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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워리치 Mar 18. 2024

예상치 못한 발견.

평범함이 특별함이다.

"아빠~"


라운드클럽이 끝나고 기지개를 피는데 안방에서 작은 소리가 들린다. 체리는 번데기처럼 이불을 돌돌감고 눈을 비빈다.


"몇시야?"


7시 30분, 본격적인 일과가 시작되는 시간이다. 물과 유산균을 식탁에 놓아두고 가방을 싼다. 노트북을 챙기면서 무슨 책을 넣지? 책을 넣지 말까? 괜히 책을 가져가서 책만 읽으면 안되는데.. 오늘은 어디가지? 조금 색다른 곳에 가볼까? 몸과 마음은 이렇게 따로 논다. 루틴이 되었을까?


"아침 뭐 줄까?"


냉동실에서 바게뜨를 꺼내고, 냉장실에서 모짜렐라 치즈를 꺼낸다. 뜯은지 얼마되지 않은 모짜렐라 치즈는 포슬포슬해서 기분이 좋다. 요리가사 된것 처럼 바게뜨 위에 가지런히 얹혀서 토스트기로 들어간다. 


"띵~"


체리는 책을 가지고 식탁으로 온다. 후레이크를 볼에 담고, 오늘은 더 담는다. 아침해가 길게 식탁 앞까지 들어온다. 체리는 책을 넘기면서 하나씩 치즈바게뜨를 먹는데, 체리 옆에 핑크색 책 한권이 눈에 띈다.


'최재천의 곤충사회'


처음보는 책이다. 머릿말을 보는데 재미있다. 길게 늘어뜨린 아침해가 어느새 식탁에 부딪힌다.


"아리아! 지금 몇시야?"


8시 15분이다. 체리는 제법 큰 바게뜨를 한 입에 넣고 자기방으로 간다. 다시 나는 책으로 눈을 옮긴다. '이 책 오늘 읽어볼까?' 평범한 일상속으로 들어온 특별함이다. 가방속으로 책을 넣으면서 오늘 예상치 못한 책의 발견으로 일정이 조정된다. 


공간의 변화로 시간의 변화를 줄 수 있다. 오늘은 조금 다르게 일을 대하고 싶다. 프리랜서의 시간은 방황의 시간이다. 머릿속 수많은 윈도우창이 열려져있어서 어떻게 그 창을 닫는가가 관건이다. 후레이크를 먹으면서 한개의 창을 더 열어버린 나는 무엇을 닫아볼까를 고민해야 한다. 방황의 시간들. 나는 아직 방황의 시간을 겪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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