽게 추정할 수 있습니다. 이것저것 말할 것 없이 숫자로 나온 자료를 한번 보겠습니다. 

(출처 :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 23.1.30일자 report_KOSPI, 쉬다 가더라도 더 위로 간다)

  2023년 말이면 우리가 여러 가지 위기가 있더라도 하한선으로 생각했던 KOSPI PBR 0.8배의 기준이 기존의 2,200pt에서 2,300pt 대로 올라서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통상적인 기준점이 되는 PBR 0.9배~1배까지를 보면 2,600pt~2,900pt도 가능하다는 의미입니다. 당연히 2024년이 되면 이 기준점은 더 올라갈 것이고, 2025년이 되면 더더 올라갈 것이겠지요. 


3. 그래서 말입니다. PER과 PBR 한번 보겠습니다. 


 자 앞에서 본 PER 지표를 보면 지금 2,400pt 대의 지수는 꽤나 고점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뒤에서 본 PBR 지표를 보면 대충 큰 위기가 지나가면 2,400pt 대의 지수는 바닥으로 볼 수 있습니다. 당연히 하나의 지표만을 가지고 결정을 할 수는 없겠지만, 대표적인 지표가 완전히 상반된 결론을 낸다면 이중 어떤 결론이 상대적으로 합리적인가를 고민해 볼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일단 맛보기로 간단하게 2가지 자료를 보도록 하겠습니다. 어라? 이미 어떤 내용으로 글을 쓸지 결론이 나온 것 같군요. 하지만 장기적으로 투자를 할 때 중요한 것은 왜 그런 거겠지요? 


 다음 글에서는 앞에서 말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력 산업인 메모리 반도체 산업의 특징 및 그동안 한국 경제를 지탱해 온 대형 굴뚝, 수출 산업이 지금 같은 시대에 가질 수 있는 비교우위도 적어볼까 합니다. 또한 최근 한국 주식 시장을 이끌어가고 있는 2차 전지 기업들의 상황도 같이 꽤 좋은 시사점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어쩌면 꽤나 말이 길어져서 한 편의 글에 다 담을 수 없을지도 모르겠군요)


(출처 : 2023.1.29 하나증권 이재만 애널리스트님 Report)
(출처 : 2023.1.29 하나증권 이재만 애널리스트님 Report)

 그럼 2023년도 온탕과 냉탕을 넘나들고 있는 재테크 세상이지만, 언제나 꾸준히 노력한다면 그 결과를 거둘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이 글을 접도록 하겠습니다. 다음 글에서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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