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각을 활짝 열며, 진짜 나를 마주한 시간
성긴 그물로 매번 물고기 한 마리를 잡지 못하고, 허탕치는 날이 많던 나는
어느 순간 깨달았어.
'아... 주변에 내 행동이 잘못되었다고 알려주는 어부도 없고, 물고기도 없구나...'
시원한 바람에 나뭇잎이 흔들리는 호수로 스스로 자리를 옮겼어.
그곳에는 낚시를 잘하는 어부들이 많았지.
환경을 바꾼 후에야 나는 하루에 한 마리의 물고기를 잡게 되었어...
자리를 옮긴 곳에는 (= 환경을 바꾼 곳) 뜨거운 여름을 살아내는 어부들이 많더라.
나 역시 그들을 보여 <끝까지 낚시하는 행위>를 멈추지 않았어...
12월은 그렇게 나의 성긴 그물을 인정하고, 감각을 애써 열어야 함을 깨닫고,
허탕만 치던 지난날의 나를 마주한 시간이었지...
12월에는 2박 3일의 도쿄 스터디 트립이 있었어.
다녀와서 졸업논문이라는 이름으로 글을 7편 발행했는데.
내 감정과 행동을 계속 복기하고 기록으로 남기는 작업을 통해 진짜 나를 마주했어..
새해가 밝았고 어느새 12일이 지났지만, 다듬을수록 선명해진 ‘12월의 생각’을 너에게 보내…
<목차>
1. 감각을 열어젖히는 법을 배운 도쿄
2. 목표가 없어진 나는 '환경'을 세팅했다.
3. 자신을 가장 모르는 것은 자기 자신
4. 끊어내야 방향이 정해진다. 단정(斷定) 한 삶
다이칸야마 츠타야.... 2023년 처음으로 <라이프스타일을 판다>을 읽게 되었어.
나에게 <큰 산이었던 소정샘의 10년 전…> 다이칸야마 츠타야를 보고
이곳에 자신의 앞길이 있다는 직감이 들었데…
<돌아오는 비행기 티켓을 취소하고 스타벅스 자리에 앉아 엉엉 울었다>는 말은
나에게 오래오래 남았었어.
‘얼마나 대단한 기획물일까? 얼마나 대단한 공간이길래 돌아오는 티켓도 취소하고, 그곳에 주저앉아 엉엉 울었을까?’
주차장의 크기는 (일본의 땅값, 역사를 전혀 모른 채) 나에게 여주아울렛의 주차장 크기로 상상되었었지...
(소정샘이 나에게 얼마나 큰 존재인지 알겠지? ㅋㅋㅋ)
그녀는 울었던 곳에서 나는 실망을 했지...
‘여기라고? 내가 상상하고 기대했던 곳이 고작 이규모에 이런 스케일이라고?’
하지만...
소정샘과의 만남에서 그녀가 던져준 힌트들을 2년간의 공부로 다행히 알아들을 수 있었지.
그리고 깨달은 거야...
왜 그녀는 울었고, 나는 실망했는지...
감각을 닫고 살았던 나와 온 감각을 열고 살았던 소정샘의 차이...
아이비 플레이스에서의 식사 자리에서도 그녀와 황호 님의 대화를 절반도 알아듣지 못했던 나는,
여행 후 녹음한 내용을 복기하며 뒤늦게 깨달은 거야.
그녀는 모든 감각을 열어젖히고 삶을 설계해온 사람이었고,
나는 육아를 핑계로 이 스터디 트립을 온전히 휴식으로 받아들이고 모든 감각을 철저하게 닫았다는 것을...
그런 태도가 내 생활 전반을 지배하고 있었다는 것을...
처음부터 주체적이지 않았던 이번 여행에서
‘기록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최고의 종이에 커스터마이징한 잉크, 만년필의 경험이 꼭 필요한 걸까?’생각했었거든…
혜인 님의 추천해 주신 카키모리.. 사실 안 가도 그만이지.. 싶었는데
막상 그곳에 가보니 (영상으로만 보았던 것과는 확연하게) 생각이 달라지더라...
글라스닙 8000엔 정도의 투자는 해봐야 열리는 감각의 세계가 있구나...
도구의 사치가 아니라 저 너머 감각의 세계에 대한 가격 책정이겠구나…
<나의 태도 변화>였지...
한 번쯤은 경험해야 한다는 무지 호텔은 어떻고???
진짜 학습은 경험을 통해 비로소 이루어진다는 것을 알겠더라니까
객실에 들어갔을 때 나는 은은한 오크 향, No Gorgeous! No Cheap! 100년이 넘는 폐선박을 개조하여 레스토랑 벽면에 세우고, 전차의 바닥돌을 가지고 로비의 벽면을 꾸민 것. 화려하진 않지만, 진짜 무지가 내세우려는 것은 시간의 레이어... 절대 따라 할 수 없는 ‘시간의 가치’였지...
한국에도 비슷한 호텔이 하나 생각나더라!
광명에 있는 라까사호텔...
까사미아에서 만든 호텔로 처음엔 '까사미아 가구를 체험하는 쇼룸 형 호텔'을 목표로 만들어졌지만 2018년 1월에 신세계에게 까사미아가 매각이 되고,
라 까사호텔은 신세계 계열사가 아닌 상태로 2018년 11월에 오픈을 한 거야...
애초 목표와는 달리 시작부터 무지와는 다른 길을 걸은 것이지....
이곳의 창업자의 생각대로 운영되었다면, 지금은 전국적으로 주목을 받지 않았을까? 아쉽더라.. 나도 그곳에서 돌잔치를 할 수 있는 장소로만 여겼지.. 생활용품과 가구의 체험 쇼룸이 애초 설립 목표였다는 것을 전혀 몰랐으니까
그리고 시부야 사우나즈,
여기서 나는 내 감각을 난생처음 스스로 깨워보았어. 한발 한발 계단으로 내려가면서 발끝부터 목까지 냉탕에 잠기게 되는 경험은 감각을 열어젖혀주면서 사운즈방에서 청각이 촉각으로 바뀌는 경험을 했지...
나는 그때 깨달았어.
감각이 닫혀있는 게 아니라, 그저 열어본 적이 없어 여는 방법을 몰랐구나...
감각을 깨우기 위해서라도 몸으로 직접 부딪치고 경험해야겠구나...
그리고…
1년 내내 나를 괴롭혔던 '기회를 놓쳤다'는 한마디에서 비로소 자유로워졌어.
Wander, Explore and Discover... 경계가 없던 팀랩 보더리스,
어떤 것이 나올지 기다리고 있을지 어떤 감각을 건드릴지
상상도 할 수 없었던 그곳에서
나는 두려움 없이 각 방을 넘나들며 헤매고, 경험하고, 스스로 발견하는 걸 깨나 즐기더라고.
충분히 헤매는 시간... 삽질하는 시간... 그건 시간 낭비가 아니라, 필수적인 과정이라는걸...
기회를 놓친 게 아니라, 나는 스스로 헤매는 시간을 선택한 거야....
[키워드] 감각의 역치, Wander Explore Discover, 직접 경험해야 열리는 학습의 세계
나의 달리기 사랑... 모두 알고 있지?
새벽런을 가장 좋아하는데, 지난 11월에 풀 마라톤을 완주 후에
<남들처럼 빠르게 매일 달리다가는 내 에너지를 옳은 곳에 배치하지 못하겠구나...> 깨닫고
그래서, 더 이상 풀마라톤을 목표하지 않고,
‘주 2~3회 새벽런을 하면서 달리기를 <도구>로 사용해야겠다.’
결심을 했어.
그런데, 결과는???
11월, 12월 내내 새벽런을 한 번도 나가지 못했어.
알람만 들어도 눈을 번쩍 떠졌던 나는 새벽에 도저히 일어날 수가 없더라고...
목표 부재로 의지가 없어진 내가 <달리기>를 도구로 사용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까?
그때부터 나는 <남에게 좋은 사람이고 싶은 내 구린 욕구>를 이용해 환경을 설정했어.
새벽런을 반드시 나가기 위해서 "같이 나갈 친구"를 찾았고,
2026년 로마 팀과 함께 훈련을 시작했어.
좋은 사람이고 싶은 구린 욕구가 이렇게 순기능으로 작용하네?
역시나, 로마팀과 만나기로 약속한 날은 이를 악물고 나가게 되더라고. ㅋㅋㅋㅋ
(내가 약속을 어기면 남들이 나를 어떻게 볼까? 이 마음을 역이용한 거야! 남들의 시선을 의식하는 나는 역시나 타인과 약속을 한 날에는 기어코 눈곱을 떼고 달리기를 하러 나갔지)
그리고, 서원이 지온이에게 보여주고 싶었던 것은 <좋은 어른의 뒷모습>인데,
로마 팀과의 달리기는 좋은 어른들이 대거 포진한 거 알아?
지온이는 그곳에서 처음으로 6킬로 이상 쉬지 않고 달리는 PB를 달성했고,
나이키 러닝 이장섭 코치님과 함께 달리던 서원이는 <최고의 동료는 가족>이라는 말을 듣고, 일기에도 썼지...
좋은 어른이 사명이고,
그런 환경에 아이들을 데리고 가는 나의 고집은 꺾이지 않을 거야.
아이들의 마음에 단단히 뿌리내릴 때까지
[키워드] 환경 설정, 좋은 어른 앞으로 나아간다.
자신을 가장 모르는 건 자기 자신
내가 도쿄에서 아이들을 주려고 사 온 주토피아 300피스 퍼즐이 있거든?
퍼즐이 그렇게 힘들고 빡센 줄 몰랐다…
어른인 나도 퍼즐 맞추다가 인내심이 동이 나는데, 아이들은 오죽하겠어?
무엇이든 완벽하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아이들…
특히 지온이는 “나는 못해” 자신을 믿지 못하며 엉엉 울더라고.
“지온아! 충분히 잘할 수 있어.”라는 엄마 말에
그 어려운 걸 혼자 2일 만에 맞추더라니까?!!!!!
지온이는 퍼즐 천재야!!! 이걸 자기만 모르고 있더라.
나도 그렇지 않을까?
내 능력을 나만 모르고, 지레 겁먹고 내 자리가 아니라고 의심하고 또 의심하는 건 아닐까 싶더라…. 여기 내 자리 맞아!!! 스스로 자신을 가장 믿는 사람이 되고 싶어.
행복한 잔상의 대물림
어릴 적 친구 집에서 본 한 장면이 있어. 사실 별거 아닌데,
친구의 오빠가 공부를 하다 나와서 어려운 단어를 엄마에게 묻고,
친구 엄마가 친절하게 대답해 주시던 모습…
그땐 그게 모 그리 대단해 보이고 부러웠는지… (부모가 자식에게 혜안이 될 수 있다는 걸 그때 처음 본 거야)
평생의 잔상이었는데,
시간이 흘러 내 아이들이 나에게 질문할 때
그 잔상이 지금의 내 모습과 겹치더라고.
‘아… 그 행복한 잔상 속의 엄마가 지금의 <나>구나.
내가 꿈꾸던 모습으로 살고 있어서 참 행복하더라…
[키워드] 내 자리, 퍼즐 천재, 잔상
2025년 스스로가 이건 진짜 뿌듯하다. 멋있다고 생각한 것은
유홍준 교수님의 <추사 김정희> <안목> 책과
고 최순우 선생님의 <무량수전 배흘림 기둥에 기대서서>를 읽은 거야…
안목을 쌓고자 했던 노력은 어려웠지만,
추사고택과 영주 부석사에 책을 읽은 친구들과 가서 진짜 지식으로 연결되게 만들었고,
책 속의 내용이 실제 나의 안목이 될 수 있도록 무던히 노력했지…
그러면서 갑자기 뭐든지 대충.. 남들이 하는 것처럼만 했던 나의 결혼식이 스쳐 지나가더라…
드레스도 예식장도 그리고 스튜디오 촬영도 화려함과 심플함의 차이를 이해 못 하고,
적당한 가격에서 남들이 어떤 결정을 하는지를 묻고 그대로 했었어…
그래서 후회했고, 디테일을 인지하지 못하는 무지였지.
도쿄 스터디 트립을 앞두고, 강남역 무인양품 매장에 직접 가서
“무인양품의 구조가 무엇이냐?”라는 질문을 던지고 본사와 통화하면서 알게 되었어.
그들의 정신과 상품성의 디테일…
굳이 떠벌리지 않아도 조용히 걸어가는 무인양품의 길…
이제 나는 더 이상 다이소와 무인양품을 비교하지 않아. 비교 자체가 의미가 없는걸 아니까..
무인양품의 제품력을 믿고 사랑할 수 있게 되었어.
(그들의 제품 디자인이 내 마음에 쏙 드는 건 아니야. 그것과는 별개 ㅋㅋㅋ)
디테일하게 파보고,
좋은 것을 많이 보고,
정신까지 읽어야
안목이 쌓이고 진짜가 보이더라…
다시 돌아가 결혼식을 한다면, 그렇게 대충, 남들이 하는 것이 기준이 되는 선택은 하지 않을 거야. 기준이 가격인지, 퀄리티인지 스스로 정하고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안목…
정말 2025년은 안목의 초석을 세운 해다. (흑흑 감격)
단정(斷定). 끊을 단, 정할 정. (생각 구독의 한 구절이야)
단정한 삶… 2026년의 내가 가고자 하는 방향이야.
내 삶은 너무 지저분해… 걸리 적 거리는 것들이 너무 많아.
얼마 전까지만 해도 단정해지기 위해서 술을 끊고, 너저분한 인간관계에서 좀 냉정해져야 한다고 생각했거든 (물론, 절주도 필요하고 + 모든 인간관계에서 라이트 해지는 결심도 필요하지)
그런데, 내가 진짜 끊어야 할 것은 <모든 사람에게 좋은 사람이고 싶은 인정욕구>야.
이걸 끊어내야 비로소 남 눈치도 덜 보고
나의 삶의 방향이 정해질 테니까
때로는 일론 머스크처럼 소시오패스가 되길 바라기도 해
모든 사람을 챙기려는 이 약한 마음 때문에 에너지를 다 쓰고
내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것일 테니까…
완벽하게 사라지게 할 순 없겠지만,
강도 조절을 시작해서 단정하게 살아가고 싶어.
[키워드] 디테일, 단정, 실천
2025년 딱 하나만 기억하라고 하면,
나는 로마 마라톤을 아이 둘을 데리고 완주했던 그 무모함이야.
체력적으로 너무 많은 것을 잃어서 에너지의 유한함을 그때부터 신경 쓰게 된 것 같아.
지금 생각해도 ㅋㅋ 아무것도 몰라서 혼자 아이 둘을 데리고 갈 수 있었다. 진짜..
무식한 게 용감하다고, 예측이 불가능했기 때문에 용기를 냈고
2025년 최고의 순간이 되었어.
로마와 뉴질랜드에서 아이들과 보낸 시간
도쿄에서의 감각 깨우기
번데기 안에 웅크리던 시간이었지만, 그 안에 있던 나는 나비였어.
(원지수님의 이야기가 요즘 유독 마음에 남네…)
동시에 한순간도 ‘좋은 어른’이 되고자 하는 마음을 내려놓은 적이 없었지.
2025년 참 잘 살아냈다.
그리고 2026년은 내 자리에 대한 의심을 거두고,
틀을 깨고 실천하고 변화하려 해… (일종의 선전포고야 ㅋㅋㅋ)
닫혀있던 감각의 역치를 스스로 낮춰서
매번 책으로 영상으로만 읽고 본 지식이 아니라
몸으로 살아내는 경험(Wander, Explore and Discover)만이
진짜 나를 만드는 학습 자본이라는 것을 알게 된 12월.
감각을 열려는 행위를, 그리고 내 그물을 던지는 행위를 멈추지 않을 거야…
안녕 2025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