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 자유를 찾는 여행자를 위한 안내서]
채권이란 국가나 기업이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하여 활용하는 수단으로, 투자자들에게 원금과 이자의 상환을 약속하며 발행하는 증서를 말합니다. 주식투자가 사업의 성장을 바라보고 그 이익을 공유하기 위해 기업에 투자하는 ‘동업’의 개념이라면, 채권투자는 직접 ‘돈을 빌려주는 행위’입니다. 투자자는 채권을 매입함으로써 필요한 곳에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을 수 있습니다. 우리가 은행에서 받는 대출을 역으로 생각하면 이해가 쉽습니다. 채권에 투자할 때에는 우리가 은행 역할을 하게 되는 겁니다.
채권의 종류는 크게 국채와 회사채로 나눌 수 있습니다. 국채는 국가가 발행한 채권을, 회사채는 기업이 발행한 채권을 말합니다. 투자자는 발행된 국채와 회사채들을 살펴보고, 믿을만한 곳에 돈을 빌려주는 것으로 이자 수익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채권을 이용하면 매번 이자를 내기만 하던 입장에서, 이자를 받는 입장이 됩니다.
채권 투자의 제일 큰 장점은 ‘원금보장이 되는 상품’이라는 점입니다. 이러한 특징은 마치 은행의 예금처럼 투자자가 예측 가능한 수익을 얻을 수 있도록 만들어줍니다. 만기 시점에 약속된 원금과 이자를 확정적으로 얻을 수 있으므로, 투자자는 투자가 종료되는 시점에 자신의 수익이 얼마가 될지 정확하게 알 수 있습니다. 이처럼 원금 보장이 가능한 이유는 앞서 말했듯 채권이 동업의 개념이 아닌 대출의 개념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자영업자 A가 가게를 하나 차리려고 하는데, 개업에 필요한 자금 2억 중 1억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가정해 봅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A의 선택지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1. 동업자를 구한다.
2. 부족한 자금을 빌린다.
A가 동업자를 구하는 방법을 선택했다면, 부족한 금액인 1억만큼 동업자에게 가게의 지분을 매도한 셈이 됩니다. 이 경우 사업의 리스크는 절반으로 줄어듭니다. 매도한 지분만큼 리스크를 동업자와 나눠갖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만약 사업이 잘 풀리지 않아 1억의 손실이 발생했다면, A의 손실은 그의 절반인 5천만원이 됩니다. 이는 주식의 구조와 같습니다.
반면에 부족한 1억을 은행에서 빌렸다면 어떻게 될까요? 사업에 대한 리스크는 온전히 A가 지게 됩니다. 은행은 이자 수익을 위해 돈을 빌려줬을 뿐, 리스크를 테이킹한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장사가 잘 되든 안되든 자영업자는 은행에서 빌린 돈을 1원도 빠짐없이 갚아야 합니다. 은행으로부터 가져온 1억은 말 그대로 ‘빌려준 돈’입니다. 영업이 잘 풀리지 않게 된 것이 딱할 수는 있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은행에 손해를 분담해서 떠안아달라고 요청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채권도 마찬가지로 대출의 개념이므로, 발행된 채권을 매수한 투자자는 국가나 기업의 상황과 관계없이 약속한 원금과 이자를 전액 상환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채권이 안전자산으로서 취급받을 수 있는 이유입니다. 투자 손실 가능성이 매우 낮기 때문입니다. 이는 채권이 갖고 있는 매우 큰 강점입니다. 일반적으로 투자 대상으로 취급되는 자산 중에서 예금을 제외하고는 손실 가능성이 없는 자산은 거의 없습니다. 위험 자산 투자로 인한 원금 손실의 두려움이 큰 투자자들에겐 상당히 허들이 낮은 투자라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채권에 대한 설명을 듣다 보면, ‘원금 보장이 되고, 약속된 이자와 원금을 받는 상품이라면 이미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는 은행 예금과 다를게 무엇인가?’와 같은 생각이 들지도 모릅니다. 확실히 리스크가 적다는 측면만 보았을 때는 채권 투자의 필요성을 느끼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채권과 예금 사이에는 큰 차이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시세차익’입니다. 채권이 가진 또 하나의 장점은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을 수 있는 동시에, 시세차익도 노려볼 수 있는 자산이라는 점입니다.
채권 투자에서 시세차익이 발생하는 원리를 이해하기 위해는 채권과 금리의 상관관계에 대하여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채권과 금리는 음의 상관관계를 가집니다. 금리가 내리면 채권 가격이 오르고, 금리가 오르면 채권 가격이 내려갑니다. 그 이유를 예시를 통해 이해해 봅시다.
우선 채권이라는 자산은 뒤가 정해져 있는 자산입니다. 발행과 동시에 만기 시점과 지급금액이 고정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이율이 10%이고, 만기가 1년 남은 채권이 있다고 가정했을 때, 그것에 100만원을 투자하면 만기시점에 투자자가 받게 될 금액은 110만원으로 고정이 됩니다.
이때, 같은 시기에 은행에서 10%짜리 1년 만기 정기예금을 팔고 있다면 어떨까요? 채권과 예금을 비교하였을 때, 둘의 매력은 차이가 없습니다. 예금과 채권 모두 만기시점에 받게 될 금액이 110만원으로 똑같기 때문입니다. 이 경우 채권에 대한 수요는 상승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금리가 5%로 낮아진다면 어떻게 될까요? 채권의 수익률은 발행시점에 10%로 고정되어 있기 때문에 금리 변동의 영향을 받지 않아 똑같이 110만원을 받을 수 있지만, 은행에서 파는 예금의 이자는 5%가 되어있을 것이므로 만기 시점에 받게 될 금액이 105만원으로 줄어버립니다. 이렇게 되면 상대적으로 채권의 매력은 상승하게 됩니다. 예금에 비해 채권의 수익이 5만원 더 좋은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이 과정에서 채권에 대한 수요는 증가하게 되므로, 채권의 가격도 함께 상승하는 것입니다. 채권의 시세차익은 이렇게 발생합니다.
반대로 금리가 오르면 같은 원리로 인해 채권의 매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기 때문에 가격도 같이 하락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그런 경우에는 만기까지 채권을 보유함으로써 원금을 지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리스크는 없으면서 시세차익도 얻을 수 있는 자산이라는 점을 이용하면, 매우 유리한 투자를 만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