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늑한 서재 Jul 04. 2022

솔직하기 위해 필요한 용기

-'책방연희' [엄마들의 글쓰기]에서 ...  

마포구 서교동에 있는 독립서점, '책방연희' 온라인 모임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엄마들의 글쓰기]에 세 기수째 함께 하고 있는데요. 


첫 시작은 2021년 9월 1일이네요. 4기로 시작했고 지금은 6기입니다. (유료) 일주일에 한 번씩 자유 주제로 글을 올리고 있어요. 함께 하는 분들과 댓글도 주고받고 그분들이 올리신 글로 좋은 자극을 얻습니다.   


최근 몇 주 사이 '용기'가 화두가 되었어요. 일상 생활 속에서 어떤 '용기'를 내고 계신가요? 


그보다 '용기'가 뭘까요? 



[아름다운 가치사전]  72p '용기' 중에서 


함께 하는 분의 글에 제가 댓글을 달았습니다. "솔직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용기가 필요한가요?" 라고요.  


그 분께서 제 댓글을 보고 다음 주, 또 장문의 글을 써주셨네요. 솔직하고 아름다운 글이었습니다. 저 또한 '용기'에 대해서 쓰고 싶어졌어요. 하지만 쉽지 않았습니다. 다음은 제가 그 모임에서 쓴 글이에요.

  





지난 주,  OO님 글에 댓글 달면서 저 또한 '용기'에 대해 써보고 싶어 글을 쓰다가 포기했어요. 하고 싶은 말이 많나봐요. 그게 찰흙처럼 뭉쳐서 잘 떨어지지 않네요. 대신에 제가 좋아하는 책의 '용기' 부분을 올려봅니다.


저는 요새 '절약'하는 용기를 내보고 있습니다. 꽤 전부터 생각해 온 것이긴 한데, 이제 실천한 지 이틀 됐습니다.


제 상황을 약간은 남의 것처럼 보아왔던 것 같아요. 시간이 지나면 내가 딱 점을 찍은 그 곳에 가 있을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치 않네요.


아주 예전에 어떤 다큐멘터리를 봤어요. 미국 뉴욕의 도심인 것으로 기억해요. 그곳의 24시간 돌아가는 빨래방을 관찰하는 내용이었는데요.


한밤중인지 새벽인지 세 식구가 빨래방에 들어왔습니다. 히스패닉 계였던 것 같았어요. 남편이 부인을 꼭 붙잡고 서 있었는데 그 여성분은 앞이 보이지 않는 분이었습니다.


고등학생 쯤으로 보이는 아들은 빨래바구니를 들고 세탁기 앞에 자리를 잡았고, 남편 분은 아내를 조심스럽게 의자에 앉혔어요.


도심의 허름한 아파트엔 세탁기가 없어서 많은 사람들이 빨래방을 찾는다는 이야기가 앞에 나왔는데요. 그 가정도 살림이 넉넉하지 못한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그 아내분이 한 이야기가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에 남아요.


여기 자주 오시냐, 근처에 사시냐 이런 얘기를 VJ가 꺼냈고, 여성분은 차분히 인터뷰에 응해 주셨죠. 그리고 끝에 " 사는 게 쉽지 않지만, 좋은 날이 오겠죠. " 라면서 엷은 미소를 지으셨어요.


그 장면이 제 가슴에 날아와 박혔어요. 아직도 그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말투와 미소에서 어떤 확신이 느껴졌어요.


내일 당장 로또가 되거나 다음 달에 거대한 저택에서 살게 되지 않더라도 천천히 좋아지더라도 나는 괜찮다고 말하는 것 같았어요.


"나는 괜찮아요."


지금 가진 것에 진심으로 감사함을 느낍니다. 그렇게 말하는 것 같았죠.


여유라고 해야 할까요. 안정감이라고 해야 할까요. 둥둥 떠 있지 않고 세상에 온전히 두 발을 내려놓은 듯 보이는 그 분의 모습이 참 용기 있고 아름다워 보였습니다.


'용기'에 대해 쓰기를 포기하고 나니까 그냥 그 분 이야기가 하고 싶어졌어요. 제가 쓴 글을 읽어보니 왜 그 분이 떠올랐는지 조금 알 것도 같네요 ...


비가 오고 있어요. 이제 막 자정 하고도 1분이 지났네요. 저는 이제 노트북을 덮고 다 된 빨래를 널기 위한 용기를 내보렵니다. (한밤 중 빨래널기는 정말 너무 하기 싫어요 ...)






괜한 너스레를 떨며 글을 마쳤습니다. '용기'에 대해 글을 쓰고 싶었던 이유는 사실 전 '겁쟁이'이기 때문입니다. 약한 모습 들키기 싫어하는 건, 어렸을 때나 지금이나 똑같아요. 두려운 걸 두렵다고 말할 수 있는 것도 용기있는 자가 할 수 있는 것 아닐까요?


요새 전 연습하고 있습니다. 내가 두려워하는 것을 인정하는 것. 그리고 마주보는 것. 그것과 손 잡아보는 것 까지도요. 


제가 지금 마주보려 하는 것은 '돈' 입니다. 절약하는 삶을 시작했어요.  @ 






매거진의 이전글 프림설탕만 넣었는데 커피라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