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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투자 김선생 Jun 11. 2024

가장 인기있는 화폐: 달러(1)

[경제적 자유를 찾는 여행자를 위한 안내서]

원화 VS 달러


  다음 두 가지 질문을 읽어보고 정답이 무엇일지 생각해 봅시다.


Q1. 어느날 갑자기 현지 화폐 없이 외국으로 여행을 가게 되었다. 지갑을 열어보니 원화와 달러밖에 없는 상황이다. 둘 중 어떤 화폐가 더 유용하게 쓰이게 될까?

Q2. 한국인과 미국인을 제외한 세계 여러 나라 사람들 100명에게 원화 1만 3천원과 10달러 중 무엇을 가져가겠냐고 물어본다면 사람들은 어느 것을 더 많이 선택하게 될까?


  평소 경제에 딱히 관심이 없는 사람들이라고 해도, 두 문제의 정답이 달러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상하지 않습니까? 원화와 달러 모두 거래에 사용할 수 있는 화폐인데 왜 달러가 정답이 되는 것일까요?


  우리나라 사람의 입장에서는 원화를 대한민국으로 가져와 사용할 수도 있으므로 두 화폐의 유용성에 별 차이가 없어 보이고, 환율이 1300원 정도이므로 1만 3천원과 10달러가 같은 가치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나라 사람이 보았을 때는 동일한 금액이라고 해도 원화보다 달러의 가치를 더 높게 평가하게 됩니다. 우리나라를 제외하고 달러와 원화를 동등하게 바라보는 나라는 거의 존재하지 않습니다. 달러는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화폐이기 때문입니다.


기축통화의 위엄


  달러가 가진 인기의 비결은 바로 ‘기축통화(Key currency)’에 있습니다. 기축통화란 세계의 기준이 되는 화폐로, 국가 간에 이뤄지는 국제적인 거래에서 기본적으로 사용되는 화폐를 말합니다. 예를 들어 대한민국에서는 원화를 사용하고 태국에서는 바트를 사용하지만, 이 두 나라가 서로 거래를 해야되는 상황에서는 원화나 바트가 아니라 기축통화인 달러를 사용하여 대금을 지급하게 됩니다. 달러가 국가 간 거래의 기준이라는 기축통화의 지위를 갖고 있기 때문이죠.



  달러가 기축통화가 될 수 있는 핵심적인 이유는 ‘신용’입니다. 달러가 가진 힘을 이해하려면 우선 이 신용이라는 것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우리는 평소에 별다른 생각 없이 화폐를 사용하여 물건이나 서비스의 대가를 지불하는데, 이 모습을 화폐라는 개념이 전혀 없는 사람이 바라본다면 어떻게 보일까요? 화폐가 무엇인지도 모르고 어디에 쓰는 것인지도 모르는 사람이라면, 사람들이 거래하는 모습을 이해하기가 상당히 어려울 겁니다. 얼굴이 그려진 종잇조각 몇 장을 받고 친절하게 웃으면서 값나가는 물건을 순순히 내놓는 모습으로 보일테니 말입니다.


  화폐가 제 기능을 할 수 있는 것은, 단순한 종잇조각에 불과한 화폐에 국가가 지불 능력을 보장하는 신용(Credit)을 부여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각 국가들은 나름대로 신용을 부여한 화폐를 만들어 사람들이 편리하게 거래를 할 수 있도록 만들어 두었는데, 여기서 화폐 간 신용의 차이가 발생합니다. 각 국가마다 경제 규모, 국제적 서열, 국가의 안정성 등의 차이가 있으므로 각 화폐에 부여된 신용에서도 그 차이가 생기게 되는 것입니다.


  규모를 좀 더 작게 하여 생각해 보면, 신용의 차이가 생기는 이유를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가 집에서 A4용지를 적당히 잘라 스스로의 얼굴을 그려 넣고 숫자를 적어 나만의 화폐를 만들었다고 생각해 봅시다. 식당에 가서 맛있게 밥을 먹고 난 뒤에, 식당 주인에게 음식에 대한 대가를 원화가 아닌 스스로 만든 화폐로 결제하겠다고 이야기 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아마도 식당 주인은 여러분에게 화를 내며 장난하지 말고 원화를 내놓으라고 이야기할 겁니다. 실제로 우리가 만든 화폐를 값어치 있는 것으로 바꿔주겠다고 진심으로 생각하고 신용을 부여했다고 해도 말입니다. 우리가 만든 장난 같은 화폐보다는 대한민국이 신용을 부여한 원화가 훨씬 신뢰가 가기 때문이죠. 신용의 차이란 이런 것입니다.


  그렇다면 현시점을 기준으로 세계에서 가장 신뢰가 가는 국가는 어디일까요? 바로 여러분이 잘 알고 있는 미국입니다. 지구상에서 가장 강하고 튼튼한 나라인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신용을 화폐에 부여할 수 있는 국가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달러는 다른 여러 나라들로부터 기축통화로서 인정받을 수 있는 것입니다. 어떻습니까? 이제 달러가 좀 더 귀하게 보이지 않습니까?


위기에 더 강해지는 달러


  이처럼 높은 신용을 가지고 있는 달러는 경제적인 위기 상황에서 더 높은 평가를 받습니다. 경제 불안이나 위기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안정성과 신뢰성이 담보되는 화폐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경제 위기의 규모가 시장에 매우 큰 충격을 줄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라면, 투자자들의 불안감에 힘입어 달러에 대한 수요는 더욱 급증합니다. 이처럼 위기에 더 강해지는 특성으로 인해 달러는 투자자들에게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서 취급되고 있습니다. 이것이 달러가 리스크 헷징에 적합한 이유입니다.


  1997년, 대한민국에 IMF 사태가 터졌을 때에는 한 달 만에 원-달러 환율이 900원에서 1,950원으로 두 배가 오르기도 했습니다. 당시에 달러를 보유하고 있던 투자자들에게 달러는 단순한 외국 화폐 이상의 의미였을 겁니다.



생애 처음으로 쓰기 시작한 책이 3년만에 도서로 제작되었습니다.

가끔 지인들 손에 들려있는 모습이 퍽 신기하고 뿌듯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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