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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크게슬기롭다 Mar 10. 2024

00년도 노래 다시듣기 #2

(당이궁 ver2) 1주차 주제 : 00년도 노래 다시듣기

3. 위의 내용을 읽고 써주세요. 10년이나 더 된 기사입니다. 그때 나온 장소들 외에, 10년의 시간이 느껴질 만한 가사를담은 노래를 알고 있나요? 만약 없다면, 어떤 공간에 대한 노래가 있었으면 하나요?(+ 삘이 온다면, 작사도 해주세요!) (20분)


빈첸 - 그대들은 어떤 기분이신가요

제 위치는 합정역 7번 출구

도보 4분 정도 거리 지하방

대각선 방향에는

메세나 폴리스 what

거기 사는 그대들은

어떤 기분이신가요


최근에 들었던 노래 중, 가사만 들어도 어디에 있는지 상상이 되는 가사였다. 그리고 메세나 폴리스에 ‘살진 않지만’ 매일 8시간씩 머물러본 사람의 입장에서 이 가사를 들었을 땐 큰 공감이 되었다. 그 곳에서 메일 8시간씩 머물러본 나 역시 ‘거기 사는 사람들’ 에게 기분을 물어보고 싶어 그랬다. 아침마다 죽은 표정을 하고 엘레베이터를 서둘러 올라가 자리에 앉아 창 밖을 보면 보이는 뷰가 2가지 있다. 하나는 저 멀리 보이는 한강, 그리고 또 하나는 그 옆에 사는 ‘메세나 폴리스 거주민’의 집이었다. 점심시간에 지나치는 길목엔 부동산이 있는데, 그 곳엔 1x억이라고 쓰여져있다. 그 돈을 갖고 이 곳에 사는 당신들은, 어떤 기분인가요? 제 위치는 옆건물 같은 층인데 말이에요, 하고 말이다.


같은 ‘역’ 이라는 공간이지만 지하와 지상, 윗층은 참 느낌이 다르다. 게다가 ‘같은 건물이지만 층에 따라 차별했다던’ 이력이 있는 메세나 폴리스라 더욱 그렇다. 가끔은 앉은 자리에서 휙 하고 바깥을 보면, 거주민들을 위해 만들어둔 공원을 볼 수 있다. 푸른 잔디가 잘 관리되어있었고, 사람들은 많이 다니진 않지만 가끔 지나다니는 사람들은 오전 10~11시에, 강아지와 함께 느긋하게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런 그들을 붙잡고 나도 물어보고 싶다. ‘무슨 일을 하시길래 지금 이시간에 그렇게 하실 수 있죠?’


빈첸은 사람들의 ‘감정’에 , 나는 ‘돈 버는 수단’ 에 관심이 많다. 그래서 지금 여기서 저기에 있는 사람들이 너무나 궁금하다. 누군가가 빈첸에게 ‘그래도 너는 서울 중심에 살잖아. 나는 지방 소도시에 살아. 너의 감정은 어떄?’ 라고 물어보면 그는 뭐라고 이야기를 할까? 그리고 나에게 누군가가 ‘너는 지금 00에 있잖아. 난 XX일 뿐이야. 어떻게 돈을 벌어서 지금 거기에 있는거야?’ 라고 물어보면, 나도 답을 못하겠다.


용산에 일을 하러 가는 내겐, 자꾸만 ‘일을 하지 않고 용산에 있는 사람들’이 눈에 들어온다. 어떻게 해서 저렇게 할 수 있었나, 내가 가진것과 같은 (시간)으로도 해결할 수 있을까. 만약 그게 아니라면 무엇 때문에 용산에서 일을 하지 않을 수 있나. 심지어 대통령도 (!!) 용산에 일을 하러 오는데 말이다. 나도 그 질문을 던져보고 싶은 마음을 담아 가사를 끄적여본다.


제 위치는 용산역 마주보는

아모레퍼시픽 옆 건물 중 하나 XXX

그 건물 대각선으로는 LS what

거기 다니는 그대들은

어떤 일을 하고 계신가요


아니, 당신들 직장인 말고 그 앞에 온

혼다 자동차를 사러온 당신

지금 차 상담을 받는 그대들은

어떤 일을 하고 계신가요


아차차, 대출받는 당신 말고 그 옆에 사는

용산 공원이 바로 보이는 집에 살며

아침 10시에 강아지 산책을 시키는 당신

어떤 일을 하고 계신가요


https://www.youtube.com/watch?v=mK4OwVjyo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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