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브런치에 과연 고3들이 있을지 모르겠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전체 이용자의 10% 아래일 것이라고 생각이 든다. 젊은 친구들은 아무래도 브런치보다는 블로그를 더 많이 이용할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깃 독자가 없을지라도 수험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적어보려 한다.
지금 재수를 고민하고 있는 너에게
수능이 끝났고 수능 성적표도 나왔다. 이제 정시를 쓰고 수시 합불이 발표 나고 대학을 가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재수를 고민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나는 오늘 재수를 고민하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글을 써보려고 한다. 얼마 전 유튜브 숏츠를 봤다. 티쳐스라는 프로그램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거기 강사분들이 나와 이런 말을 했다. " 재수는 정말 아까운 사람들이 하는 거다. 재수 성공률은 다이어트 성공률 보다 낮다" 등등의 재수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이었다. 자 그렇다면 나의 생각도 말해보겠다. "재수의 가능성을 보고 선택하지 말고, 어느 누구의 조언도 아닌 오직 너의 기준으로 재수를 선택하라"
어차피 사람들은 자신의 경험 안에서만 조언해 줄 수 있다. 하위권에서 재수해서 성공한 사람은 재수를 적극 추천할 것이고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볼 것이다. 그러나 했는데도 성적이 안 오른 사람은 재수는 성공하기 힘들다고 말할 것이다. 그렇다면 결국은 사람에 따라 다르다는 거다. 내가 정말 가고 싶은 대학이 있거나 내가 정말 가고 싶은 학과가 있다면 해라. 난 그렇게 말하고 싶다. 원하지도 않는 대학에 가서 아무 의욕 없이 4년을 보내는 것보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찾아가는 인생이 낫다고 본다. 자기 자신은 자기가 더 잘 알 것이다. 그냥 대학만 가면 되고, 대학에 가서 다른 길을 찾고 싶고, 대학 생활을 즐기고 싶은 사람은 재수를 하면 안 된다. 하지만 지금의 결과가 불만족스럽고 정말 원하는 뚜렷한 목표가 있다면 재수하라고 말하고 싶다.
끝은 분명히 봐라
재수를 하되 끝장을 본다는 생각으로 하라. 원하는 목표를 반드시 이루어야 한다는 말이 아니다. 결과는 나의 몫도 있지만 입시의 운도 존재한다. 하지만 재수를 하는 그 일 년의 시간이 지났을 때 자신에게 더 부끄러워지면 안 된다. '그래도 나는 할 만큼 최선은 다했다'라고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 나 스스로 후회를 하지 않기 위해서 열심히 해라. 성적이 떨어져도 좋다. 하지만 결코 나 자신에게 부끄러운 시간이 되어서는 안 된다. 그건 정말 시간낭비고 나의 자존감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리고 끝내 원하는 학교에 가지 못하더라도 학교는 무조건 가라. 그럼 그 안에서 길이 있다. 분명히 있다. 이건 장담할 수 있다. 영원히 불만족스러운 인생은 없다. 자신이 길을 찾으면 말이다. 지방대를 가더라고 그 안에서 기회가 있다. 그 기회들을 누리고 잡는 것은 자신의 몫이다. 편입의 기회도 있고, 교환학생, 유학, 대학원 학문의 기회는 널려 있다. 하지만 대학을 가지 않는다면 그 발전의 기회들을 모두 놓치는 것이다. 그리고 나중에 정말 꿈이 생겼을 때 '대학 졸업장'이라는 것이 나의 발목을 잡지 않게 하라. 자신에게 어떤 꿈이 생길지는 앞으로 모르는 일이니까 말이다.
공부에는 때가 있다
공부는 언제든지 할 수 있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아니, 절대 그렇지 않다. 물론 언제든지 할 수는 있지만 그 환경은 전혀 다르다. 지금 20대는 공부가 주 업이지만 30대가 되면 일도 해야 하고 공부도 해야 한다. 즉, 공부 말고도 해야 할 것들, 책임져야 할 것들이 많아진다. 두뇌 회전력도 당연히 20대와는 다를 것이다. 그리고 늦은 나이에 공부를 하다 보면 많은 것들이 뒤로 밀리게 된다. 무조건 사회적 나이에 맞추어 살라는 것은 아니다. 그 사회적 나이에서 자신이 뒤떨어지고 도태되고 있다고 느낄 때에도 자신이 괜찮을 수 있다면 그렇게 살아도 문제없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타인과의 비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 나이에 누릴 것들을기꺼이 포기하거나 뒤로 미룰 수 있고 자신의 페이스로 달릴 수 있다는 자신이 있다면 상관없다. 하지만 내가 느낀 바 모든 일에는 때가 있다. 그리고 그 나이대에 할 수 있는 경험들은 그 자체로 너무나 소중한 것들이 많다. 나이가 들수록 수많은 저항을 헤치며 강을 거꾸로 거슬러 올라야 한다.
요즘 그런 학생들은 많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혹시나 돈 때문에 대학 진학을 망설이고 있다면 "돈은 생각하지 말고 일단 무조건 다녀라"라고 말하고 싶다. 학자금 대출 생활비 대출 다 끌어와서라도 다니라고 말하고 싶다. 알바를 하고 근로 장학을 해서라도 무조건 학교는 마쳐라. 혹시라도 돈 벌어서 나중에 공부해야지라고 생각하는 친구가 있다면 말리고 싶다. 그건 굉장히 어렵다. 돈 벌다가 공부에서 완전히 멀어진다. 보통 자녀들이 돈을 벌기 시작하면 부모님들은 쟤가 공부 못하고 돈을 벌고 있으니 나도 노력해서 어서 빨리 다시 우리 자식 학교로 돌려보내야겠다가 아니라, 자식한테 돈을 빌리고 자녀가 하루빨리 독립하기를 바라는 부모들이 많다. 그럼 그냥 그렇게 등 떠밀려 사회로 나오고 독립을 하다 보면 공부할 돈이 모이기는커녕 지금 하루 벌어먹고살 돈도 부족해진다. 그러니 무조건 돈 보다 공부 먼저 잡고 끝마쳐라.
마지막으로
남의 말에 좌지우지 되지 말자. 그들의 말이 절대 정답이 아니다. 살다보면 정말 무서운 것은 실패보다 후회와 미련인 것 같다. 차라리 내가 선택하고 실패해서 '아니구나' 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백번 낫다. 인생은 미련이 없어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나중에 가서 ' 그때 한번 내 뜻대로 해볼걸' 하는 후회는 남지 않도록 원 없이 공부해 보고 도전해 보길 진심으로, 간절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