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부터 나에게 유튜브씨가 피겨스케이팅을 심심찮게 보여준다. ‘이거 어때? 저거 볼래? 요거도 재미있는데 한 번 봐 ‘이러는 것 같다. 참으로 다정한 유튜브 녀석이다. 덕분에 차준환 선수의 경기 모습을 많이 보고 있다. 오메~ 알흠다워라. 피겨보다 얼굴이 더 알흠다운 게 흠이라면 흠이겠다. 피겨를 못한다는 말이 아니라 지나치게 잘 생겼다는 의미이다. 처음 보는 선수의 경기도 보았는데 별로였다. 해설자가 국제무대 데뷔라고 해서 응원하는 마음을 담아 끝까지 보았지만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다.
김연아 선수의 밴쿠버 올림픽 금메달 경기도 다시 보았다. 그때 당시 김연아 선수 경기에 대한 어느 외국 방송사의 해설이 마치 시 낭송하는 것 같아 화제가 되었던 기억이 난다. 반면에 우리나라 해설은 기계적으로 기술만 짚어주는 해설이었다. 동일한 장면에 대한 해설의 차이점을 보여주는 교차편집 영상을 보면서 우리도 해설이 달라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피겨는 예술에 가까운 종목이니까 말이다. 그런데 여전히 악셀, 살코, 토룹, 스파이럴, 러츠 등등의 기술 이름만 나열하는 해설이다. 아쉽다.
참. 내가 하려는 얘기는 이게 아닌데. 뭐였더라. 유튜브씨가 왜 나에게 갑자기 피겨스케이팅을 보여주나 생각해 보았다. 언제였더라. 사진을 찍은 날짜를 보니 10월 30일이다. 그날 남편과 하늘재를 다녀왔다. 문경새재길은 사람들이 알다시피 옛날 옛적에 경상도 사람들이 충청도를 거쳐 서울로 가는 길이었다. 문경새재길이 생기기 전에는 하늘재길로 다녔다고 한다, 문경새재길은 조선시대에, 하늘재길은 신라 때 만들어진 길이다. 문경새재길과 마찬가지로 하늘재길도 산책하기 좋게 정비되어 있다.
하늘재길을 산책하다 연아 닮은 소나무를 보았다. 신문에 보도되었다는데 금시초문이다. 김연아 선수가 스파이럴을 할 때면 넋을 잃고 보았던 기억이다. ‘우와~ 우아하다.’ 이랬을 걸. 그런데 나무와 닮았다니요? 특이한 모양의 나무는 맞고, 사람의 동작과 꽤 흡사한 것도 맞고, 스케이트 타는 모습이 떠오르는 것도 맞는데 김연아 선수를 닮았다니 반발하게 된다. 닮은 나무 찾았다고 좋아하는 것보다 멋진 해설을 하기 위해 더 애쓰면 좀 좋아. 괜히, 괜스레 심통이다. 그런데 닮기는 닮았다. 칫
집에 돌아와 김연아 선수의 영상 몇 개를 보았더니 그날 이후 유튜브씨가 피겨영상을 주워 나른다. 그리하여 요즘 피겨스케이팅 구경을 실컷 했다는 그런 이야기이다. 피겨 해설은 앞으로는 좀 나아지려나. 경기 만큼 해설도 아름다웠으면 좋겠구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