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질과 수단 구분하기
4:30 기상, 미라클 모닝 등의 책을 읽고
가슴이 뛰었던 적이 있었다.
설레던 가슴은 그 다음날 울리는 알람을 끄고
다시 잠에 빠지자마자 차게 식었지만 말이다.
삶의 의미를 찾은 후,
4:30에 일어나기 위해서가 아니라
얼른 하루를 시작하고 싶어서 벌떡 일어났다.
명상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가벼운 스트레칭, 감사일기, 방탄 커피 등으로
고요하고 평온한 새벽 시간을 보낸다.
사실 새벽 6시에 일어나다가 기상 시간을 당긴 이유는
7시면 기상하는 아드님 덕분이었다.
아침 1시간은 뭔가 아쉬웠기 때문이다.
4:30에 일어나자 나는 3시간 정도를 충분히 즐긴 후,
기상해서 내 방으로 눈을 비비며 걸어오는
아들을 꼭 안아준다. 잘 잤냐고 안부도 묻는다.
아들은 한참 안겨있다가 유튜브를 보겠다고 하면
나는 타임 타이머를 돌리고 제한 시간을 알려주고
폰을 쥐어주며 다시 내가 하던 것으로 돌아갔다.
그런데 그러다 남편이 기상하면
알 수 없는 죄책감과 눈치 보임에 사로 잡혔다.
어릴 적 TV가 바보상자였듯 스마트폰을 아이에게
쥐어준다는 것은 나에게 막연한 불안감만 줬다.
나는 불안한 내 감정을 알아차리고
뭔가 환경설정을 다시 해야 함을 느꼈다.
그래, 아이에게도 미라클 모닝을 해주자.
나는 아이가 기상하면 내가 하던 일을 내려놓고
30분 간은 아이와 눈 마주치고
어린이 확언을 같이 따라 한다거나
성경 동화를 읽어주기로 계획했다.
그리고 오늘 아침,
아이는 눈을 비비며 나에게 걸어왔다.
그리고 유튜브를 바로 찾는다.
“주원아, 어젯밤에 엄마가 얘기해줬지? 오늘부터는 엄마랑 30분 시간 보내고 보여줄 거야.”
아이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싫어. 지금 바로 유튜브 볼래.”
“안돼. 엄마랑 약속했잖아.”
정확히는 나의 통보였다.
“싫어 싫어~~”
아이가 칭얼거리며 내 무릎에서 벗어났다.
나의 마음은 순간 또 시작이네, 안돼 무조건 해야 해라는 마음에 휩싸였다.
“너 진짜! 얼른 다시 앉아. 맴매해 엄마가.
다 너 위해서 하는 거야.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유튜브 보면 안 좋은 거야!”
말하면서도 이게 아닌데 아니야 인데 입은 좀처럼 멈추지 않았다.
‘하… 이게 아니야. 너 진짜 중요한 걸 잊고 있다.’
아이의 눈은 이내 슬퍼진다.
‘내가 하려던 건 그런 방법론적인 게 아녔잖아.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아이의 마음에 힘을 주려던 거였잖아. 차라리 아무것도 안 하는 게 나았다. 하..’
“주원아, 정말 미안해. 엄마가 또 화냈다 미안.”
“엄마가 하려던 건 사실 주원이가 일어나자마자 엄마가 너를 많이 사랑하고 너를 믿는다는 얘기를 해주고 싶었고 너랑 눈 마주치며 시간을 보내고 싶었던 거야.”
아이는 고맙게도 웃으며 고개를 끄덕여준다.
“우리 매트에 누워서 같이 스트레칭해볼까?”
우스꽝스러운 스트레칭을 한 후,
다시 아이의 눈을 바라보고 얘기해 준다.
“오늘 하루 엄마가 늘 주원이 사랑하고 응원한다는 거 잊지 말고 엄마가 말했지? 뭔가 안돼서 짜증 날 때, 무슨 일이든 처음부터 잘할 수는 없고 아주 많이 해야 잘할 수 있는 거라고. 그리고 우리 주원이는 뭐든 할 수 있고 뭐든 될 수 있어.”
“응, 그 얘기 어제 내가 아빠한테도 해줬어. 아빠 골프 치고 왔을 때.”
“ㅋㅋㅋ그래 잘했다. 이제 가서 유튜브 봐도 돼. 엄마는 다시 일할게.”
아이는 신나게 폰을 받아서 거실로 나간다.
나는 이렇게 매일 실수한다.
내가 4:30 기상, 미라클 모닝에 대한 책을 읽었을 때도
내 마음이 설렜던 건
나도 삶의 의미를 찾고 활기차게 생활하고 싶은 열망 때문이었다
그때는 이 본질을 모르고
다음 날 알람을 끄는 나에게
‘그렇지, 넌 절대 못하지.’
모진 말을 하며 실패의 경험 하나를 추가했을 뿐이다.
나 이렇게나 잘할 수 있는 사람이었는데 말이다.
그리고 나는 안다.
이 글을 보는 모든 분들은
나와는 크게 다르지 않은 사람들이란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