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지다~ 내친구^^ 내가 니 글을 보고 있단걸… 니가 어떻게 생각할지 몰라서… 혹시 가까운 사이라 더 불편해하면 어쩌나 고민만 하고… 댓글 다는게 엄청 고민됐는데… 근데 작가는 가까운 사이에서도 작가니까~~~ 작가의 글은 누군가 보아주어야 빛이 나는거니까~ 그래서 용기내어 적어본다… 내 친구 멋지다^^ - H
"멋지다~ 내친구" H라는 이니셜을 달고, 더 글로리의 송혜교가 되어 브런치 마을에 친구가 나타났다. 본인의 이름과 다른 이름으로 나타났지만 댓글을 보자마자 알 수 있었다. 나를 내 친구라 서슴없이 부르고, 쩜쩜쩜 말 줄임 안에 나에 대한 배려가 가득하며, 한자한자 적어나간 말들에 숨어있는 조심성과 섬세함, 그럼에도 불구하고 용기를 내어 진심으로 나를 멋지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해줄 수 있는 친구는 내게 단 한 사람 밖에 없으니.
"나 너랑 친구하고 싶은데!"
친구하고 싶다고 했는지, 친해지고 싶다고 했는지 가물가물하지만 내가 먼저 말을 걸었다. H도 같은 마음이라고 했고, 우리는 그날부터 친구가 되었다. 우리는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동창이지만 고등학교 3학년 때 처음으로 같은 반이 되었다. 얼굴은 알지만 말 한번 나눠보지 못한 채 십수 년을 보냈지만, 고 3 마지막에 운명처럼 H와 나는 친구가 되었다.
초, 중, 고 통틀어 유일하게 만나고 있는 친구이기도 하며, 나의 몇 안 되는 친구 중 가장 오래된 친구이며, 가장 우선순위에 있는 친구이다. 친구사이에 순위를 매기는 게 이상하다 여길수도 있겠지만,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친구들이 동시에 나를 찾는다면 나는 제일 먼저 H에게 갈 것이다. H의 많은 친구들과 내가 동시에 H를 찾을 경우 H도 가장 먼저 내게 달려올 것이니.
친구가 되자! 손을 먼저 내민 것은 나였지만 우리가 지금까지 친구로 지내고 있는 것은 H의 섬세하고 따듯한 마음 때문임도 확실하다. 고 3 시절 쉬는 시간마다 매점으로 질주해 군것질을 하곤 했는데, 덤벙거리는 성격 때문에 지갑을 자주 놓고 왔다. 교실에 돌아와 지갑을 찾으며 화들짝 놀라는 일이 많았고, 그때마다 H는 내 지갑을 들고 활짝 웃어 주었다. 언제나. 처음처럼.
본인은 고기를 좋아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고기 먹고 싶다 말하면 주저 없이 삼겹살 집으로 가 고기를 구워주었고, 한 번도 본적 없는 나의 후배 기일에도 버스를 몇 번이나 갈아타고 가야 하는 수고로움을 마다하지 않고 동행해주기도 했다. 내 꼬맹이가 태어나고 산후 우울증에 허우적거릴 뻔했지만, 매 주말마다 집으로 찾아와 수다를 떨어주고, 웃어주는 친구가 있어 그 시기를 넘기기도 했다. 언제나. 한결같이.
나보다 나를 더 잘 알고 있고, 호서대학교 학생 아빠보다 나를 더 잘 알고 있고, 나를 한 번도 본적 없는 H의 주변 지인들도 나를 알고 있고, H를 한 번도 본적 없는 내 주변인들도 H를 알고 있는 우리는 그런 사이다. 아주아주 찐한 사이. 죽을 때까지 찐할 사이.
to. my H
돌이켜보면 항상 받기만 한 것 같아 미안하고 고마워.
어둠 속에 홀로 놓여 두려움에 떨고 있을 때에도,
슬픔으로 가득 찬 호수 밑바닥에 잠겨 있을 때에도,
기쁨으로 하늘을 훨훨 날아오르던 순간에도,
언제나 그 모든 날들을 함께 해준 네가 있어 나는 정말 행복하고 감사해.
많은 것을 주기만 한 너의 모든 날들에도 내가 함께 할 수 있어서 넘흐 좋다!
여전히 사랑하고, 영원히 사랑하겠어. 나의 친구야.
_ from. your HY
유서처럼 브런치에 쓰기를 하고 계신다는 어느 작가님의 글을 보고, 나 죽으면 내 브런치 어뜩하지.. 싶은 적이 있었다. 브런치에 쓰기를 하는 것은 최작가(은경)와 오창친구, H만 알고 있다. 내 꼬맹이도, 호서대학교 학생 아빠도 모른다. 하하하하. 내가 눈 감을 때까지 브런치가 살아있고, 내가 그때까지도 브런치에 글을 계속 쓰고 있는다면..
H야.. 나중에 내 꼬맹이한테만 알려주렴. 오빠한테는 안 알려줘도 됨. :D
동시접수 대참사로 돌아오리라 예상하셨을 텐데, 깜딱 놀라셨지요? :) 저의 반전 매력에 제 친구가 빠졌듯 브런치 마을 작가님들도 제게 빠지셨을 겁니다. 푸하하하. 저의 소중한 친구 H를 여러분께 자랑하며 자칭 브런치 통장 아리사 복귀를 알려드립니다. 곧 동시접수 대참사 후기로 다시 뵙겠습니다. _ 2024년 07월 30일_ 어제보다 선선한 화요일_
도서관 가는 길에서 자주 만나는 능소화_ 하늘이 어떻든 피어나는 꽃 능소화_ 부,명예,영광 그리고 그리움을 넘어 기다림의 꽃이 됨. 스와르 작가님께서 알려주심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