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창원에서 열린김미경 강사님의 토크 콘서트에 다녀왔다. 스타 강사의 강연이기에 앞서, 인생에 한 번쯤 만나 뵙고 싶은 한 사람을만났다.
2020년, 직장인이 된 후 오히려 삶의 방향성을 잃었을 때, <김미경의 리부트> 책을 만났다. 코로나 이후 세상은 '가만히 있으면 반이라도 간다'는 통하지 않는다고, '가만히 있으면 뒤처진다'는 메시지가 기억에 남는다. 디지털 지구에 흔적(온라인 글쓰기, 유튜브, 디지털 공부 등)을 남겨야 한다는 조언도 여전히 기억 속에 자리 잡고 있다. 세상이 코로나로 혼돈에 빠졌을 때, 강사님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게 공부하셨고, 질서를 찾는 법을 책으로 쓰셨다. 덕분에 한 개인으로서, 바뀐 세상에서 '멈춰있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했고,이는 자기계발에 관심을 두게 된 계기가 됐다.
이 책 이후로, 유명 강사라고만 알고 있던 나의 정보는 확장됐다. 그리고 30대에 마주하는 김미경이라는 사람은 좀 더 멘토에 가깝다. 책을 통해 전해지는 메시지도, 유튜브를 통한 삶의 이야기들도 이해할 수 있는 나이가 됐다.
그런 '위기에 강한' 김미경 강사님이 요 몇 년힘든 시기를 보내셨다.유튜브 알고리즘에 뜬 영상의 썸네일에는 '열심히 살수록 불행한 이유', '열심히 살면 모든 것이 달라질 줄 알았습니다' 등의 제목이 달렸다. 그리곤 신간 책을 내셨다.그래서 토크콘서트 하루 전 날, 퇴근 후 서점에 갔다. <김미경의 딥마인드> 책을 읽기 위해서였다.
스타트업에 도전한 후 강사님이 이끄는 회사의 규모는 점점 커져갔다.그러다 세상이 점차 코로나로부터 정상화되면서 온라인 사업의 수익성은 떨어졌다. 대표로서 밤늦게까지 일하는 것이 일상이었고, 몸도 정신도, 가족과의 관계도, 자신과의 관계도 크게 엉망이 됐다고한다. 투병 중에 계시던 어머니도 세상을 떠나셨다...
강사님이 힘들수록 더 열심히 살아야만 했던 이유는 그것 it이라고 표현되는 '잇마인드' 때문이었다고 책에서 말한다. 우리는 I am으로 태어났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아서 각자의 그것It을 설정한다. 잇이라고 표현되는 것들에는 좋은 대학, 좋은 직장, 집, 외모, 돈, 명예등이 있다.'잇마인드 엔진'이 있기에 목표로 삼고 열심히나아갈 수 있지만, 문제는 그것에 주도권을 뺏기면서 찾아온다. 강사님이 그랬다. 회사를 지키기 위해, 지켜보는 구독자들, 수강생들을 위해 온몸을 갈아 넣으며 부서져라 일만 하셨다.
강사님이깨달은 바는 본인을 가장 괴롭힌 것은 다름 아닌 그 잇마인드였다는 것이다. 어느 날 강사님은다이어리에 적힌한문장을 보고 크게 놀라셨다고 한다.'이제 그만 집에 가고 싶다...'는 단 한 줄이었다.내면의 소리에 정신이 번쩍 들었고, 내면 깊숙이 존재하고 있는 '딥마인드 엔진'의 존재를 발견했다. 책에는딥마인드 엔진에 관해, 그것을 활용하는 법에 관한 방법이 담겨있다. '딥마인더로 살아가는 것'이 책의 핵심이었다.
내 마음속 가장 깊은 곳에 있어 발견하기 어려운 엔진, 나를 뛰어넘는 깊은 통찰과 지혜를 가진 엔진, 바로 '딥마인드'다.
책을 덮고,그간 강사님이 여러모로 힘드셨겠구나 싶었다.잇마인드를 장착하고 열심히 살아가지만 그게 과부하가 되면 문제가 될 수 있음을... 딥마인드 엔진의 존재를 알아차리고 그걸 어떻게 활성화할 수 있을까... 이런저런 감정과 생각을 담고는,다음 날 강사님을 마주하러갔다.
소개말과 함께 환영받으며 강사님이 등장했다.
한 사람이 가진 아우라가 강연장 전체를 메웠다.놀랄 정도로 그에너지가 참 기분 좋게 다가왔다.괜한 걱정을 했나? 싶었다. 역시나 이번에도 위기를 극복해 내신 것 같아 보였다. 보이는 게 다는 아닐 테지만 느낌으로 알 수 있었다. 새 책 출간은 고민과 방황의 마침표였을 것이고, 강연으로위기는또 다른 기회가 된 듯 느껴졌다.
"제가 올해 딱 60인데 저 그렇게 보이시나요? 저는 이 나이만 되면 할머니가 돼있을 줄 알았다니깐요. 물리적으로도 할머니가 아닌데요 뭐, 자식들도 아직 결혼 안 했으니깐요... 보세요 여러분. 제가 오늘 입고 온 이 스타일도 십 년 전, 이십 년 전 제 스타일이에요. 아마 구십에도 이렇게 입을걸요?"
"여러분들 혹시 본인들이 몇 살까지 살 거라고 생각하세요? 90? 100? 80? 이것 봐요 아무도 제대로 고민 안 해봤다는 거잖아요 우리 다 100세까지 산다니깐요! 그럼 어떻게 살아야 될까요 호흡이 중요합니다. 조급해하지 말고 긴 호흡으로 여러분의 인생을 살아야 하는 거죠"
강사님은 자신의 삶의 위치를 재 파악해야 한다고 하셨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 여러 혁명이 일어나고 있지만 반드시 눈치채야 하는 것이 바로 '수명 혁명'이다. 40대, 50대, 60대 그 이상도 무엇을 하기에 절대 늦은 나이가 아니다. 본인 나이에서 빼기 17을 하고, 그 위치에서 살아가는 것이 지금을 제대로 사는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그것이 바로 '삶의 가치 나이'라고 강조하셨다.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현재 위치, 그 위치가 아닐 겁니다. 살아가는 위치를 더 젊게 잡고, 긴 호흡으로 인생 살아갈 준비 하셔야 합니다."
"여러분들이 아시는 저로 제가 유명해진 게 언제인 줄 아십니까? 저 40대 훌쩍 넘어서 강사로 자리 잡았습니다. 여러분들 모르셨죠? 그랬다니깐요."
"시골 촌에서 자라서 음악 전공하겠다고 무작정 서울로 갔었다니깐요 제가. 그 당시 엄마한테 딱 질문 두 가지 했습니다. 엄마 내 인생에 대해서 하루에 몇 시간 고민해? 나만큼 열심히 생각 안 해봤을 거야 또 엄마 나만큼 음악 잘 알아? 아니지 그거 봐. 그러니깐 내 진로 내가 정할게."
그리고는 훗날 피아노 학원 강습소를 차리셨다. 당시 제일 듣기 무서웠던 말은 "선생님 저 이번 달까지만 다닐게요"와 "원장님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였다고 한다. 어느 한 날은 그만두려는 수강생의 학부모에게 편지 한 통을 썼다. 편지는수강생을 지켜냈다. 그 후 이렇게 된 거 모든 수강생들에게 손 편지를 쓰기 시작하셨다.
편지를 쓰기 위해 새벽 기상을 했고, 편지에 인용할 좋은 문장을 위해 책도 많이 사서 열심히 읽으셨다고 한다. 진심이 담긴 손 편지 덕분에 그 당시 수강생은 200명으로 늘어났다. 그러다 어느 순간부터 강연 요청이 들어오기 시작했다고 한다. 보험사에서도 '고객 관리 노하우'를 주제로 강연 섭외가 들어왔다. 그게 강사 커리어의 시작이었다.
새벽 기상과 독서, 진심이 담긴 소통이 강사님 커리어의 시작임을 알게 되었다. 누가 시켜서 한 것도 아니었고, 당시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이었을 것이다. 그때 그 마음가짐이, 그 작은 성공이 계속 강사님의 인생에 쭉 함께 하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한편으로는, 음악을 전공하다 강사가 된 것처럼 어떠한 작은 노력이 무궁한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것에 희망을 얻는다.
"제 새 책 나온 거 다들 아시죠? 이번 책은 <김미경의 딥마인드>라는 책인데, 사실 이 책은 제가 쓴 반성문이었습니다."
"책에는 제가 잇마인드, 딥마인드라는표현을 썼는데 한국 사회는 잇마인드 인재 투성입니다. 한 가정만 봐도... 당신은 열심히 돈 벌어오고, 나는 애 교육 잘 시키고, 너는 좋은 대학가게 열심히 공부해! 대부분 집들이 다 이럴 겁니다..."
강사님은 말씀하셨다. 인간은 물질이어서잘 먹고, 잘 벌고, 잘 살기 위해서는 잇이라는 수단이 필요하다고. 살아가는 데 It 잇이 필요한 건 맞다고 하셨다. 현재 강사님의 잇은 영어라고 한다. 미국에서 최근 강연도 했고, 미국으로 곧 조만간 유학을 갈 계획도 있으시다고 한다.
이렇듯 잇은 삶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부분은 맞다. 하지만 그것이 주객전도가 돼서는 안 된다. 잇이 주체가 되고 자신이 수단이 돼버리면 안 된다는 뜻이다. 한국 사회는 잇마인드 엔진만을 열심히 가동하도록 가르쳐왔다. 그 결과 끝까지 가보면 허무함과 공허함을 마주한다. 딥마인드 엔진을 자신의 메인 엔진으로 갈아 끼워야 한다.
내면의 소리를 잇마인드 엔진이 내는지 딥마인드 엔진이 내는지 구별할 줄도 알아야 한다. 딥마인드 엔진은 선천적으로 존재하고 있다. 그걸 발견하고 자신에게 계속 좋은 질문들을 던져야 한다. 그럴수록 딥마인드는 활성화된다. 성찰하고, 반성하고, 감사해야 한다.누구보다 지혜로운 딥마인드를 활용할 줄 안다면 후회 없는 성공, 행복의 길로 스스로를 이끌 수 있다.
인생의 롤모델로 삼고 싶은 한 사람을 만났다.짧은 시간 많은 정보와 인사이트가 오갔다.이야기가 저렇게 풍부할 정도로 얼마나 열심히 사셨을까. 얼마나 많은 생각과 고민이 있었을까. 한 사람의 인생이 참 치열하고 멋있어 보였다.
시간이 흐를수록 세월이 갈수록, 누군가의 시간대에 맞춰 모범이 되는 강사님의 길이 뜻있게 다가왔다. 30대의 누군가에게, 40대의 50대의 그리고 이젠 60대 이상의 누군가에게 함께 가는 길잡이가 되어준 다는 게 참 대단한 것 같다.
당분간은 '딥마인드'라는 존재에 대해 깊게 고민하지 않을까 싶다. 단순히 내 안에서 말하는 무언의 소리만은 아닐 것 같다. 딥마인드와 잘 대화할 수 있는 통찰력도 지혜도 필요할 지도 모른다. 좀 더 고민해 보고, 생각해 보면서 진정한 딥마인더가 될 수 있기를 바라며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