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직을 하는 분들께 꼭 드리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이직하려는 회사에 대해 얼마나 아는지 냉정하게 생각해 보시라구요. 그 회사는 어떤 회사고, 왜 사람을 뽑으려고 하고, 그리고 가려고 하는 그 자리에 있던 사람이 왜 그만두는지 정말 꼼꼼하게 알아봐야 한다고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왜냐면 너무만 많은 분들이 이직을 하고 나서 후회를 하는 것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이런 말을 하는 저도 몇 년전 이직을 하고 나서 너무나 후회를 하고 힘들었던 적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가능한 한 자신이 할 수 있는 최대로 그 회사를 잘 아는 사람, 그 회사를 다니는 사람들에게 그 조직에 대해 알아봐야 합니다. 자신의 인생이 달린 문제라고 생각하고, 깐깐하게 굴어야 합니다. 한 명한테만 물어 봐서도 안됩니다.
우리가 너무나 가고 싶어 하는 그 자리는
누군가에게는 그만두고 싶어서 괴로워하던 자리일 수 있습니다.
인생의 다른 선택들과 마찬가지로 결정을 내리기 전에, 모든 정보들을 의심하고 확인하는 일에 대충대충 하게 되면, 반드시 후회하게 됩니다.
그 회사의 현재 상황은 어떠 한지, 회사가 성장하는 데 어떤 어려움이나 잠재적 위험을 가지고 있는지, 그곳에 사람들의 성향은 어떠 한지, 조직문화는 어떠 한지, 그만두는 사람들은 얼마나 있으며 왜 그들이 떠나는지 깐깐하게 알아봐야 합니다.
자신의 이력서에 경력은 영원히 남습니다. 저는 가끔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이름도 바꿀 수 있고, 심지어 국적도 바꿀 수 있지만, 경력은 바꿀 수 없습니다. 안타깝게도 한번 이직을 한 분들이 계속해서 반복적으로 이직을 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한번 잘못된 결정을 한 것에 대한 후회가 조급한 결정을 다시 낳는 결과입니다. 그러고 나서는 경력관리에 치명적인 오류를 남기게 됩니다. 그러니 되도록 많은 사람들을 만나서 물어보고 확인해야 합니다.
경력직의 경우 서치펌을 통해서 소개를 받아 이직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아는 분의 소개로 이직을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서치펌은 대부분의 경우 소개를 하는 사람의 연봉의 일정 비율을 수수료를 채용하는 회사로부터 받습니다.
대부분의 서치펌은 양심적으로 일을 하며, 투명하게 구직자와 회사를 연결해 줍니다. 이때 우리가 냉정하게 생각해봐야 하는 사실이 있습니다. 모든 서치펌이 그렇지는 않다는 사실입니다.
어떤 곳은 거래가 성사가 되어야 수입이 생기는 구조입니다. 대부분의 서치펌이 정석대로 일을 하겠지만, 아주 극소수의 서치펌은 그 회사에 심각한 문제가 있더라도 이를 구직자에게 이야기하지 않고 일단 이직을 적극적으로 권유합니다. 사실 그 회사에 무슨 문제가 있는지도 잘 모르는 경우가 태반입니다.
이직과 관련한 모든 문제는 스스로 결정해야 하는 문제이고, 자신이 스스로 정확한 정보를 얻기 위해서 적극적으로 뛰어다녀야 합니다. 중간에서 우리에게 정보를 전달해 주는 분조차도 잘못된 정보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사람들은 흔히 헤드헌터들로부터 어느 회사에 지원할 의사가 있는지 물어보는 전화를 받으면, 마치 그 회사가 나에게 입사 의사를 직접 물어온 것처럼 생각합니다. 하지만 회사는 그 서치펌이 어느 후보자를 접촉하는지조차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회사 측은 서치펌에서 검토가 되어 보내진 후보자들만을 검토하기 때문입니다.
지인을 통해서 소개를 받아서 이직을 하는 경우가 사실 다른 경우보다 훨씬 더 안전한 경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적어도 그 회사를 잘 아는 사람이 추천을 하는 것이라면, 궁금한 것들을 상세히 물어볼 수 있고, 그 사람이 신뢰할 만한 사람이라면 더욱더 그 회사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소개해주는 지인이 그 회사에 대해 얼마나 아는지 확실하게 검증해야 합니다. 단순히 누군가의 부탁을 받고 중간에서 소개를 하려고 하는 건지, 아니면 자신의 부서에서 일할 사람을 찾는 것인지 등등 자세하게 물어봐야 합니다.
한 다리 건너서 나에게 입사정보를 주는 경우라면, 그 정보가 정확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사람의 말이라는 것이 바로 옆에 있는 사람이 그 뒷줄에 있는 사람에게 말을 전해도 바뀌는 것이 당연한데, 그 복잡한 구직에 대한 정보가 얼마나 정확하게 전달이 되겠습니까?
궁금한 것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그 회사의 인사부서에 직접 연락할 것을 권고합니다. 이력서만 보내고 무작정 기다리지 말고, 직접 전화를 하여 자기가 궁금한 것을 물어보길 추천합니다. 인사부서에 있는 사람들이 만약 불친절하면 어떻게 하나 부담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오히려 잘 된 것입니다. 그 회사의 문제점 하나를 알아낸 것이니까요.
만약 아는 지인이 자신과 같이 일을 하자고 제안을 하자면? 이때는 매우 신중해야 합니다. 사례 하나를 소개하겠습니다. A는 10년 이상 알고 지낸 B선배에게 연락을 받습니다. 자신의 부서에서 사람을 찾고 있는데 같이 일하자는 제안을 합니다.
A은 사실 다른 회사에 지원을 해서 입사가 결정된 상태였습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B선배를 만나서 이야기를 듣다 보니, 그 회사가 좋게 느껴졌습니다. B선배는 회사의 사업이 전도유망하고, 경영자의 경영철학이 워낙 확고하여, 좋은 회사라고 극찬을 아까지 않았습니다. 그러면서 A에게 입사를 강력하게 설득하였습니다.
이에 A는 B선배라면 믿을 수 있는 사람이고 이 사람이 추천하는 회사라면 역시 믿을 만한 회사라고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결국 A는 B선배의 말을 듣고, 그 회사로 입사하여 B선배의 부하직원으로 일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입사하고 나서 얼마 가지 않아 조금씩 진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직한 그 회사는 여러 가지로 문제가 많은 곳이었습니다. 경영자는 독선적이며 인색하며, 직원들의 육성보다는 어떻게 하든 인건비를 줄이려고만 하였습니다. 말로만 혁신을 외치지만 이익을 극대화에만 관심을 두었고, 오랫동안 누적된 문제들은 밖으로는 잘 보이지 않았습니다.
외부에서 영입된 사람들이 이런저런 건의를 해도 경영자를 둘러싼 사람들로부터 교묘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폄하당하기 일수였습니다. 사실 오래전부터 이런 문제들로 인하로 이직률이 꽤 높은 회사였음에도 불구하고, B선배는 이를 A에게 알리지 않았습니다.
일단은 본인이 여러 가지 현안으로 힘들어지고 궁지에 몰리자, 위기를 극복하고자 어떻게 하든지 자기 밑으로 누구든지 데려오고 싶었던 것이었습니다. 더욱 크게 놀란 것은 그 B선배도 문제가 많은 사람이었습니다.
A의 입장에서는 B선배가 내가 알던 사람이 맞는지 의심이 될 정도로 그의 놀라운 반전을 경험하였습니다. 그 사람을 10년 이상 알고 지냈지만, 그저 그것은 기간이 길었던 것일 뿐, 정말 그 사람에 대해 깊이 알지는 못했던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오래지 않아 A는 그 회사와 B선배에게 심한 배신감을 가진 체 다른 곳으로 다시 이직을 하였습니다. 이런 사례들은 그렇게 드문 경우는 아닙니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 수는 있지만 자신이 확신한 사람이나 정보가 얼마나 피상적인 것인가를 설명하기 위한 사례였습니다.
이직에 있어서 보이는 조건만 중요한 것이라면, 임금 수준이 높고, 좋은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회사에는 퇴사자가 없어야 합니다. 하지만 누구나 동경하는 실리콘벨리의 다국적 기업에서도 매일 퇴사자는 쏟아져 나옵니다.
이직을 하는데 아무리 신중함을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취업을 하려는 사람이 접할 수 있는 그 회사의 정보라는 것이 너무나 제한적이기 때문입니다. 더군다나 기업의 문제는 외부로 쉽게 드러나지 않습니다.
오늘도 많은 사람들이 막연한 기대감과 제한된 정보를 믿고 이직을 합니다.
계곡에서 강물로 다이빙을 하면서 그 강의 깊이를 모르는 것과 같습니다.
조금이라도 이직을 하는데 위험을 최소화하려면 최대한 사람에게서 듣는 방법이 최선입니다. 인공지능이 지배하는 시대에 살고 있는 이때에, 직접 뛰어서 알아보는 것이 최선이라는 이 말은 바보같이 들릴지 모릅니다. 하지만 그 인공지능을 개발하는 사람도 이직을 하려면 누구에게 물어봐야 합니다.
기업의 평판에 대한 의견을 익명으로 올리는 모바일 익명 게시판이 오래전부터 있지만, 늘 그렇듯이 온라인상의 정보들이 얼마나 정확한 것인지는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진실은 언제나 사람들의 마음속에 있고, 그 마음은 좀처럼 열리지 않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