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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리율로 Dec 05. 2021

제가 큰아이를 입양할게요

입양은 출산과 다르게 입양 시기 및 아이의 성별, 연령 등을 입양부모가 결정할 수 있다. 그래서 나와 남편은 우리 집엔 세 아들들이 있으니 내가 한 번도 낳아보지 못한 돌 전 딸아이를 입양하기로 합의를 봤다. 그 뒤 우리 부부는 돌 전 아기들이 많이 있는 영아 전문 입양기관과 상담을 받으며 입양 절차를 밟았다. 


입양을 하기 위해서는 입양부모교육을 받아야 해서 직장에 하루 연가를 내고 교육을 받으러 갔다. 다양한 기관에서 나온 전문가분들과 입양 부모님의 강의를 다 듣고 마지막 강의를 듣고 있었다. 마지막 강사는 고신대 아동복지과 교수님이셨는데 입양 부모는 아니었으나 입양에 관심이 많으시고 주변에 입양 가족들과 실제로 입양된 입양인과 지속적인 관계를 맺고 계시기에 입양에 대해 깊이 이해하고 계셨다. 


그분께서 강의 도중 오늘 이 자리에 혹시 여력이 되시는 분이 계시다면 제발 큰아이를 입양해 달라고 부탁하셨다.(입양 대상으로서 큰아이는 보통 24개월 이상의 영아기를 지난 아동을 뜻한다) 우리나라 입양 사례의 90% 이상이 신생아 입양이며 대부분의 큰아이들은 입양될 수 있는 기회를 한 번도 갖지 못한 채 보육원에서 자라다가 성인이 된다며 그 아이들에게도 가정에서 자랄 수  있는 기회를 달라고 간곡히 말씀하셨다. 그 말씀이 꼭 나에게 하는 말 같아 난 견딜 수 없었다. 나는 계속 눈물을 훔쳤다. 그리곤 마음속으로 외쳤다.  


‘제가 큰아이를 입양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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