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학원 일일 테스트에서 30점을 받아왔다. 내 생에 처음 목격하는 점수다. 아무리 <연립방정식의 활용>이 까다롭다 하더라도 시험지에 이렇게 소나기가 내리니, 이걸 어찌해야 할까 걱정의 비도 함께쏟아진다.
요즘 들어 아이가 아침 일찍 일어나는 걸 힘들어한다. 아침에 일어나 샤워를 하고 나와도 여전히 잠이 깨지 않는다. 책상에 앉아 책을 펴고 연필을 들기까지 족히 20분은 더 걸리는 것 같다. 6시에 일어났는데 벌써 6시 반이 넘어간다. 내 속도 타들어간다.
"엄마! 잠이 안 깨서 바람 좀 쐬고 올게요"
새벽 댓바람부터 동네를 싸돌아다니는 중딩이 이상해 보일까 봐 같이 걸어준다.
이렇게 라도 아침 공기 쐬면, 조금이라도 빨리 잠이 깰까. 한 문제라도 더 정확하게 빨리 풀게 하고 싶은 마음이 솟구친다. 아이는 그것도 모른 채 짧은 산책 시간 동안 공부를 제외한 꽤나 다양한 이야기를 술술 풀어놓는다. 나도 이 시간만큼은절대 공부 이야기꺼내지 않으려 최선을 다 한다.
30점 점수도 큰 문제이지만 어떤 파트에 구멍이 났는지는 학습자 스스로 찾아보려 애써야 하건만, 우리 집에 사는 학습자는 그런 열의를 좀처럼 보여주지 않는다. 그저 숙제를 할 뿐.
시험지 속에서 쏟아지는 저 장대비의 원인을 찾아야 한다, 배워서 풀었든, 스스로 깨우쳐 풀었든, 찍어서 맞췄든 간에 말이다. 다음번에 그 문제들을 다시 풀었을 때는 정확하게 풀어내야 하기 때문이다.
아이가 공부하는 과정 속에서 마주해야만 하는 실패와 시행착오를, 성장과 실력의 자양분으로 삼게 하려면 엄마인 나는 어떻게 도움을 주어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