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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해 Dec 31. 2023

내려오기

인생

올라갈 때 나는 빨간색이었어

7cm 땅 위에 붕 떠 나의 것인 양  능청스러웠다

원을 본 적 있어요 원은 훌라후프처럼 둥근 모양입니다

다람쥐를 따라가 보세요 같은 곳으로 돌아옵니다

 3n 고치는 일을 했다 

척추는 누가 고칠까

6살 아들이 아파트 정문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엄마 등에 업혀 콧노래를 부르며 다리를 흔든다 아침이면 엄마 목을 끌어안고 가지 마 가지 마 외치던 것도

잊어버렸나 보다 처음으로 발바닥에 불이 났다


6cm 굽은 포기할 수 없는 공존의 방식

4n 5n의 숫자에 상처받기 싫어

그런 거예요 내려오는 길  지금은 산이 무너지고 있어요

발을 잘 아는 줄 알았던 구두가 발을 모르겠다며 도리질 친다  발이 비명을 질렀다 종일 6cm 산 위를 오르고 돌아온 날 6cm 와의 자존심을 신발장에 가두었다 탄력 있던 아치가 슬그머니 내려앉았다

나이는 올라가고 구두는 내려오고

1.5cm 굽 땅바닥에 내려앉은 높이의 실종

걸으면 잠든 아이의 얼굴처럼 편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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