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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해 Feb 16. 2024


청해


깨어나보니 

하늘이 세상을 다시 

만들고 있다

허공에 띄워진 것들이

바람을 타고 

소리 없이 논다

너의 울림이 내게로 와 

쏟아져내린다

꿈 안에서 공중분해되고 말았던

언어들이 

가볍게 종이 위에 내려와

소복이 쌓인다

부드럽게 자라던 각선 감각들이

떨고 있다

기억에 각인된 것들이

하얗게 질려 곤두박질친다

흰 종이는 다시 

손때 묻은 얼룩으로 진화되려 하고

하얀 눈 속에                     

가랑가랑 고인다



*가랑가랑: 눈에 눈물이 넘칠 듯이 가득 괸 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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