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렬과 푸틴은 모두 아마추어 정치가였다. 단 한번도 정치를 해 본 적이 없던 푸틴은 KGB 국장으로 일하던 중 갑자기 옐친에 의해 1999년 8월 총리가 되었고, 2000년 3월 26일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되어 정치에 입문한지 1년도 안 되어 대통령이 되었다. 그것도 단 한 번의 투표로.
윤석렬도 마찬가지다. 1년 전까지만 해도 검찰 총장으로 재직하다, 갑자기 정치판에 뛰어들어 단 한 번의 대선으로 대통령이 되었다.
하지만 푸틴보다 윤석렬은 훨씬 더 어려운 상황이다. 푸틴은 2000년 당시 53%의 지지율로 29%를 득표한 공산당 당수 겐나디 주가노프를 압도적으로 누르고 당선되었지만, 윤석렬은 2위 이재명과 겨우 0.8% 차이로 이기고 대통령이 되었다.
거기다 윤석렬은 노사모, 대깨문?? 같은 절대적인 지지세력이 없다. 박근혜처럼 박정희에 대한 향수를 가진 보수층마저 윤석렬을 뽑은 이유는 윤석렬이 좋아서가 아니라, 문재인과 이재명이 싫어서일 뿐이다.
기존의 국민의 당 정치 세력 또한 같은 편이긴 하지만, 사실상 윤석렬은 무소속에 가깝다. 선거 기간 내내 당대표인 이준석이 윤석렬과 얼마나 다투었는가. 윤석렬은 국민적 지지도 없을뿐 아니라, 당내에서도 입지가 없다. 이제 그를 도왔던? 각종 인간들이 찾아와 계산서를 내밀 것이다.
윤석렬은 대통령이 되었지만, 상대는 180석의 거대 야당이며 경쟁자였던 이재명 후보는 여전히 건재하
윤석렬이 조금만 잘못하면, 상대 당은 물론이고 같은 당 내에서도 그를 가차없이 버리고 다음 대선을 준비할 생각을 하고 있다. 다들 그를 바지사장으로 생각하고, 자신의 잇속을 챙기기에 바쁠 것이다.
그런 상황 속에서 진정으로 윤석렬을 지켜줄 사람은 아무도 없다.
윤석렬이 자신을 지킬 단 하나의 무기는 푸틴이 KGB 수장이었던 것과 같이 그가 검찰총장 출신이라는 것이다. 푸틴이 대통령이 되었을 때 그의 손에는 각종 기업과 정치인의 비리가 담긴 파일이 있었다. 그렇기에 그는 취임하자마자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 민영 언론사를 압수수색하고, 각종 기업들을 조사하면서 국민적 인기를 가져갔다.
마찬가지로 윤석렬이 검찰을 이용해서, 적들을 공격하기 시작하면 이에 상대를 제거하는 동시에 지지세력을 얻을 수 있다. 언제나 적을 공격하는 것은 내부 세력의 결속을 가져온다. 거기다 같은 당으로 계산서를 들고 오는 이들에게는 각종 낙하산이나 특혜 대신 한 마디 하면 된다.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루비콘 강을 건널 때 한 말이 기억난다.
"이 강을 건너면 인간 세계가 비참해지고, 건너지 않으면 내가 파멸한다."
<지옥의 문을 지킨다는 켈베로스>
윤석렬이 견찰이라는 칼을 휘두르면, 대한민국은 수십년전의 검찰 공화국으로 후퇴할 것이다. 하지만 그가 칼을 휘두르지 않으면, 아무도 그의 말을 따르지 않을 것이다.
지금 윤석렬은 홀로 루비콘 강 앞에 홀로 서 있다.
그가 강을 건너면 한국이 불행해지고, 건너지 않으면 그가 파멸할지도 모른다.
그가 당선된 날, 문득 나는 그의 선택이 궁금해진다.
이것으로 푸틴 시리즈를 마치고, 다음부터는 본업인 의학으로 돌아가겠습니다. ^^
우연히 텔레비전 생방송에 나온 건 안 비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