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won Sep 15. 2022

비오는 날에도

우중충한 아침. 

커튼을 들어 밖을 내다보니

싸늘한 바람과 함께 토독토독 비가 시작된다. 


어미의 염려한 가득. 

간편하게 차키들고 나가 

오분 거리 학교 데려가 주고 싶건만. 


비오는 날에도 

아이들은 헬멧을 머리에 꾹 눌러 쓰고

물방울 도르르 떨어지는 고무 비옷에

노랑색 형광 조끼를 걸치고 

자기 몸집보다 훨씬 큰 책가방을 어깨에 들쳐 멘다.


매일 아침의 일상과 똑같은 날. 

집앞 친구를 만난 아이들은 신나게 페달을 밟아나간다. 

오늘도 학교에서는 자전거로 동네 체육관을 간다지. 

이 비오는 날 대체 자전거가 말이나 될까 싶다가


옆집 줄줄이 형광 삼형제의 자전거 행렬을 보니 

와, 이 정도면 뭘해도 살아남지 않을까 위안을 삼는다. 

 

아침을 정리하고 바쁜하루를 시작하기 무섭게 

멀어진 아이들 뒤꽁무니에 길게 붙은 

염려 한 줄기

다시 따라오는 날이다. 





작가의 이전글 자전거 타는 사람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