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에서
길을 잃다
이희경
처음엔 11.2 km였어 네비는 자신의 정체를 숨기지 않지 멈춤이 없는 길 위를 달릴 수 있는 길치인 나의 유일한 백 생각이 방황하더라도 어디까지 가 멈춤의 방향을 제시해 주지
멈칫! 지나쳐 버렸어 태양은 불같은 춤을 추고 나는 루프에 갇혀 탈출할 수가 없어 이 끝날 것 같지 않은 퍼레이드의 불안에 연료를 쏟아부었지 남쪽이 없는 나침반 위에 방향이 흐려지고 도로가 후퇴하는 세상을 꿈꾸며 1 km를 지날 때마다 심장이 뛰어 바퀴는 무섭게 돌아가고 거리가 풀려 버렸어 도로는 늘어나고 공유할 답변이 없는데
계속해서 도망칠까 영원히 길을 잃을까 한 번 끝까지 갈 수도 있잖아 그러고도 싶잖아 아니면, 아니면 힘을 모아 길을 찾아야지
풍경이 그 모습을 바꾸는 것을 지켜봐 지나가는 풍경, 씁쓸하고 달콤한 보상 도로의 코딩된 언어가 아까부터 손짓을 하고 공감을 품지도 못하고
너무 나갔어 의심이 생기면 두려움이 붙어 두려움은 다시 의심을 속삭이고
야생마처럼 질주하지만 가능성이 거절당하지 않을 거야 열쇠를 쥐고 있는 것이 너 길은 무성해도,
“길은 내가 찾을 테니까요.”
“띠디딩, 띠디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