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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치규 Nov 01. 2021

중국유감

백가쟁명 백화제방을 회복하길...

안동에서 학원을 시작해 열심히 하고 있고, 고향에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생각에서 청송사과 직거래장터를 만들어 사과 판매를 하느라 책 읽고 글 쓰는 시간이 줄었습니다. 다시 본분으로 돌아가야 하지 않을까 늘 생각하고 있습니


<일을 이루는 힘, 정치력이란 무엇인가?>라는 책을 쓰기 위해 읽고 정리하고 있는데 주된 텍스트가 사마천의 <사기>입니다. 우리 역사를 주 텍스트로 삼았다가 잘못 건드리면 벌집이 되기 싶고 거리가 있고 명료하게 정리가 된 <사기>는 그런 위험에서 조금 안전하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구절은 원문을 찾아보고 있지만 김영수 선생님의 번역으로 <사기>를 읽고 있어 선생님에게 빚진 것이 많습니다. 하지만 중국에 대한 아래와 같은 선생님의 예상에는 선뜻 동의하기 힘이 듭니다.


2049년은 중국 공산당 정권 수립 100주년 되는 해입니다. 1949년 10월 1일에 중국 공산당 정부가 수립됐습니다. 중국은 2049년을 기점으로 해서 G1이 될 것입니다. 이것은 90퍼센트 이상의 학자나 전문가가 이구동성으로 하는 이야기입니다. 2049년이면 지금으로부터 35년 후지요? 장년층은 노년기를 맞이할 테고, 지금 자라나는 젊은 세대는 중국의 위력을 절감하며 살아야 합니다. 2049년이란 이야기는 그전부터 중국이 G1이 된다는 의미입니다. 대체로 학자들은 2030년 이후에는 중국이 모든 면에서 세계를 압도할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 < 사기를 읽다, 김영수 > 중에서


저는 지금까지 보인 중국의 모습에서 과연 중국이 세계사의 중심이 될 수 있을까에 대해 의심이 듭니다. 저는 <사기>의 주제야말로 '백가쟁명百家爭鳴 백화제방百花齊放'이며 지금의 시대적 흐름도 그런 방향이라 생각하지만 과연 중국이 그런 시대적인 흐름에 자기의 몸을 맡기고 있는 것인가에 대해서는 의심스럽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느끼고 있겠지만 지금 중국의 모습은 시황제가 거대한 대륙을 제국으로 통일하고 유지하기 위해 다양성을 파괴한 길, 마오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백가쟁명 백화제방'을 임시방편으로 허용했지만 결국 이를 배반한 길, 그 길들을 그대로 따라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다면 2049년 중국은 G1이 아니라 '구 소련'의 길을 밟고 있지 않을까 예상됩니다. 세계사를 선도하기 위해서 중국 정부는 <사기>를 적극 이용하고 있지만 결국 <사기>에 담긴 핵심 정신인 '백가쟁명 백화제방'을 제대로 수용하지 못해 역사의 도도한 흐름을 거스르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저는 사마천의 <사기>를 중국만의 역사서가 아니라 보편적인 인간 삶의 기록으로 접근하고 있지만 누구든 편협성에서 벗어나 보편성을 추구하며 소통하지 않으면 결국 파멸하고 말 것입니다. 개인이든 지도자든 국가든 가릴 것 없이 말입니다. 시대적인 과제 앞에 자신을 맞추어 설명하고 설득할 수 있는 사람과 국가만이 지도적인 위치에 설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이제 동이 터오고 있네요. 오늘도 좋은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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