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 샤넬을 꿈꾸는 남편의 목도리

인기에 취하면 약도 소용없다

by 야초툰

남편에게 직접 만든 명품가방을 받기 위해 시작한 프로젝트였기 때문에 몇 주간 휴식기간을 가지려고 했다.

하지만 그 말을 들은 키가주니는 뾰로통하게 입술을 내밀며 말했다.

"물은 들어왔을 때 저어야 하는데.."

무슨 물이 들어왔다는 건가?

자신의 인기의 물?

당연히 나는 남편에게 좀 쉬라고 하면 좋아할 줄 알았는데 서운한 그의 표정을 보며 생각했다.

"인기에 취했군 취했어 이제 약을 먹여도 소용이 없겠군"


그리고 얼마 후 몇 주 뒤 다시 할 거면 천부터 제작해 두어야 기술직인 자신이 주문이 들어왔을 때 바로 만들 수 있다고 나를 압박해 왔다.

"항상 총알은 준비되어 있어야 하는 거야! 너는 어서 니 역할을 해야 해"

다소 주먹을 부르는 말이었지만 나중에는 그렇게 말한 자신의 주둥이를 쥐어뜯으며 후회하는 키가주니의 모습이 떠오르자 복수의 몸짓이 나를 움직이게 했다.

'부들부들'


그놈 목도리 패턴지

1안 ) 고고 샤넬을 꿈꾸는 목도리 2안) 명품 야 솔 가 (야초, 야솔, 가실)

그렇게 패턴지를 만들고 배달이 오기를 기다렸다.

드디어 대망의 날!!

나는 키가주니에게 목도리 디자인에 대한 설명을 하기 시작했다.

"두 개다 목도리 패턴인데 하나는 길게 만들어 술을 달아주고, 하나는 짧게 만들어서 네키 목도리를 만들어 줘"

"두 개나? 술? 뭐 네키? 나이키? 목도리는 처음인데.. 끙"

"기술자가 그건 알아서 해야죠!!"

처음 그 당당한 목소리는 어느새 사라지고 키가주니의 예명처럼 키가 줄어버린 남편이 쭈뼛쭈뼛 천을 받아갔다.

그 뒤는 예상되다시피 시름시름 앓는 소리가 미싱 방에서 들려왔다.


"목도리는... 유튜브에도 없고.. 네키 목도리는 찾았는데 술 만드는 건 없네"

"이거 패턴이 복잡해서 마음대로 가위질을 할 수 없네"

"이거 이거 큰일이네... 가방을 만든 난데.. 곧 고고 샤넬이 될 줄 알았는데...."


그렇게 한 주가 지나고 나는 목도리 하청을 준 것을 까먹고 있었다.

그런데 미싱 방에서 갑자기 이상한 소리가 들려왔다.

"아 이거 안 찍어? 찍어야 할 텐데..."

"????"

"아... 이건 놓치면 후회한다 정말.."

"????!!!"

미싱 방에 들어가 보니 위풍당당한 모습으로 자신을 찍어달라는 키가주니가 의자에 앉아 있었다.

그리곤 갑자기 펼쳐진 미싱 상황극

(아무래도 미싱을 만들기 위해 열심히 봤던 미싱 영상에 중독되어 마치 자신이 코코 샤넬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자! 자!! 이제부터 미싱을 시작할 건데요...."

"뭔데?"

"아이코 이제야 사진사가 오셨네요 자 얼른 찍으세요 저는 준비됐습니다만.."

그리고 다짜고짜 자기를 찍으라며 미싱을 시작했다.

'저 병에는 약도 없다는데... 참.. 연병.. 그놈 참..'

그 모습이 참.. 안타까웠지만 연신 손짓하는 그가 애처로워 보여 카메라를 들어 찍기 시작했다.


키가 주니 그놈 목도리 작업 중

"이렇게 쭉 천 가위로 자른 다음에요... 시침핀을 꽂아서 작업을 하는데요! 아 저기 사진사 아주머니 여기 이거는 동영상으로 찍어주세요. 미싱 영상을 보니까 이렇게 이렇게 찍더라고요"

"쩝쩝.. 아... 네..."

"아 그래 가지고 다음에 또 만들 수 있으니까 미리 본을 떠 놓고 디자이너가 주문한 술도 이렇게 미리 잘라놔야 해요 자 보세요"

"아... 네..."

"이제 가 보세요 완성되면 오세요 자 고고 훠이 훠이"

"아... 네.."

그렇게 완전히 자기 작업에 몰입하여 상황극을 하는 그가 너무 웃기기도 하고 슬프기도 했다.

30분 정도가 지났을까?

드디어 두 개의 완성이라며 완성품을 들고 왔다.

모델: 야초

"오늘도 완성!"

소리 지르는 키가주니에게 주문한 네키 목도리는 어떻게 되었냐고 물었더니 오늘은 작업이 끝났다며 미싱 방에서 도망쳐 버렸다.

"네키! 예끼 이놈! 잡아라!"

을 연신 외쳤지만 고고 샤넬을 꿈꾸는 남편이 새삼 멋져 보였다.


이벤트종료! 다음 번에는 수량 많이 가지고 이벤트 할게요~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