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하이데거의 놀이터에서

by 가족이 되는 시간


꼭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일라.

영이는 순이를 찾고, 나는 당신을 찾고

찾았다, 찾았다, 당신의 하이얀 거짓말

나무 뒤에 숨었다. 조사를 몇 개 넣었다 뺐다

다시 넣는 거짓말, 당신의

왼쪽 입 꼬리가 올라간다, 얼래리 꼴래리

오른쪽 입 꼬리가 올라간다,

얼래리 꼴래리.


그런데 당신을 찾는 나는 어딨는 거야?

밤새도록 당신을 찾아다닌 나는 어딨는 거야?

못 찾겠다 꾀꼬리, 못 찾겠다 꾀꼬리.

난삽하게 엉클어 놓은

당신의 말보다 더 난삽한

나를 못 찾겠다, 꾀꼬리

너무 깊이 숨지마.

머리카락만 보여줘.


해그림자는 점점

길어


입꼬리는


못 찾겠다 꾀꼬리, 못 찾겠다 꾀꼬리…….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딜리트 키 속으로 도망간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