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애리 AIRY Sep 02. 2022

사랑과 존경을 담아

음악 작업

다영과 애리 (사진: 피동보다능동)

 6월 초, 맞배집 컴필레이션 <사랑과 존경을 담아>(이하 <사존담>)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모여 MT를 갔다. 음원 데모를 하나씩 들어보았다.


 내가 작곡한 음악은 <비행>. 맞배집의 두 분 중 김다영 님께서 쓰신 많은 글 중 몇 구절을 가져와 가사로 만들었다. 모두와 함께 다영 님과 나의 <비행>을 들을 차례가 되었을 때, 다영 님과 나는 무릎을 세운 채로 앉아 서로 팔짱을 끼고 고개를 푹 수그려 한껏 긴장했다.

 다른 트랙들을 듣는 시간도 감사했다. 이 컴필레이션에 다채로운 음악이 실리겠구나, 기대가 된다.


 

맛있고 나른한 낮잠을 짧게 잤다. 맞배집 분들이 잡아주신 식당 음식과 직접 준비한 음식이 푸짐하고 맛있었다. 인디 게임 시간까지 알찼다.

정우/메민/애리/경진 (위에서 시계방향으로) (사진: 김다영)
낮잠 후 이불 개는 나 (사진: 김사월)
토마토/애리/토마토/정우 (사진: 이메민)
정우와의 카톡

 <사랑과 존경을 담아>라는 제목은 맞배집에 정말 잘 어울린다. 우리 님과 다영 님은 언제나 사랑과 존경을 담아 대해주신다. 첫 섭외 메일을 받았을 때, 맞배집의 정성스러운 글에 얼마나 마음이 몽글몽글해지고 감동받았던지.


 다영 님과 이야기를 아주 많이 나누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적게 나누지도 않았다. 대화하는 날은 많지는 않았지만, 한번 대화할 때면 주제가 광범위한데도 밀도 높은 대화가 오래도록 이어졌다. 편곡에 대해서도 이런저런 고민했던 것을 공유했다. 우리 노래 제목은 비행, 우리의 주제도 비행.


비행 1卑行 [비ː행]

명사 도덕에 어긋나는 너절하고 더러운 행위.

표준국어대사전


비행 2非行 [비ː행] 듣기 어휘 등급

      명사 잘못되거나 그릇된 행위.    

유의어 악행 악행위

반의어 가행 3 선행 3 순행 5

표준국어대사전


비행 3飛行 듣기 어휘 등급

      명사 공중으로 날아가거나 날아다님.    

유의어 비상 4

표준국어대사전


곽은정 엔지니어 @곽스튜디오


 8월 마지막 금요일, 곽은정 엔지니어님을 찾아가 믹싱하는 시간을 가졌다. 엔지니어 님의 보컬 가이드에 따라 노래를 불러봤는데, 쉽지 않았다. 평소 부르지 않던 창법인데, 숨이 너무 빨리 차서 호흡이 짧아졌다. 담배를 끊어야 하나. 운동해야 하는데.

 보컬 가이드를 해주셔서 좋았다. 나의 새로운 목소리를 찾은 기분이다. 공기를 머금은 목소리로 연습해야지.

 곽은정 님은 작업 전후로 편하게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셨다. 요즘 할 말이 많지 않은 나는 무슨 말을 할까 싶으면서도 어느새 여러 가지를 말하고 있었다.

 함께 좋은 음악을 들으며 얘기를 나누기도 했다. 처음 듣는 음반, 노래들이 마음에 다가왔다. 평소 좋아하던 음악가들의 음악도 새롭게 들렸다. 윤상, 선우정아, 조원선...

 믹스하는 날도 사랑과 존경을 담은 날이었다. 컴필레이션에 참여하는 과정이 온통 사랑과 존경으로 가득 차 있다.

 

 최근 사랑과 존경을 담겨 진행되는 게 몇 더 있다. 사랑과 존경이 담기니 재미있다. 놀랍고 흥미롭다. 덜 지루하다. 깨닫는 느낌이다. 감탄하는 느낌(내가 너무 좋아하는 느낌)이다.


 앞에서 '<사랑과 존경을 담아>(이하 사존담)'이라고 말해놓고 '사존담'이라는 단어를 안 써서 마무리해본다.


 사존담


나 (그림: 이겨레)
묘묘 (그림: 이겨레)
그림: 나


 

작가의 이전글 2022년의 여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