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柔道화법

경청과 역이용을 통한 유연한 소통의 기술

by 뉴욕 산재변호사

柔道화법에 대해 고민하고 연구 중이다. 柔道화법이란 격렬한 충돌 없이 상대의 힘과 움직임을 활용하는 무술 유도(柔道)의 기본 원칙인 '유능제강(柔能制剛, 부드러움이 강함을 이긴다)'을 대화에 적용한 고도의 소통 전략을 말한다. '유능제강'의 원리는 노자(老子) 철학의 근간과 맞닿아 있다. 노자는 도덕경을 통해 유연한 물이 단단한 바위를 뚫듯이, 부드러움과 겸손함이 강함을 이기는 최고의 힘이라고 설파한다. 柔道화법은 자신의 힘을 앞세우거나 정면으로 대립하기보다는, 핵심 원리인 '힘을 빼고', '경청하여', 상대방이 제공하는 정보를 지렛대 삼아 이용하거나 역이용함으로써, 대화의 마찰을 최소화하고 원하는 설득의 목표를 유연하게 달성하도록 돕는 소통의 기술이다.


柔道화법의 첫 번째 핵심은 유도의 '힘을 빼는 것'과 같이 심리적 방어벽과 대립 의지를 내려놓는 태도이다. 이는 배드민턴 스매시에서 자신의 최대 힘만 투입하고 상대방의 되치기에 대비하지 않아 자세가 무너지는 현상과 같은 이치이다. 과도하고 경직된 힘의 투입은 상대방의 반작용에 취약해져 결국 소통의 주도권을 상실하게 만든다. 柔道화법은 이러한 무모한 힘의 사용을 경계하며, 상대방의 의견에 즉각적으로 반박하거나 자신의 주장을 밀어붙이려는 긴장을 늦출 때, 비로소 대화를 승패의 장이 아닌 정보 교환의 장으로 인식하게 된다. 이 유연한 자세는 곧 柔道화법의 가장 중요한 도구인 '경청'을 가능하게 한다. 깊이 있는 경청은 상대방의 논리 구조, 숨겨진 감정, 그리고 그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핵심 가치를 포착하는 레이더 역할을 한다. 이처럼 힘을 뺀 경청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심리적 안전지대를 제공하여 더욱 솔직하고 풍부한 정보를 스스로 개방하도록 유도한다.


경청을 통해 확보된 정보는 柔道화법의 실질적인 추진력이 된다. 화자는 상대방이 제시한 사실, 주장, 또는 심지어 취약점까지도 곧바로 공격하지 않고 대화의 재료로 활용한다. 이는 '상대방의 말을 최대한 이용'하는 단계로, 상대방의 주장을 부분적으로 긍정하거나 그들의 전제 조건에 동의함으로써 공통의 기반을 마련하는 데 중점을 둔다. 이러한 방식은 상대방이 자신의 의견이 무시당하지 않았다고 느끼게 하여, 대립적 태세를 완화하고 이성적인 대화 구도를 조성한다. 이 단계는 단순한 수긍이 아니라, 상대방의 논리를 흡수하여 다음 단계로 나아갈 발판을 구축하는 전략적 행위이다.


柔道화법의 정점은 '정보의 역이용'에서 드러나며, 이는 영화 《땡큐 포 스모킹 (Thank You for Smoking)》의 주인공인 담배 로비스트 닉 네일러(Nick Naylor)의 대화술과 궤를 같이 한다. 닉 네일러는 자신이 로비스트로 일하는 담배회사의 제품 (담배)이 건강에 해롭다는 비난에 정면 대응하는 대신, "우리는 단지 소비자의 선택의 자유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논점을 '건강 위험'에서 '개인의 자유와 책임'으로 교묘하게 전환한다. 그는 논쟁의 목표가 상대방을 무너뜨리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논쟁을 무관하게 만들거나 대화의 프레임을 바꾸는 것"임을 정확히 이해하고 실행한다. 이처럼 柔道화법은 상대방이 던진 강한 주장이나 공격을 그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에 연결하여 되돌려보냄으로써, 직접적인 반박이 주는 거부감 없이 상대방이 자발적으로 자신의 생각이나 태도를 재고하게 만든다.


결론적으로, 柔道화법은 무술 유도의 철학처럼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고 그 힘을 역으로 활용하는 소통의 지혜를 담고 있다. 자신의 힘을 빼고 상대방의 정보를 유연하게 받아들여 논리적으로 되돌려주는 이 방식은, 불필요한 갈등을 최소화하고, 상호 존중을 바탕으로 한 깊이 있는 이해와 설득을 가능하게 한다. 柔道화법이 상대를 제압하는 기술이 아닌, 대화 속에서 상생의 길을 모색하며 대화의 무게중심을 능숙하게 조율하는 가장 성숙하고 효과적인 소통의 예술이 되기를 기대하며, 이론적 체계화과 사례 연구를 계속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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