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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범한 엄마 Apr 26. 2022

사교육 시간입니다.

나의 아이는 평범하지 않다.

나의 아이는 평범하지 않다.


 직장에서의 하루 업무를 바삐 마치고 아이를 데리러 가는 길, 유치원 앞은 이미 노란색 차로 가득하다. 태권도, 미술, 영어, 피아노, 발레 등 샛노란 승합차에 학원명이 화려하게 장식된 학원차는 신 나는 유치원 활동을 한 우리 아이들이 그 공간을 채우길 기다렸다.


 씩씩하게 학원 선생님을 따라 가는 아이들, 학원 가방을 메고 한 줄로 서서 따라가면서도 꽃도 봐야하고 나비도 봐야하고 집에 안 가고 여즉 모래놀이하는 친구도 봐야하고 바쁘기만 하다.

인솔하는 선생님은 혹여 아이가 길을 잃을까 아이의 눈길보다 더 분주하다.


 나의 아이도 사교육을 받는다. 물론, 평범하진 않다. 우리는 보통 그 곳들을 센터나 병원으로 부른다.


 나의 아이는 언어치료, 감각통합치료를 받는다. 병원에 속한 언어치료실에서 그리고 발달교육센터에서 수업을 듣는다. 매 수업은 1대 1로 40분간 이뤄지고 보통 10분의 상담 시간이 있다.

 소근육, 대근육, 인지, 균형, 전정기관 자극 등 내 아이에게 필요한 기능들을 공부한다. 콩순이와 뽀로로, 핑크퐁 장난감은 물론이고 밸런스 볼, 트램펄린, 사다리 등 여러 도구와 기구를 교구로 사용한다. 내 아이가 경험한 치료를 위한 교실은 1~2평 정도이며, 대부분 놀이방처럼 꾸며져 있다. 물론, 어느 곳은 경악을 금치 못할 환경이기도 하다.


  평범한 사교육을 받을 때, 피아노를 예로 든다면 한달에 13만원 정도라면, 평범하지 않은 나의 아이가 받는 사교육은 병원의 경우 1회에 7만원 9백원이다. 그리고 센터는 4만원이다.


  다행히도 병원은 실비로 청구가 가능해 1회에 2만원대로 치료비를 낮출 수 있었고, 센터의 경우 교육청 지원비로 달에 3회 정도 수업비는 무료이다. 그렇다고해도 상당한 금액이다. 우리 아이처럼 평범하지 않은 아이들은 평일 거의 대부분 사교육을 받기 때문이다.  나의 아이는 주 4회 사교육을 받는다. 대충 계산해도 일주일에 7만원 정도의 교육비를 지출하는 셈이다. 그래도 아깝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린 조금이라도 교육적인 자극을, 더 늦기 전에, 자주, 반복적으로 주고 싶은 엄마들이기 때문이다.


 영재가 되기 위해서가 아니다. 취미 생활을 시키기 위함이 아니다. 그저, 평범하게 살 수 있도록 사교육을 시킨다.


 치료실 앞에 앉아 기다리며 문 틈새로 새어 나오는 아이의 목소리를 들으며, 우리 아이 잘하고 있다고, 힘내라고  마음 속으로 응원한다. 열심히 수업 받고 저 문 열고 나오면 잘했다고 엉덩이 팡팡 두들겨 주기 위해 엄마는 설렌다. 그리고, 이 긴 기다림이 끝이 보이길 늘 바라고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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