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강력한 마약, 권력

-푸틴 마지막 이야기-

by 빛나리의사

대통령이란 직책은 그에게 슈퍼맨 슈트 같았다. 대통령이 되자마자 그는 너무도 능숙하게 권력을 장악했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그는 대통령 취임 나흘 만에 자신에게 비판적이었던 민간 언론사인 미디어-모스트 본사를 압수 수색했다. 흔히 말하는 언론에 재갈을 물리는 것으로 자신의 대통령 임기를 시작했다.

그다음은 경제, 아니 돈이었다. 당시 러시아를 주름잡고 있던 올리가르히(소련 붕괴 당시, 각종 공기업을 관료들에게 뇌물을 주며 헐값으로 인수해 부를 축적한 집단)에게 압력을 가하기 시작했다. 물론 푸틴의 측근들은 이를 기회로 삼았다.


“1990년에 이루어진 소련 해체 이후 첫 자산 분배 과정에서 자신들이 소외되었지만, 두 번째 기회는 절대로 놓치지 않겠다”는 결의로 가득 차 있었다. 315page


기존의 올리가르히가 쇄락하고, 푸틴에게 협조하는 새로운 올리가르히가 등장했다. 어차피 돌려막기였다.

<좌: 푸틴에게 반대하며 퇴락한 구 올리가르히인 베레조프스키, 우: 푸틴에게 협조하며 뜬 새 올리가르히 로만 아브라모비히>

그는 정적들을 번거롭게 재판하는 대신 암살하기 시작했다.

이에 '푸틴의 홍차'라는 말이 등장했다. (푸틴의 홍차는 정부를 비난하던 전직 FSB 요원인 알렉산드르 발테로비치 리트비넨코가 호텔에서 차를 마시고 방사능 물질인 폴로늄에 노출되어 죽은 사건을 뜻한다.)


<허수아비 대통령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3선이 금지였기에 꼭두각시 대통령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를 내세워 잠시 대통령직을 물려준 후, 다시 대통령이 되었다. 세 번 연속 대통령이 금지였지, 3번 대통령을 하는 건 괜찮았다. 그리고 2021년에는 헌법마저 개정해 장기 집권이 가능하게 했다.


권력을 강화한 그는 본격적으로 자기 욕심을 챙겼다. 한 때 오백만 원을 위해 담요를 덮고 불 속으로 뛰어들었던 그는 이제 수십조 원의 재산을 축적했다.

https://www.mk.co.kr/news/world/view/2022/02/185314/

거기다 나쁜 남자라면 으레 빠지지 않는 스캔들까지 일으켰다. 그것도 2004년 올림픽 리듬체조 금메달 리스트이자, 남성 잡지 맥심의 표지 모델까지 한 알리나 카바예바와. (당연히 전 부인인 류드밀라와 이혼했다) 의리 하나만은 최고였던 푸틴은 그녀에게 국회의원과 친여 성향의 미디어 사장 자리에 앉혔다. 연봉은 120억 전후였다.

<그녀도 확실히 평범한? 체조 선구가 아니다>

이로써 언론 탄압, 정적 암살에 이어 비리 재산 축적, 여자와의 염문까지 일으키며 독재자의 모든 것을 갖추었다. 하지만 푸틴은 그것으로 멈추지 않았다. 20년 넘게 권력에 취한 그는 끝으로 전쟁까지 나섰다.


전쟁은 마약이다. 마약은 처음에는 자신이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는 고양감과 지치지 않는 활력을 준다. 이에 많은 예술가들이 마약에 빠진다. 하지만 마약은 끝내 사람을 파멸시키고 만다. 가장 강력한 권력이라는 마약에 취한 그는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 몰입했다. 그의 마지막이 궁금해진다.



전편. 푸틴 세번째 이야기

https://brunch.co.kr/@sssfriend/5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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