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황우 Apr 17. 2024

남고괴담

교단일기 66화

 *작년 말에서 올해 초 ‘광명도서관 시민작가’ 모집에 응모하여 독립출판을 공부해 책을 출간했다.

그 후 남겨진 원고를 더 정리 편집하여 재출간을 목표로 작업 중이다.

현재 모두 109화까지 진행 중이다.

기존 출간 책이 65화까지였으니 그사이 44화의 에피소드를 더 추가한 것이다.

새로 편집할 책은 소재, 주제별로 비슷한 유형끼리 묶은 후 거기에 각 화 별로 짤막한 수필형식의 글을 추가할 요량으로 준비 중이다.

아직 유형별로 묶지 않았고( 전체 작업 후 분류) 만화와 나란히 병립해 들어갈 소재별, 주제별 글은 미완성 상태지만 여기 브런치에 너무 오래 글을 올리지 않고 있어 오늘부터 가끔 올릴 생각이다.




  이 만화는 흥행에 성공하고 큰 이슈가 되었던 영화 ‘여고괴담’ 시리즈의 첫째 편이 개봉(1998)되었을 무렵 그려진 만화입니다. 물론 지문과 대사는 현재에 맞게 조금 바꿨습니다. 영화의 배경 중 한 곳으로 음침하고 괴기스럽게 연출된 미술실을 빌려 미대 입시를 비판해 보았습니다.     


80년대 고딩 시절 미술학원이나 화실은 석고상 외곽을 본떠 창문을 장식하는 것이 국룰이었다. 우리의 관념이란 얼마나 더디고 견고한지 그것도 석고 색을 본뜬다고 무채색 일색이어서 간혹 칼라풀한 유채색 간판이나 창 장식을 만나면 박수를 보낼 만큼 놀라운 경험이었다.     

 

미술 관련 드라마나 영화, 기타 인쇄 매체 등 미술을 소개, 은유하여 시각적 표현을 할 때 꼭 빠지지 않는 소품이 서양 석고이다. 아그리파. 쥬리앙, 비너스, 칼라카라, 미켈란젤로 등등... 그만큼 근대화 이후 미대 입시가 생기면서 반세기 넘게 서양 석고로 실기시험을 보았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미술의 기본기를 쌓는데 최고의 소재는 인체이고 그대 체제로서 손쉽게 선택된 것이 석고로 만든 인체 모형이었을 것이다.      


내가 선생이 되고도 한참 동안 석고 소묘 위주의 미대 입시는 계속되었다. 각 학교의 미술실에는 석고상이 즐비했고 없으면 왜 없냐는 소리를 들을 정도였다. 언젠가 내가 근무하던 학교의 교감선생이 “ 우리 학교 미술실에도 석고를 많이 사드려야지!”라는 공치사한 것이 아직도 또렷이 귓가를 맴돈다.     


몇 년 전 명퇴한 고교에서도, 또 그 이전 학교에서도 미술실 박스형 사물함 위에서 석고상이 아래를 내려다보며 고고하게 존재를 과시했다. 2000년대 무렵부터 사라진 석고소묘 위주 입시제도의 변화로 또한 교육과정상 석고를 활용하는 일이 1년이면 거의 없는데도 말이다.     


아! 마지막 근무처인 학교에서는 가을 축제 때 도서반 아이들이 ‘유령의 집 ’ 디스플레이할 때 빌려 가 피 칠갑 장식과 함께 연출을 하곤 했다.     


여하튼 매우 오랜 기간, 현재까지도 석고상은 곧 미술을 연상하는 빠질 수 없는 사물이라 할 수 있습니다.          

작가의 이전글 작업실 통신 24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