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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omJeong Jan 13. 2022

블록체인 개발자로 살아가는중입니다. - 4

글을 쓰게된 순간

 언제부터인지 네이버 블로그에 개발에 대한 글을 쓰고, 미디엄에 블록체인 관련 글을 쓰고, 고맙게도 조수현님을 만나 개발 서적도 써보고, 경희대 블록체인 학회에서 만난 친구 덕분에 국내 블록체인 플랫폼 관련된 책도 써보고, 지금도 글을 쓰고 있다. 재밌는건 이런 글들 모두 끝까지 마무리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내 실력에 의문이 생겼던 적도 있고, 바쁘다는 핑계로 마무리 못했던 적도 있고, 외부 여러가지 요인에 의해서 핑계를 대며 마무리를 깔끔하게 짓지 못했다.


 네이버 블로그에 글을 썼을때는 블록체인 기술 동향과 지갑을 사용해 ICO를 하는 방법, 스마트 컨트랙트 개발 방법 등을 글로 썼다. 처음에는 내가 아는 블록체인 지식을 여러 사람에게 알려서 국내 블록체인 업계에 많은 사람들이 유입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따위는 없었다 사실. 그냥 내가 머릿속으로만 알고있는 기술을 정리하고 싶어 글을 썼다. 내가 이해하고, 개발하고, 그 순간 어떤 느낌이였는지 기록하는 일기 정도로 꾸준히 글을 썼던것 같다. 한번 연락을 받았다. 이거 그대로 복사해서 ICO를 하는 사람이 있다고. 무언가 잘못되었다 생각했다. 무서움에 글을 모두 비공개로 내렸었다. 한참이 지나고, 한빛출판사 데브그라운드에서 강연을 했다. 강연 이후 참석자와 만남을 가졌던 적이 있었다. 거기서 한분이 내 블로그 글을 보고 공부하여, 블록체인 회사에 취업했다고 한다. 무언가 가슴에서 끓어 오르는것이 생겨났다. 블로그 글을 다시 살펴보고 혼자서 모든걸 이해하여 수정하지 않으면 사용하기 힘든, 퀴즈같은 형태의 글로 변경했다. 댓글로 많은 사람들이 질문을 달았고, 안되는데요 라고 하는 사람들과 소통하며, 블록체인에 대해 진정성 있는 사람들에게만 알려주었다.


 미디엄에 글을 썼을때는 블록체인에 대한 자신감이 한창 높아져 있었다. 많은 사람들과 소통했을 때 내 생각이 맞고, 이 생각은 미래에 큰 돈이 될 것이다 생각했다. NFT와 NFT거래소, 이를 활용한 게임에 대해 글을 쓰며 내 생각을 정리했다. 이 정리한 글이 힘이되어 블록체인 해커톤에서 수상을 했다. 이후 투자를 받아 NFT 게임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하지만 쫄딱 망했다. 이 경험은 빚이되어 나에게 돌아왔다. 자만했었나? 내가 틀렸었던 걸까? 지금 NFT와 NFT거래소, NFT 게임에 대한 수요가 이렇게 높은데 조금 늦게 시작할걸 그랬나? 단순히 nftbay.com 이라는 주소를 계속 유지만 했어도 나는 좀 더 한걸음 나아가지 않았을까? 내가 가지고 있던 미디엄 계정을 비탈릭이 팔로우 했는데, 그 계정을 계속 가지고 있었다면 여러 대단한 사람들이 연락을 주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과 후회가 꼬리를 꼬리를 물고 나를 괴롭혔다.


 EOS 개발 서적도, 국내 플랫폼 관련 서적도 내가 스타트업을 운영할 당시 개발에 너무 빠져 있어 집중하지 못했다. 하루 시간을 내서 글을 쓸 필요를 느끼지 못했고, 이보다 개발쪽에 리소스를 더 많이 들이길 원했다. 꼭 성공할거라 믿고 달렸고 이를 위해서 책을 쓸 시간이 없다 생각했다. 이전에 생각의 정리를 통해 무언가 배웠다라고 했지만 급한 마음이 더 컸다. 어떻게 보면 이 두가지 기회가 나에게 더 큰 기회였을 수도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다. 내가 시간관리와 리소스 관리를 잘 하고, 하나하나 기회에 대한 소중함을 느껴야 겠다 생각했다.


 지금은 브런치에 글을 쓰고있다. 위에서 배운 내용을 모두 자양분 삼아 스스로 발전하기 위해 쓰고있는건 아니다. 그냥. 그냥 쓰고 있다. 내가 왜 지금 브런치에 글을 쓰고있는지는, 또 무언가 깨달을 날이 왔을때, 그때 설명할 수 있을것 같다. 그냥 글이 쓰고 싶어 졌고 지금 쓰고 있다. 이 글이 잘 쓰여지는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지금 그냥 글을 쓰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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