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집에 가려다 문득 궁금해졌어.
"선생님, 그런데 아이들이 나쁜 행동을 하면 어떻게 되나요?"
"음, 아마도 어른들에게 혼나겠지요?"
'나는 진짜진짜 영웅이야!'는 비매용 책으로 초등컴퓨팅협회 (이하 ATC)에서
학생들의 메이커스, 코딩 교육에 필요한 이야기를 만들어보자,라고 하는 취지에서
전국의 여러 선생님들과 함께 메이커스 챌린지를 통해 만들게 된 동화책이다.
검색해도 나오지 않지만, 놀랍게도 정식 출간된 책이다.
이전 작 '봄에도 첫눈이 올까?' 와는 다르게, 이 책은 나 혼자 쓰고 그린 책이다.
사실 나뿐만 아니라 메이커스 챌린지에 참여한 모든 선생님께서 팀으로, 혹은 혼자 쓰고 그리셨다.
이 책이 나의 첫 번째 책이라고 이야기하고, 봄에도 첫눈이 올까를 나의 두 번째 책이라고 이야기를 했다.
이 이야기를 하려면 2020년의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는데, 2020년 코로나로 세상이 뒤숭숭한 봄 즘에 '봄에도 첫눈이 올까?' 작업을 시작했다. 그리고 여름 즘에 출판사와 계약이 되어 출판 준비를 위해 내용과 그림을 다시 깁고 고쳤다.
그런데 그 여름 나는 ATC에서 주최한 메이커스 챌린지에 도전하게 되고, 그 챌린지에서 동화의 완성을 10월 말에 해야 한다는 걸 알게 되었다. 결국 노올랍게도 동화책을 단 한 번도 작업해본 적이 없는 내가 2020년 한 해에만 두 권의 동화책을 만들게 되었다.
그리고 더 늦게 작업한 이 책이 더 먼저 세상에 나왔다. 그래서 나의 두 번째 동화책이자, 첫 번째 출판물이다.
나는 깊은 고민에 빠졌어. 나쁜 행동을 한 어린이는 어른들에게 혼나.
그러면 나쁜 행동을 한 어른들은 누구에게 혼나지?
앞의 쪽과 지금 이 쪽이 책 시작 두 바닥이다.
시작이 발칙하기 짝이 없다.
이 이야기는 내가 너무나도 사랑하는 동화 '마틸다'에서 영감을 받아 지은 책이다.
나는 내가 교사로 있으면서도 '내가 아이들에게 이런 말 할 처지가 되나?' 하는 마음이 들 때가 있었다.
가벼운 예시를 들자면 '핸드폰 하면서 길거리를 걸으면 안 돼요.'라고 이야기하면서 길거리를 다니며 핸드폰을 하다가 다른 사람과 부딪힐 뻔하다던지 하는 경우에 말이다.
사실 내가 아니더라도 솔직하게 꼴 뵈기 싫은 어른들이 세상에 차고 넘친다.
아이들은 분명히 학교에서 많은 도덕적인, 사회적인 규범과 질서를 배운다. 하지만 정작 학교 문을 나선 사회 속에서 이를 당연스레 지키지 않는 어른들을 본다.
어른인 나도 꼴 뵈기 싫은데, 어린이들이야 오죽하겠나.
그래서 아이들에게는 통쾌함을, 어른들에게는 경각심을 주는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
이 이야기를 지은 다른 한 가지의 이유는 보다 더 깊다.
나는 담배를 피우는 어른들을 보며 아이들은 무력감을 배운다 생각한다.
담배는 아이들이 제일 싫어하는 물체 중의 하나인데, 어른들은 죽어도 끊지 않는다.
아이가 아무리 애원해도 말이다.
수업을 하다 보면 어른들의 술, 담배 하는 모습에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피해의식과 무력감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 스스로 작고 연약한 아이임을 알고 있기에 자기보다 강한 존재가 자기가 싫은 것을 해도, 자기는 절대 그만두게 못한다는 무력감 말이다.
사회의 질서와 가치를 당연스레 지키지 않는 어른들의 모습에서도 그런 무력감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면 비약이겠지만. 어른이 봐도 답답한 세상의 모습들에 사실 어린이들이 더욱 답답함을 느끼지 않을까 했고, 그런 답답함을 조금이나마 풀어주고 싶었다.
이 책의 말미에는 '세상을 바꿀 초능력을 가진 모든 어린이들에게'라는 말로 갈무리를 하였는 데, 초등컴퓨팅협회에서 이 문구의 의미를 잘 살려주시고 있어 개인적으로 뿌듯한 작업물이기도 하다.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시리즈로 2권을 내보고 싶기도 하다.
그래서 결론적으로는 내가 생각하는 이 문제의 해결법은 책 속에 들어있는데,
이는 직접 보고 느껴주셨으면 한다.
초등컴퓨팅협회에서 이 책을 '꿈 스토리'라는 어플에서 무료로 감상하고 교육용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배포해주고 있다.
안타깝게도 IOS에서는 다운로드할 수 없지만, 안드로이드에서는 다운이 가능하니 이 글을 읽고 관심이 가신다면 '나는 진짜 진짜 영웅이야!'의 마지막도 보실 겸, 다른 선생님의 더 좋은 작품도 보실 겸, 다운을 받아보시면 좋겠다.
전해 들은 바로는 작품을 북 애니메이션 영상으로 만들어 배포도 한다고 하니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보셨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람이다.
원래 자기가 쓴 글이 제일 자기 취향이 아니겠나, 정달다의 생각과 취향이 잔뜩 들어간 이 글. 보다 많은 분들이 보시고 많이 사랑해 주시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