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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리사 Aug 03. 2024

내가 아니어도 되지만, 나이고 싶다!

_ 이런 제목 어때요?


:


욕심으로 시작된 '산업위생관리기사 + 산업기사' 동시접수 대참사로 가혹한 날들을 보냈음에도 불구하고 또 욕심이 나를 훅 치고 들어왔다. 욕심 따위 없다 생각했는데 나는 나를 너무 몰랐다. 직업상담사 2급 > 산업위생관리기사+산업기사 > 그리고 오늘. 연달아 세방이면 욕심으로 가득한 자가 맞지 맞지. 까짓것 욕심쟁이면 어때? 삶이 욕심으로 가득 채워졌을지라도 이렇게 신이 나는걸?!


내가 아니어도 되지만, 나이고 싶다!

제목부터 정해 놓았다. 시접수 대참사 후기를 쓰다 말고 새창을 열었다. 나여야만 한다. 가 아니어도 되겠지만 나이고만 싶다. 자칭 브런치 통장 아리사 연일 제쳐두고 출동해야 한다. 진짜 동네 통장이라도 된 것마냥 사명감까지 차올랐다. 나의 어깨뽕 나의 최작가의 일이니까.


최작가는 최은경. 나의 대학 후배이자, 인생 친구이며, 나의 어깨뽕이다. 이미 나의 쓰기에 끊임없이 소환되고 있어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본 사람은 없을 만큼 자주 등장하는 인물이다. 일상이 글이 되는 마법을 시전 하여 나를 브런치 작가로 인도하였고, 저장과 발행사이에서 망설이는 나를 발행으로 한발 내딛게 한 사람이기도 하다. 나의 후배이지만, 브런치 선배이기도 한 나의 최작가. 최. 은. 경.


은경이는 오마이뉴스 편집기자로 현재 22년 차이다. 오마이뉴스에서만 22년 차. 지난번 브런치 마을에 등장한 나의 찐한 친구 H도 햇수로 한 직장에 20년 차. 이러니 나의 4-5년 간의 편집디자인 경력이 짧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강인한 뇬들.. :D 


https://brunch.co.kr/@dadane/308


오마이뉴스 편집기자. 대학 시절 교내 신문사에서 3년간 학교 신문을 만들었다. 학생기자로 활동한 경험이 지금의 일로 이어졌다고 믿는다. < 아직은 좋아서 하는 편집 > 저자 소개 일부


'대학 신문사 수습기자 모집' 포스터가 은경이의 운명을 바꾸었다고 했다. 대학시절 교내 신문사에서 3년간 학교 신문을 만들고 활동한 경험이 지금의 일로 이어졌다고 했다. 그만큼 영향력이 컸던 대학신문사. 거기에 누가 있었을까요? 브런치 마을에는 예리한 분들이 너무 많으셔서 이미 눈치채셨겠지만.


바로 접니다!

푸하하하하하하. 길고 크게 웃어봅니다. :D 은경이가 새내기로 입학 시 저는 3학년이었습니다. 유독 수습기자 지원이 많았던 1997년. 예리한 눈으로 수습기자를 선별하였고 그 안에 은경이가 있었습니다. 은경이는 사회부 직속후배였으며 제 다다음 편집국장이기도 합니다. 저희 대학신문사는 5학기제 였지만 은경이와 저는 6학기까지 마무리하고 퇴임한 공통점이 있기도 합니다. 졸업 저는 편집디자이너의 길로, 은경이는 편집기자의 길로 들어섰습니다.


대학신문사 수습기자 모집 포스터가 운명을 바꾼 것이 은경이만은 아닌 거지요. 제 운명도 바꾸었습니다. 저의 가치관은 모두 그 시절 정립되었고, 삶의 모든 근간이 그 시절 만들어졌습니다. 아무리 흔들려도 무너지지 않는 이유가 거기에 있습니다. 비록 흔들리고 꺾이고 휘몰아쳐 헤맬 때도 많지만 뿌리는 뽑히지 않습니다. 단단하고 깊이 박혀있거든요. 그렇게 가만히 놓아둔 뿌리에 싹이 돋아나면 저는 또 앞으로 나아갑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이 널을 뛰고, 끝이 없을 듯한 어둠에서 헤맬 때 보는 책이 있습니다. 2016년 작고하신 신영복 선생님의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입니다. 책이라는 것이 보는 시기에 따라 다르게 다가올 수 있음을 알게 해 준 책입니다. 한번 보고 덮은 책에서는 결코 알아내지 못할 사실이지요.

 

신영복 선생님의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1993년 06월 01일 중판 1쇄 표지


이 책은 제가 2학년 때 선물로 받은 책입니다. 대학신문사가 신문만을 만드는 곳이었다면 우리의 운명을 바꾸지는 못했을 것입니다. 은경이가 수습기자로 들어왔을 때 제가 있었듯, 제가 수습기자로 들어갔을 때 저희 선배들이 있었습니다. 우리는 '형'이라 부릅니다. :) 형들에게 받은 많은 것을, 저 역시 형이 되어 후배들이게 전해주었고, 후배들 역시 또다시 형이 되어 그 후배들에게 전해주었기 때문에 2024년 59기까지 이어졌을 것입니다. 




"너가 크는 모습이 신문사의 공기로 느껴진다. 앞으로 가라" 92학번 27기 형이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속지에 적어준 저 문장이 세상 그 어떤 문장보다 저를 일으키는 힘이 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리하여 저는 이 책이 더없이 소중한 책이 되었습니다. 


드라마 작가 수업 중에도 늘 강조되는 말이 있습니다. "책을 많이 읽으십시오" 책을 많이 읽음으로써 기초가 튼튼하고 작가 소양이 풍부해졌다고 합니다. 다양한 분야로 늘려갈수록 더욱 좋다고 하십니다. 작가가 모든 인생을 다 경험하고 살 수는 없기에 간접경험을 직접경험인양 내 것으로 받아들여 소화시키고 토해내는 작업을 해야 한다고 합니다. 독서는 닫혀있던 감성의 문을 열어주고 부족한 사고능력을 확장시켜 주며 사물에 대한 이해 능력을 깊게 만들어 준다고 김수현 작가님도 말씀하십니다. 


나의 부족함을 채워주는데 책만큼, 글만큼 좋은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책을, 글을 보는 것만으로도 생각을 확장시킬 수 있고, 내면을 깊이 들여다볼 수 있게 합니다. 한발 나아가 스스로 글을 쓰며 치유의 힘을 얻기도 하고, 자신을 올곧게 바라볼 수 있는 시선을 키우기도 합니다. 또한 이곳 브런치 마을에서 발행으로 한걸음 내디딘 제게 보여주신 작가님들의 관심과 응원은 무한 에너지가 되어 저를 평온에 이르게까지 하였습니다.


그만큼 글의 힘, 말의 힘, 언어의 힘이 강하다는 의미겠지요. 그로 인해 제가 세방 연속 욕심을 부려봅니다. 


저의 후배이자 저의 어깨뽕 최은경 작가의 신간이 나왔습니다. 푸하하하하하하하하하. 더 크고 길게 웃어봅니다. :D 오마이뉴스에서 편집기자로 22년을 살아온 은경이의 곁에는 수많은 시민기자들이 계실 테고, 브런치 작가로 저보다 더 긴 시간 살아온 은경이의 신간발간 소식은 이미 알려졌습니다만, 저이고 싶었습니다. 


이런 제목 어때요? 22년 차 편집기자가 전하는 읽히는 제목, 외면받는 제목


최은경 작가의 신간 "이런 제목 어때요?"를 작가 본인을 제외하고, 제가 제일 먼저 소개하고 싶었습니다. 



최작가의 지난 책 "아직은 좋아서 하는 편집"이 나왔을 때 '나 너 책 다 읽었어'라는 증빙으로 독후감을 은경에게 직접 톡으로 보낸 적은 있지만, 책 리뷰를 쓴 적은 없습니다. 천재작가 류귀복 작가님의 '나는 행복을 촬영하는 방사선사입니다'가 제 브런치에서 유일하게 책을 언급한 쓰기였는데, 이도 책을 구매하게 된 계기와 과정을 서술하였습니다. 오늘 쓰기 역시 책 리뷰는 아닙니다. 다 읽고 브런치마을에 방송해야지 싶어 제목부터 정해놨습니다. 제목을 정해 놓고 나니 욕심이 훅 치고 올라왔습니다. 


07월 29일(월) 알라딘에서 주문하고 08월 01일 목요일에 배송받았습니다. :) 드라마 작가 수업 숙제가 산적하여 숙제부터 내고 보니 하루가 훌쩍 가버리더라고요. 이렇게 시간이 훌쩍 가버리면 최작가의 신작을 제일 먼저 소개할 사람이 내가 아닐 수도 있겠다 싶어 마음이 급해졌습니다. 60page까지 읽다 말고, 산업위생관리기사+산업기사 후기를 쓰다 말고 새창을 열게 된 이유입니다. 


내가 아니어도 되지만, 진심으로 나이고 싶었습니다. 


제목을 먼저 짓게 되면 뭐가 좋을까? 제목을 먼저 짓는다는 건 글쓴이 입장에서는 핵심 내용을 정하고 글을 쓴다는 말이다. 목적지가 분명한 여행은 좀처럼 길을 잃는 법이 없다. 글쓴이가 글의 주제를 제목 한 줄로 정리해 두면 목표한 방향으로 충실하게 글을 써 내려갈 수 있다. 마치 경주마처럼 골인 지점만 보고 쓰게 되는 거다. 분량을 줄일 때도 제목은 좋은 기준점이 되어 준다. 쓸데없는 대목은 빼면 되니까. < 이런 제목 어때요? _ 제목 뽑는 시간_ 제목 먼저 or 제목 나중에_ 중 일부 발췌 >


글을 쓰고, 쓰기를 발행할 때마다 제목은 늘 걸림돌입니다. 어쩌면 제목이 글의 화룡점정일수도 있습니다. 브런치 마을 안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는 제목보다 작가님 그 자체로 글을 접하지만, 그렇다고 하여 제목을 등한시하는 분은 없으리라 생각됩니다. 작가라는 옷을 입었지만 날씨에 맞게, 계절에 맞게, 그날의 온도에 맞게 입는 옷이 달라지는 것처럼 제목 역시 글에 따라 달라지니까요. 게다가 플랫폼을 통해, 검색을 통해 글을 접하는 분들의 선별 기준에는 글의 제목이 선순위에 있으리라 예상됩니다. 


최은경 작가의 신간 「이런 제목 어때요?」는 제목이 걸림돌이 되는 많은 분들께 "단연코, 으뜸이, 기필코" 도움이 될 책입니다. 물론 저의 확신은 저의 후배라서, 저의 어깨뽕이라서, 저의 최작가라서 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22년 차 편집기자가 전하는 읽히는 제목, 외면받는 제목' 소제목 안에는 최은경 작가의 그간 경험이 고스란히 스며있습니다. 


경험이 비록 일면적이고 주관적이라는 한계를 갖는 것이긴 하나 아직도 가치 중립이라는 '인텔리의 안경'을 채 벗어버리지 못하고 있는 나는, 경험을 인식의 기초로 삼고 있는 사람들의 공고한 신념이 부러우며, 경험이라는 대지에 튼튼히 발 딛고 있는 그 생각의 '확실함'을 배우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추론적 지식과 직관적 예지가 사물을 진상(眞相)을 드러내는데 유용한 것이라면, 경험 고집은 주체적 실천의 가장 믿음직한 원동력이 되기 때문입니다. 
몸소 겪었다는 사실이 안겨 주는 확실함과 애착은 어떠한 경우에도 쉬이 포기할 수 없는 저마다의 '진실'이 되기 때문입니다. <감옥으로부터의 사색_ 저마다의 진실 중 발췌_ page 51>


오마이뉴스에서만 22년입니다. 대학신문사 기자 생활을 포함하면 25년도 넘는 시간입니다. 제가 가끔씩 은경이에게 '독한 년'이라고 놀립니다. 생의 반 이상을 편집기자로 살아온 은경이는 저의 어깨뽕을 넘어 제목을 고민하는 많은 분들의 길잡이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자칭 브런치 통장 아리사, 연일 제쳐두고 떠들어 봅니다. 



22년 차 편집기자, 최은경 작가의 신간
「이런 제목 어때요?」가 나왔습니다. 


전작 : 아직은 좋아서 하는 편집 + 신작 : 이런 제목 어때요?

_ 알라딘에서 최작가의 책 '이런 제목 어때요?'를 포함하여 5만원이상(조건있음)구매하여 보냉백과 책모양 정리함을 사은품으로 받았습니다. :D 최작가도 사랑하지만 알라딘 사은품도 몹시 사랑하는 아리사입니다. 


_ 사심 가득한 쓰기이지만, 신나고 행복합니다. 토요일 하루를 이 쓰기에 할애하고 있지만 시간이 아깝지도 않습니다. 흠흠.. 사실 뇌물도 받았습니다. 최작가가 브런치를 통해 작가통장이 두둑해졌다고 글을 올리길래 뱅쇼 사달라 했습니다. 뱅쇼는 없다며 "행복하자 아프지망고" 투썸 기프티콘을 보내왔습니다. :) 호서대학교 꼬맹이가 냠냠 맛나게 마셨습니다.


+ 저의 후배이자, 저의 어깨뽕 저의 최작가(은경)의 브런치 연결합니다. 제 쓰기에 쓰인 '이런 제목 어때요' 책 사진은 최작가에게 받은 사진입니다. 제가 찍은 사진을 올리고 싶었지만, 엄지손톱밑에 때가.. 끙.. 열심히 일한 저의 흔적을 숨기고 최작가에게 받은 사진으로 대체했습니다. :)

https://brunch.co.kr/@dadane/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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