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서울체육샘 Oct 15. 2024

공간으로서의 체육관

신경 좀 써주세요

학교 체육관 이야기를 좀 해볼까한다.


여기서 학교 체육관이란

초, 중, 고등학교에 있는 체육관을 말한다.


체육관은 말그대로 ‘체육’관이라서 학생들 체육 활동에 가장 빈번히 쓰인다.


하지만 그것만이 주목적이라고 하기에는

넓은 실내 공간으로써 부여된 역할이 많다.


그래서 지금부터는

체육관을 체육관이 아닌

조금 ‘특별한 공간’으로써 봐주시길!


우선, 체육관은 입학식과 졸업식이 이루어지는 공간이다. 학교 생활의 시작이자 끝, 그게 이루어지는 공간인 것이다. 어찌보면 학교의 첫 이미지에 영향을 주는 대표적인 공간 중 하나다. 학생뿐만 아니라 학부모들에게도 마찬가지다.

사실, 교실과 교무실은 학교마다 얼마 차이가 나지 않는다. 또 교실이나 교무실에 학부모나 다른 가족들이 얼마나 머물겠는가? 하지만 체육관은 다르다.

처음 발을 디딘 체육관의 시설이 오래 되었거나 관리가 되지 않았다는 인상은 그만큼 무서운 것이다.


다음으로는 체육관은 입학식과 졸업식 외 대부분의 굵직한 행사들이 이루어지는 공간이다.

어떤 행사들이 있을까?

각종 설명회, 강연, 총회, 연수는 물론 축제 공연까지 수도 없다.

학교에서 거의 모든 부서의 행사가 이루어지는 중요한 공간이다. 이런 행사의 성패는 사실 음향에 달려있는데 체육관의 방송과 음향 시설은 늘 관리가 잘 안되는 골칫거리라는 점은 아이러니한 지점이다.


체육관 무대 주변 안쓰는 지 못 쓰는 지 모르는 엠프들은 매일 존재감을 뽐낸다.


각종 공에 때려 맞아 어디가 꼭 부서져있는 조율안된 그랜드 피아노는 처음에 같이 왔던 의자를 하염없이 찾고 있다.


재밌는 점은 피아노 잘 치는 애들이 체육관에 방치된 피아노를 상당히 많이 애용한다는 점이다. 그들의 수준급 연주를 듣는 것은 교직 생활의 낙 중에 하나다.


또 하나의 푸념

그 굵직한 행사들 전후 마지막 정리는 늘 나의 몫이었다는 것이다. 교직 생활의 풀리지 않는 의문 중 하나다. 물론 큰 틀에서 장비들이 나가고 설치된 것들이 해체되지만 사소하지만 비품이나 쓰레기들, 정리되지 않는 방송 장비들은 늘 남아있었던 것 같다.

체육 수업 전중후에 그런 것들을 정리하는 건 14년째 나의 소일거리다. 투덜대기도 하지만 행복하게 정리하는 편이다.


두서가 없었나?

체육관은 학교에서 중요하게, 주요하게 관리되어야 하는 공간이라는 점을 피력하고 싶었다.


학교에 티비를 바꾸면 체육관에도 티비를 좀 설치해주시고, 전자 칠판을 들여오면 체육관에서 하는 행사에서도 얼마든지 전자 칠판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해서 같이 좀 설치해주면 좋을 것 같다.


그리고 기왕이면 잘 관리된 입구, 현판, 문, 벽면, 바닥, 무대, 커튼, 방송 시설 등이 있다면 각종 행사 때 체육관을 찾는 사람들이 학교에 대한 좋은 인상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체육 수업은 차치하고 하는 말이다.


체육관 신경 좀 써주세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