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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서영 Dec 06. 2023

아이디어로 사업하지 말 것

실패 수집 여정

드디어 실패를 하려고 한다.


사실 이미 꽤 큰 실패를 여러번 겪었다. 지금까지 연결되고 있지 않은 과거의 모든 시도들을 '실패'로 정의한다면 나의 첫 직장이자 첫 커리어였던 것부터 실패라고 해야 할테니까. 더이상 하고 있지 않은 개발일, 처참한 적자를 내고 접었던 아마존 이커머스 사업, 몸이 버텨주지 못해 그만 둔 이벤트 기술자 등.


2023년의 달력의 마지막 장을 마주하며 생각해봤다. 올해 내가 시도한 게 뭐가 있었나. 그리고 얻은 건 무엇인가. 얻은 게 생각보다 없었다. 시도한 게 거의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퓨쳐플로우에서 진행하는 실행에 미친 창업가들을 위한 부트캠프에 참가하기로 결정했다. 내가 이번 부트캠프에서 기대하는 목표는 '실패를 당연하게 여기는 사람'이 되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 펼쳐질 화려할 실패 여정을 낱낱이 기록하기로 했다.


오늘은 부트캠프 첫날, 우직(Woojik)님의 인사이트를 엿보았다.


회사라는 단어를 빼고 나를 소개할 수 있을까?

8일 간 떠난 싱가포르 휴가에서 링크드인으로 연락한 현지 사람들 20명을 만나 인터뷰한 일이 인상깊었다. 단순히 휴가로만 소비되고 끝날 수 있었던 시간을 특별한 경험으로 만든 의지와 용기에 탄복했다. (나라면 클럽 갈 생각만 했을 텐ㄷ.....;;;)


멀티링크 프로필을 10분만에 만들어보는 실습에서 어떤 참가자 분의 말씀이 인상깊었다. 많은 사람들 앞에서 강의를 하고 티칭을 하시는 대단한 분이셨는데 '정작 나를 한 마디로 표현하는 한 문장'을 적지 못하고 있는 본인을 발견하고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었다고. 나도 고민하다 결국 실습 시간 내에 프로필을 완성하지 못했다. 내가 되고 싶은 사람을 한 문장으로 표현한다는 게 사실은 '더하기'의 기술이 아니라 '빼기'의 의지가 필요한 일이라는 걸 깨달았다. 나를 나타내는 한 문장을 창조하는 것이 아니라 99개의 문장을 빼는 일이었다.


https://litt.ly/ocean.seoyoung


10번 실패할 각오


우직 님의 추천 책 <아이디어 불패의 법칙> 이야기

아이디어가 성공할 확률은 1퍼센트, 그 성공률을 1번의 성공으로 만드는 방법은 '곱하기 100'이라는 시도의 횟수가 필요하다. 100번의 시도를 가능하게 하려면 한 번의 시도에서 비용과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여야 한다. 물론 실패에서 오는 마음의 '스크래치'도 줄여야 한다.


스타트업 씬이 액션 영화보다 멋있게 느껴지는 이유는 실패를 '실패'로 보지 않는 점이다. 실패라는 말 대신 '피봇(pivot)' 이라고 칭한다. 피봇(Pivot)`은 몸의 중심축을 한 발에서 다른 발로 옮긴다는 뜻의 체육 용어이며, 다른방향으로 전환하다는 의미로 벤처, 스타트업 기업들이 초기에 수립한 사업의 목표나 서비스 운영방식 등을 중간에 바꿔 다른 성격의 사업으로 이전하는것을 의미한다. 결국 '잘 될 줄 알고 해봤는데 잘 안 되니 이 사업은 여기서 그만 접겠다'의 있어보이는 표현이다. 피봇이 '간지'나는 이유도 결국 시도한 결과이기 때문이다.


철저하게 돈을 지불하는 문제에서 출발하라


"VC가 말하는 '아이디어'는 내 머리 속에서 나온 기발한(사실은 기발하다고 생각하는) 제품이나 서비스가 아니라 '시장의 기회'다."


"Hair on Fire Problem"


사람들은 자기 머리에 붙은 불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그 어떤 비용도 지불한다. 머리에 붙은 불 만큼이나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아니라면 시장은 지갑을 열지 않는다. 

우직 님이 알려주신 시장 수요를 빠르게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다음 4단계로 나뉜다.

1. 고객구매 행위 정보를 확인

2. 최소한의 제품형태 PoC(개념 증명, Proof of Concept)로 시각화

3. 비용의 10%를 요구(시장이 진짜(!) 지갑을 열만큼 가치 있는 해결책인지 확인)

4. 아웃바운드 마케팅


오늘 이렇게 실패에 한 발 더 가까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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