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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애리 AIRY Sep 28. 2021

실패의 기록

일기 쓴다

안녕! 하세요. 애리입니다. 

저에게는 음악가라는 직업이 있어요. 그렇지만 작업을 많이 안 해서 내가 음악가인지 희미해졌어요. 작년에는 월세가 없는 사태가 발생해서 1년 동안 영어 강사 일을 열심히 해서 돈만 벌었고요. 올해엔 꼭 1집을 내야지 생각만 하다가 시간이 지나 어느덧 10월에 다가섰습니다. 하지만 내년에는 꼭 1집을 내고 싶습니다.


올해 5월부터 9월까지의 일기를 책으로 발행할 예정이에요. 다섯 달 동안 거의 매일 일기를 쓰다 보니 10월부터도 계속 일기를 써나가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브런치에 일기를 써볼까 합니다.


5월부터 9월까지 쓴 일기는 처음에는 1집 제작기를 써볼 생각에서 시작한 글이었어요. 분명히 초반엔 1집에 대한 구상과 시도를 하긴 했는데 어느덧 시간이 지나니 1집 제작 실패기로 이야기가 흐르고 있더라고요.


부단히 실패하는 나날을 기록하다 보니 사는 얘기를 쓰고 있었습니다. 소중한 친구들, 관계에 대한 단상, 우울증을 극복하려는 노력, 끊임없이 반복되는 마음 챙김, 보고 듣고 느끼고 향유하는 각종 작품들...


무언가에 실패했더라도 그저 살아가는 것만으로도 대단하다고 안아주는 따뜻함으로 다가갔으면 좋겠어요. 우선 제가 일기를 쓰며 부단히 제 자신을 비난하지 않으려고 노력했고요. 그런데 그렇게 노력한다는 건 제가 제 자신을 비난하는 것에 익숙하단 걸 전제로 하죠. 네, 저는 그렇게 살았어요. 저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머릿속에 가득해요. 비난의 목소리는 분노와 슬픔, 고통을 가져와요. 비난해도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아무것도 하지 않아서 비난하는 굴레에서 저는 비난의 목소리가 들리면 위로의 목소리도 높이기 시작했어요.


몇 년 동안 다니고 있는 신경정신과 의사 선생님께서 하신 말씀이 있어요. 달리는 말에 채찍질을 하면 빨리 뛰어가지만, 힘없이 누워 있는 말에 채찍질하면 일어나지도 못 한다고. 저는 절 채찍질하지 않기로 했어요. 채찍질해봤지만 아프기만 하고 달리지 못하더라고요.


브런치를 먹는 이 시간에 앞으로 있을 일기에 대한 소개글을 적어봤습니다. 편안한 주말 되길 바랄게요.


2021. 9. 25. 토. 브런치 먹을 오전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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