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초신선 '정육각' 분석해보기
내가 대학생일 때만 해도 UX/UI는 거의 같은 용어처럼 불렸고, 웹 디자인과 같은 디자인 계열로 대표되는 단어이기도 했다. 하지만 엄연히 UX와 UI 다르다.
UX란?
사용자가 어떤 시스템·제품·서비스를 직·간접적으로 이용하면서 느끼고 생각하는 총체적 경험
UX는 UI보다 더 넓은 범위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스마트폰 보급률과 이용률이 높아지면서, 웹에서 모바일로 많은 서비스가 이동하고 있다. 앱의 경우 웹보다 물리적 공간 자체가 매우 협소하기 때문에 예쁜 디자인, 보기 좋은 디자인보다 사용하기 편한 디자인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그래서 사용자가 앱을 사용하면서 실제로 어떤 경험을 하는지 아는 것이 매우 중요해지기 시작헀다.
그래서 오늘은 평소에 자주 사용하는 서비스 1개를 선택해 해당 서비스의 UX를 분석해 보려 한다. 코로나19라는 상황과 함께 이커머스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마트와 같이 다양한 카테고리의 제품을 판매하는 서비스로 시작해 최근에는 특정 카테고리에 특화된 제품을 판매하는 곳도 많아지고 있다.
오늘 내가 선택한 서비스는 이 중에서도 신선한 고기에 집중한 '정육각'이다. 정육각을 처음 접하게 된 계기는 카카오톡 광고를 통해서다. 첫 구매 시 삼겹살을 증정한다는 말에 얼마나 신선한 고기를 파는지 궁금해 시켜봤었다. 그리고 실제로 고기의 맛이 정말 괜찮아서 지금도 필요할 때마다 이용하고 있는 서비스이다.
정육각에서 서비스를 소개할 때 포인트로 '언제나 초신선'을 강조하고 있다. 정육각은 고기 유통 시 중간 단계가 너무 많아 고기의 신선도가 떨어지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진 서비스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육각은 '도축-육가공-세절-소매' 총 네 개의 과정으로 이루어진 기존 축산 시장의 유통 밸류체인의 근본적인 문제점을 해결하려 했다. '정육각'은 육가공 된 고기를 구매해 세절과 소매 단계를 빠르게 해결하는 방법으로 기존의 긴 유통과정을 축소해 소비자에게 더 신선한 고기를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방법을 통해 '정육각'은 소비자에게 도축된 지 1~4일 된 고기를 판매해 소비자에게 신선한 고기를 맛볼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이제 정육각을 통해 고기를 구매하는 소비자 입장에서 정육각의 UX를 바라보려고 한다.
정육각에서 강조하고 있는 것은 '초신선'이다. 하지만 고객은 구매한 고기만 보고 얼마나 신선한 고기인지 알기 어렵다. 정육각은 상품 화면의 해당 고기의 정보란에서 지금 구매하는 고기가 언제 도축됐는지 도축 일을 안내하고 있다. 이는 고객이 정육각의 핵심 가치인 '초신선'에 대해 직접 느낄 수 있는 좋은 UX라고 생각한다.
같은 부위라도 어떤 목적으로 요리하는지에 따라 고기의 형태는 다르다. 정육각은 요리 용도별로 제품을 상세하게 구분해 판매하고 있다. 그리고 해당 용도에 맞는 원육의 사진을 통해 상품 제목을 보지 않고도 상품별로 서로 다른 점을 빠르게 인식할 수 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정육각은 구이용 고기에 대해 주문 시 원하는 고기 두께를 선택할 수 있다. 구이용의 경우 개인이 선호하는 두께가 다르다. 고객의 니즈를 충족하기 위해 구매 시 두께를 선택할 수 있고, 수치로만 봤을 때 어느 정도 두께인지 파악하기 어려운데, 이 역시 해당 두께에 맞는 이미지를 제공해줘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처럼 정육각은 상품의 종류와 옵션을 상세하게 나누고, 이를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사진을 통해 정육각을 이용하는 고객에게 좋은 구매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정육각 서비스를 자주 이용하는 고객 입장에서는 정육각의 고기 품질을 충분히 경험했고 믿고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필요한 부위의 고기를 주문하면 되기 때문에 일일이 해당 제품을 선택해 설명란으로 넘어가 장바구니에 담아야 하면 그만큼 구매 과정이 늘어난다. 각 고기 별 카테고리에서 원하는 제품을 바로 장바구니에 담을 수 있는 기능은 고객의 구매 과정을 효과적으로 줄이고 있다.
정육각에서 고기를 구매하다 보면 부위에 따라 물량이 달라 배송받을 수 있는 날짜가 다른 경우가 있다. 정육각은 여러 제품을 한 번에 구매할 때 특정 제품의 배송일이 다르면 자동으로 배송 날짜가 가장 늦은 제품에 맞춰 일괄 배송하는 것으로 설정된다. 이 부분에 대해서 주의를 주는 문구도 없으며, 배송일을 나눠서 받는 것을 선택하는 기능도 없어 가장 늦은 제품을 장바구니에서 제외하고 다른 제품을 먼저 주문한 후에 해당 제품을 구매해야 하는 불편함이 크다. 배송일이 다른 제품의 배송일을 각각 지정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정육각에서 고기를 구매할 때 구이용 고기의 경우 두께를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 있다. 히지만 주문 전에 두께를 변경하고 싶어도 장바구니에서 직접 변경할 수가 없어 해당 제품을 취소하고 새로 장바구니에 담아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이는 고객이 고기를 구매할 때 거쳐야 하는 단계를 늘리기 때문에 장바구니에서 직접 옵션을 변경할 수 있다면 구매 경험이 이전보다 나아질 것이다.
신선식품의 경우 다른 제품에 비해 품질에 대한 우려가 큰 제품군이다. 그러므로 먼저 구매한 사람들의 후기를 바탕으로 리뷰를 통해 신선식품을 구매해도 되는지에 대한 정보를 얻는 경우가 많다. 정육각도 고객 리뷰 시스템이 있고 서비스 이용자가 늘어나 리뷰도 제품별 리뷰가 적은 편은 아니다.
하지만 리뷰를 보는 것이 편하지 않다. 리뷰에 별점을 매기는 기능이 없어 정육각에서 파는 고기의 품질이 어떤지 확인하려면 제목을 보고 판단하거나, 리뷰를 하나씩 펼쳐서 읽어봐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또한 포토리뷰의 경우에도 사진만 모아서 보는 기능이 없어 고기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사진을 보고 싶으면 포토리뷰를 일일이 다 확인해야 하는 불편함도 있다.
정육각은 신선한 고기를 중점으로 판매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므로 가장 중요한 것은 고기를 구매하기 원하는 고객의 구매 경험에 생길 수 있는 불편함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구매하는 과정이 불편하거나 제품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지 못한다면 결국 구매로 이어지지 않고 고객은 이탈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고객의 최종 구매를 막는 불편한 UX 순으로 아쉬운 UX의 개선 순위를 정해보려고 한다.
가장 아쉬운 UX는 상품별로 배송일을 지정할 수 없는 첫 번째 불편함이다. 이는 실제 주문으로 이어졌지만 원하는 배송일로 지정되지 않은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고, 주문을 취소한 뒤 서로 다른 배송일을 가진 상품을 나눠 2번에 걸쳐 결제해야 하는 불편함이 발생할 수 있다. 이는 곧 주문까지 이어졌지만 장바구니 시스템의 불편함 때문에 취소하고 재구매로 이어지지 않을 이탈률을 높일 수 있다. 따라서 첫 번째 불편함이 가장 먼저 개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2순위는 장바구니 내에서 옵션 변경이 불가능한 두 번째 불편함이다. 이는 구매 직전에 발생하는 불편함이기 때문에 고객의 최종 구매를 막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이미 장바구니에 물건을 담았다는 것은 이를 구매할 의향이 크다는 것인데, 장바구니의 불편함 때문에 최종 구매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이 또한 문제가 된다. 따라서 장바구니 시스템을 개선해 고객의 최종 구매로 이어질 수 있는 개선이 필요하다.
마지막 순위는 불편한 리뷰 기능인 세 번째 불편함이다. 리뷰는 고기를 구매할지 말지에 대한 초기 의문을 지우는 데 도움을 주는 기능이다. 이 또한 결국 고객의 최종 구매에 영향을 주지만 앞서 이야기한 첫 번째, 두 번째 불편함에 비해 영향이 더 적고, 현재 리뷰 기능이 없는 것이 아니라 약간의 불편함이 있기 때문에 마지막 순위로 정했다.
이처럼 정육각의 UX를 분석해 보고 이용하면서 고객이 느낄만한 좋은 점과 아쉬운 점에 대해서 정리해 봤다. 정육각의 UX를 분석하면서 느낀 점은 사용하는 텍스트의 중요성이다. UX 설계 시 기억해야 하는 요소 3가지(이미지, 텍스트, 흐름) 중에서 정육각의 UX에서는 적절한 텍스트를 통해 정육각만의 가치, 판매하는 제품에 대한 설명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음을 느꼈다.
특히 정육각 UX는 텍스트의 위계를 잘 설정해 중요한 문구를 잘 강조하고 있으며, 가장 핵심이 되는 문구에는 하늘색을 입혀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특징을 통해 정육각은 고객에게 정육각의 고기가 정말 신선하고 믿고 구매할 수 있다는 신뢰감을 강하게 주고 있다.
정육각의 불편한 UX 개선은 다음 글에 이어서 작성했습니다. 다음 글도 함께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