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수정완료
10월 23일(토)
지난주 토요일에 한국어 교실 수업을 마무리할 때, 각자 숙제로 한국어 일기를 한 편 써올 것을 시켰다.
금요일에 받은 한 학생의 일기를 보니 레스토랑에서 종업원의 미소가 마음에 들어(중동도 '웃는게 이쁘셔서요~'라는 말로 마음에 드는 이성의 외모를 돌려 표현하는 것은 한국이랑 똑같네.) 메뉴를 계속해서 물어보고 이름을 물어본 다음 인스타그램으로 찾았다는 내용이 있었다. 굉장히 마음에 들었지만, 알고보니 연하여서 단념했다는 내용이었다.
단박에 오늘 수업 주제로 사용해야겠다는 느낌이 들었다. 수업자료를 준비하고 피피티를 만들어서 한국의 연상연하 커플들에 대해 설명했다.
우선 연상연하 커플이란 연상녀 연하남 커플의 약자로서 1990년대 부터 쓰인 용어임을 알려주고, 한국 연예계의 대표 연상 연하 커플들을 소개시켜 주었다. 유태오-리키김 커플, 한혜진- 기성용 커플 등을 소개했다. 생각해보니 연상 연하 커플은 이전에도 존재했었다.
조선시대에도 존재했다. 어렸을 적 기억에 박물관을 가보니 신랑은 꼬마이고, 여성의 경우 성인이었다. 결혼 후에 여자는 출가외인이고 시댁에서 살기 때문에, 남자 쪽 집안의 입장에서는 성인 여자와 빨리 결혼하여 집으로 들어와 노동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였다.
이후 산업화를 거치면서 이런 풍습이 없어졌고, 다시 남성이 사회적으로 자리를 잡고 직업을 구하고 안정적인 삶을, 가정을 꾸릴 수 있을 정도의 경제력을 요구 받았다. 따라서 남자는 시간이 걸려 나이가 더 든 상태에서 결혼했고, 사회 진출률이 상대적으로 낮았던 여성은 일찍 결혼을 하였다.
이후 여성의 사회 진출률이 다시 올라가고 여성의 결혼연령도 상대적으로 늦춰졌다. 최근 자료를 보니 연상연하 커플의 결혼 비율이 20 퍼센트였고, 최근 5개년치를 보니 계속 상승 중이었다.
레바논 학생의 일화에서 조선시대의 남존여비, 출가외인 개념, 노동력의 중요성, 이어서 산업화 사회와 여성의 사회 진출률. 그리고 앞으로의 전망과 이것이 시사하는 것까지 제시했다. 단 30분의 한국의 수업에서 말이다. 마무리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라는 말로 마무리 지었다. 은근한 응원을 더해서 말이다. 주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