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 로그, 먼슬리 로그, 퓨처 로그
2023년 나의 새해 목표는 건강이었다.
육체적, 정신적 건강을 비롯한 삶의 여러 요소(커리어, 관계, 재정 등)에서 두루두루 건강을 회복하고 싶었다. 언뜻 추상적이고 모호한 목표였지만 나에게 알맞은 정도는 무엇인가 고민하고 관찰하면서 의외의 소득을 얻었다. 일기를 쓰기 시작한 것이다. 우연한 계기로 시작한 당시에는 예상도 기대도 못했지만 꾸준히 실천하면서 깨달았다. 일기야말로 전반적인 건강 관리에 필수적이란 사실을.
그래서 다시 맞이하는 새해, 2024년의 첫 번째 목표는 매일 데일리 로그를 쓰는 것이다.
이미 지난 몇 개월간 지속해 온 습관이기에, 1월 1일부터 새로 태어나는 수준의 다짐이 아니라서 나름 안정적이다. 2024년의 약속을 잘 지켜낸다면 2025년부터는 1년 전의 기록까지도 매일 돌아볼 수 있을 거다. 원래 아침마다 전날의 기록을 회고하고 있는데(처음에는 그냥 기록하는 데만 의의를 두다가, 점차 회고 루틴을 형성했다) 이 글을 작성하기 위해 처음으로 전체 기록을 훑어보았다.
Daily Log 페이지의 리스트다. 매일 노력한 흔적을 이렇게 꺼내놓으니 제법 뿌듯하다. 참고로 내가 사용하는 애플리케이션은 노션이다. 원래 에버노트로 기록을 시작했다가 10월 말쯤 완전히 갈아탔다. 그 이유에 대해선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따로 포스팅하겠다.
중간에 영어 일기 습관을 만들고 싶어서 영어로 기록하는 무리수를 놓은 흔적도 보인다. 영어가 짧은 만큼 생각도 짧아지는 느낌이라 며칠 만에 포기했다. 나는 장문 형식으로 기록하는 걸 좋아하는데, 줄줄 써 내려가는 것만으로 생각이 어느 정도 정리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어로는 길게 써 내려갈 수가 없어서...
2023년 7월 말쯤부터 거의 하루도 빠뜨리지 않고 쓰기 시작했다. 이전 기록은 여기저기 흩어져 있던 메모를 나중에 한 곳으로 모은 것이다.
현재 사용 중인 데일리 로그 양식이다.(당연히 일기장에 정답 따위 있을 리 없고, 내 양식 또한 꾸준히 수정되어 왔으니 아마 앞으로도 자잘한 변화를 겪게 될 거다)
우선, 제목은 정렬해서 보기 편하도록 YYYY-MM-DD (d)로 통일한다. 내용 또한 시간순으로 기록한다.
초반부터 기록하는 양은 적지 않았기에, 내용을 점점 늘리다 보면 몇 시간만 지나도 매시간 기록할 때마다 스크롤 압박을 받을 정도였다. 현재 시각을 형광펜으로 표시하거나 구분선을 넣는 등 애써 봤지만 불편함은 여전했다. 그래서 에버노트엔 없지만 노션에는 있는 토글 리스트 기능을 발견하고 신세계를 만난 기분이었다.
시간대별 토글 리스트 안에 해야 할 일을 체크 리스트로 표시하고, 떠오르는 생각, 감정, 아이디어 등을 불렛 리스트로 그때그때 기록한다. 그리고 정각마다 이전 시간 토글 리스트를 닫고 다음 시간 토글을 연다.
노션 사용에 능한 분들은 다양한 페이지를 만들어 활용하는 모양이지만, 나는 Daily Log 외에 딱 한 페이지만 추가해서 사용하고 있다. 바로 Future Log다. Monthly Log마저 페이지를 따로 만들지 않고 하단에 구분선을 넣어서 기록하는 중이다.
퓨처 로그, 먼슬리 로그, 데일리 로그 모두 책 <불렛저널(라이더 캐롤)>에서 배운 개념이다.
당일 이후 예정된 할 일 중 날짜가 정해지지 않은 일은 퓨처 로그에, 날짜와 시간이 정해진 일은 해당 먼슬리 로그 테이블에 기록한다. 매일 아침 당일 먼슬리 로그를 확인하고, 매달 마지막 날엔 먼슬리 로그 테이블 전체를 데일리 로그로 옮기면 퓨처 로그는 말 그대로 늘 미래 지향적인 페이지로 유지할 수 있다.
여기까지, 새해를 시작하기에 앞서 현재의 실천 사항을 대략적으로 돌아보았다. 다음 포스팅에선 직접 체감한 데일리 로그 쓰기의 장점들을 소개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