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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코언니 Oct 27. 2024

저희 집 근처 말고 여기를 추천한다고요?

지하철로 1번 환승해야 할 동네를 배정받다.

우리 집 근처에 마침 야쿠르트 프레시매니저 공고가 있었다.

전화를 해 보니 고객센터로 연결이 되었고,

정확히 어디 동네에 살고 있는지 하루에 몇 시간 일하실 수 있는지 간략하게만 묻고

해당 구역 담당자님에게 전달을 하겠다고 했다.


전화 끊고 얼마 지나지 않아 모르는 연락처로 전화가 왔다.

담당자님이셨다 (알고 보니 소장님)

나는 바로 보자고 할 줄 알았더니, (연락한 시점이 월초)

보통 중순쯤에 면접을 보고

영업점이 배정되면 중순~월말에 교육이 들어가고

그다음 달 월초부터 바로 일 시작을 하는 구조라 3월 중순에 보자고 하셨다.



3월 중순 야쿠르트 본사를 찾았다.

어떤 복장으로 가야 할지 모르겠어서 최대한 깔끔한 복장으로 갔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어떤 복장이어도 상관없었을 듯하다.


본사 1층 사무실 안쪽 회의실에서 소장님과 1:1 면담? 면접?을 보았다.



- 한 달에 얼마 벌고 싶은지 (100만 원 정도)

- 몇 시부터 몇 시까지 근무가 가능한지 (오전 시간 가능)

- 결혼을 하였는지 (아직 안 함)


정도의 질문들을 하셨는데 물어보신 이유들이 있었다.



- 한 달에 얼마 벌고 싶은지 —> 처음 시작할 때 너무 많은 금액을 벌겠다고 하고 오시는 분들이 계시다.

그런 분들은 아무래도 오래 근무를 하지 못하기 때문에 물어본 거였다.

처음에 100만 원~150만 원 정도는 충분히 벌어갈 수 있다.

(여기에 대한 뒷 이야기도 있는데, 다른 글에서 풀어 볼 예정이다)


- 몇 시부터 몇 시까지 근무가 가능한지? —> 각 동네마다 특징들이 있다.

처음에 물어보셨던 집 근처 동네는 아무래도 늦은 시간에 고객들이 많다 보니, 여사님들이 하루종일 근무를 하는 편이다.

그곳에 가시게 되면 적응하는 게 오히려 어려울 수 있다.

신사/압구정을 추천하는 건 대부분 오전 시간까지만 근무하시고, 늦어도 1시쯤엔 퇴근을 하기 때문에

눈치 보지 않고 편하게 근무하실 수 있을 것 같다.


- 결혼을 하였는지? —> 결혼을 하고도 오래오래 근무하시기 때문에

결혼을 하지 말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물어보는 게 아니다.

다만 아침 근무를 해야 하는데 결혼을 하고 신혼집을 근처가 아닌 다른 곳에 자리 잡게 되면

출근하는 게 쉽지 않아 물어본 거였다.


여기까지 물어보시고 궁금한 게 있는지 반대로 물어보셔서

냉-큼 와다다다 물어보았다. (소장님.. 당황하셨을지도)


Q : 첫 시작부터 맨땅에 헤딩인 건가요? 하는 만큼 받아가는 거라고 했는데 제가 말한 100만 원 수익이 첫 달부터 발생되는지 궁금해서요.

A : 아무것도 없는데 대뜸 가셔서 여기서 활동하시면 됩니다~라고 하진 않아요.

각 영업점마다 지구가 정해져 있는데 (신사/압구정점은 1~22 지구까지 있었다)

거기서 담당 매니저가 없는 지구로 배정이 되겠지만,

담당 매니저가 없다고 그 지구에 고객님들이 안 시켜드시는 건 아니잖아요?

근처 지구 담당 여사님들이 나눠서 관리하고 계셨던 곳이라 그곳을 인수인계받으실 거예요. (2명이 나눠서 관리하고 계셨다)

그리고 3개월 정도는 회사에서 지원금이 있을 거예요.


Q : 이 일 하시면서 어려워서 그만두는 분들도 계신가요?

A : 제가 근무하면서 딱 2분만 그랬고, 나이 많으신 분이 오셔도 잘 적응해서 근무 중입니다.

Q : 2분은 왜 그만두신 건가요?

A : 아, 1명은 너무너무 소심하셨던 분이셨어요. 또 다른 1명은 살짝 우울증이 있으셨는데,

아무래도 계속 사람들을 만나는 일이다 보니 많이 어려워하시더라고요.


Q : 일 시작하기 전에 교육을 하셔야 한다고 했는데 얼마나 듣게 되나요?

A : 5일 진행되고요. 이론은 본사에서 들으실 거고, 실습은 실제 근무하실 영업점에서 하시게 될 거예요


Q : 야쿠르트 카트? 운전하는 건 어떤 운전 면허증이라도 되는 건가요?

A : 원동기 이상 면허증이면 가능하시고, 원동기 면허증은 당일에 따는 것도 가능해서

면접 보러 오셨을 때 소지하지 않더라도 교육받는 기간 안에 자격증을 획득하시고 근무하는 것도 가능해요.


Q : 월급날은 언제인가요?

A : 10일 전후입니다.

Q : 10일이면 10일이고, 9일이면 9일이지 10일 전후라는 건 무슨 의미인가요?

A : 1일부터 말일까지 배달한걸 고객님들은 그다음 달 1일에서 완납일까지 결제를 하게 되는데요.

보통 9일까지가 완납일이면 10일에 매니저님들께 수수료가 지급이 되는데,

1일~10일 사이에 공휴일이 끼여있으면 그 완납일이 1~2일 정도 차이가 나고

9일, 10일이 주말인 경우엔

앞의 금요일이 완납일이고 주말 지나고 월요일이 수수료 지급일이라 차이가 있어요.

Q : 완납 뒤에 지급이 된다고 하는데, 완납이 안되면 수수료 지급이 안 되는 건가요?

A : 완납이 모두 이뤄지지 않으면 해당 영업점 여사님들 모두가 수수료 지급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완납일에 무조건 완납을 되어야 하고요.

대부분이 자동이체를 하시기 때문에 직접 방문해서 결제받아야 되는 분들은

매니저님이 일찍 찾아가셔서 꼭 결제를 받으셔야 합니다.

Q : 그래도 끝까지 결제 안 하시는 분이 계시면요?

A : 그때는 매니저님이 사비로 금액 채우셔야 하는데 정말로 그런 경우는 잘 없으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아, 사비로 채우시는 건 완납일 지나시고 뒤에 꼭 받으세요!

(이 때는 살짝 마음이 불안했다. 덜덜덜. 돈 벌려고 일하는 건데 돈을 더 잃는 거 아냐? 으악.)


Q : 고객들이 카드로 결제하는 것과 현금으로 결제하는 것의 수수료 차이가 있나요?

A : 수수료는 똑같습니다.

대신 현금 결제는 조심해야 할 부분이 있어요.

매니저님들이 한 달 동안 배달/판매를 하시면서 현금으로 받으시는 것들을

간혹 그냥 자기 돈처럼 여기실 때가 있어요.

나중에 따로 회사와 연결된 계좌에 입금을 해 주셔야 하는데,

실제 매니저님이 갖고 있는 현금과 판매해서 받은 현금을 분리해두지 않으시면

완납일에 당황하실 수 있어요.

가장 추천드리는 건 매일매일 계좌에 입금해 두는 거지만,

관리만 잘하시면 완납일에 한꺼번에 판매한 현금을 입금하셔도 돼요.


Q : 복장은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 기본적인 유니폼이나 가방, 모자 등은 주어질 거예요.

(종류가 다른 크로스백 2개, 모자 2개, 우비, 장갑, 바지, 상의 2개, 조끼를 지급받았다)

바지는 지급받으신 걸 입어도 되고, 개인 바지를 입으셔도 되고요.

신발은 슬리퍼나 샌들만 아니면 괜찮습니다.


Q : 야쿠르트 카트(코코)는 매니저들마다 하나씩 배정되는 거죠?

A : 입점(여기는 입사가 아니라 입점이라고 한다) 하시고 나서 그만두실 때까지 쭉 이용하시면 되고요.

1달에 5만 원씩 대여/보험료가 나가요.

(이 때는 이 5만 원이 크게 느껴졌는데, 근무하다 보니 아니었다. 이것도 나중에 글로 풀어내야지)


Q : 여기는 퇴직금이 있나요?

A : 어떻게 보면 각자의 개인 사업이기 때문에 (파는 것만큼 수수료를 지급)

퇴직금은 없고요. 대신 저희가 적금을 하나 가입할 수 있는데

매니저님이 매달 10만 원을 납입하면 회사에서는 5만 원을 납입해서 1달에 총 15만 원이 납입되는 적금이에요.

그래서 나중에 그만두시게 되면 적금 해약이 되고 받게 되는 거죠.


Q : 연차제도도 따로 없는데, 갑자기 일정이 생겨서 못 나오는 날들은 어떻게 하나요?

A : 짧게 못 나오는 건 고객님들과 미리 소통해서 미리 배달을 하는 방식으로 하고 있고요.

(예-금요일에 못 나오면 목요일에 미리 배달하는)

아프거나 큰 사정이 생겨서 길게 못 나오는 경우엔 인근 지구 매니저님들이 대배(대신 배송.. 의 약자일걸? 아마?)를 해요.

그분들이 대신 배달하고 그만큼의 수수료를 받아가는 거죠.


Q : 제가 질문이 너무 많죠? (A : 하하) 제가 여기 근무해보고 싶어서 공고 검색을 해보니까 공고가 정말 많더라고요.

혹시 최근에 이렇게 다들 그만두는 이유라도 있을까요?

A : 아 그렇게 생각하실 수도 있겠네요. 매니저님이 처음에 하려고 하는 동네 말고 신사/압구정점에 일하게 된 것처럼

각 동네마다 공고를 다 올려두는데 꼭 그 지점에서 근무할 사람을 모집하는 게 아니라

그 동네 인근 지역으로 추천하거나 소개할 수도 있어서 공고가 많은 거예요.

공고 개수만큼 그만 두신건 아닙니다.


Q : 여기는 몇 살까지 일을 할 수 있는 건가요?

A : 나이제한은 없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실제로 환갑 넘으신 분도 근무하고 싶으시다고 면접 보고 가셨거든요.

내가 배달하는데 건강상의 문제가 없고, 운전을 하는데 문제가 없으시면 나이 제한 없이 근무가 가능하십니다.


Q : 그런데 여기는 남자들은 왜 근무를 하지 않나요?

A : 집 앞까지 배달을 하는데 남자분들이 배달을 하는 걸 원치 않는 고객님들이 계셨던 것도 이유가 될 텐데요.

요즘에 남자분들도 할 수 있냐는 질문들이 많이 들어와서

지금 2군데에 테스트로 남자 매니저님이 활동하고 계십니다! 이 분들의 반응이 괜찮다면 더 늘려갈 수도 있어요.




이 정도까지만 질문을 하고 더 궁금한 건 차차 일하면서 알아가기로 했다 (소장님 아마 이 사람 뭐지? 싶었을 것 같다)

면접인지 취조인지 모를 시간을 보내고 교육 일정 언제 인지 듣고서야 본사에서 나올 수 있었다.


압구정이라니. 느낌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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