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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향기마을 Dec 15. 2022

영화를 보고 사랑한 스타

오! 나의 엘비스



영화를 보고 사랑하게 된 스타가 있다.

이미 알고 있었지만, 그의 노래도 들었고 얼마나 유명한 지도 알고 았었지만

나는 몰랐다. 그가 얼마나 황홀한 스타인지 나는 미처 몰랐다.






음악은 귀를 사로잡아 걸음을 멈추게 하고 심장을 두들겨 그 분위기에 빠지게 한다.

나는 허우적거리는 그 바다에서 헤어 나오고 싶지 않다.

감정은 발이 아프게 춤을 추고 쓰러질 때까지 나를 놓아주지 않는다.


그래서 음악을 대할 땐 조심한다. 특별히 조심해야 하는 그런 음악이 세상엔 존재한다.

무방비로 앉아 호기심 하나 들고 블랙홀 같은 스크린을 응시했다가 러닝타임 159분 동안 완전히 사로잡혀버렸다.

조심했어야 했는데 긴장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 난 이 영화를 다섯 번을 보게 된다.


그 대단한 영화는 바로 엘비스다.


 




인간이 얼마나 더 황홀한 노래를 부를 수 있을까.

탑건의 매버릭이 블랙 스타를 몰고 마하 10을 넘기듯 자리에 앉아 즐길 수 있는 한계를 가뿐히 지나고 비명을 지르게 하는 순간을 넘어 심장을 불타게 만드는 엘비스의 무대는 영혼을 뒤흔든다.


음악만 들을 때보다 영화에서 잘 짜인 각본과 연출을 배경으로 배우들의 기막힌 조화까지 홀리듯 듣는 그의 목소리는 감동에 감탄을 더하고 손을 뻗어 움켜잡고 싶은 간절함이 된다.


음악 영화를 워낙 좋아하기도 하고 사실 안보는 영화는 딱 두 종류 - 호러물과 에로물은 안 본다. 재미와 감동이 없으므로 - 지만 그래도 내용을 알고 관심이 있으니까 보게 되는데 영화 엘튼 존을 보고 실망한 후엔 그 막연한 흥미에 의구심을 가지게 되었다.


하지만 42년의 짧은 엘비스의 생애에 10여 년 스치듯 겹치는 내 인생의 추억을 찾아 간 그날은 새로운 히어로를 알게 된 기쁨과 너무나 안타까운 결말에 가슴이 아파서 잠을 이룰 수 없었다.


당시 비주류였던 로큰롤 음악에 흑인 음악이라 불리던 블루스, 재즈와 가스펠 등을 더하며 오직 그 만이 할 수 있는 특별한 장르를 세상에 드러내는 순간 영웅의 탄생을 기다리던 팬들은 열광한다.


거기에 탁월한 리듬감으로 이제껏 본 적 화려한 춤꾼의 몸짓에 눈을 뺏기고 들을수록 빠져드는 강렬한 목소리는 온종일 귓가에서 떨쳐내기 어렵다.


이쯤 되면 정말 궁금하지 않은가?


같은 영화를 보지 않은 사람과 나누는 대화처럼 재미없고 지루한 게 없는데 이렇게 글로 적어 내려 가는 동안에도 마음이 뜨거워지는 것은 아마도 혼자 다섯 번을 보면서 느끼고 생각하며 샅샅이 밝혀낸 내 감동의 크기가 그만큼 대단했기 때문일 것이다.







가난했던 어린 시절 흑인 동네에 살면서 자연스레 갖게 된 흑인 이웃에 대한 관심과 따뜻함, 겸손함과 특권을 거부하며 늘 상대를 존중하는 마음은 지금까지도 사랑받는 국민 가수로서 기억될 충분한 이유가 된다.

흑인 음악을 한다는 이유로 TV 출연이 중단되고 수많은 압박이 있었음에도 굴하지 않았다.

그것은 단순한 반항이 아닌 인간에 대한 사랑과 음악에 대한 순수한 열정이다.


그의 찬란한 음악의 향연도 대단했지만 이 영화 속에서 전하고자 하는 진심은 비단 음악뿐이 아니다.

육체와 정신으로 이루어진 사람은 분리될 수 없다. 생명 유지를 위한 육체의 삶과 살아있음을 느끼고 자신이 살아내고 있는 과거와 현재, 미래를 시간이라는 흐름 속에 온전히 가져가는 정신적인 삶은 따로 나누거나 어느 한쪽을 위해 희생할 수 없다는 것이다.


살면서 절대 만나서는 안될 악마 같은 매니저와 순수한 열정을 바쳐 노래하고 팬들의 무한한 사랑을 누리는 꿈의 무대를 거래하는 과정말할 수 없이 안타깝다.

이와 같은 일은 우리 주변에도 흔히 볼 수 있는 일이고 이는 천재적인 재능을 가졌던 스타들에게도 현실의 벽을 넘어 꿈에 이르는 과정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말해준다.


혼자 꾸는 꿈이 얼마나 외롭고 고독한가.

또 그 꿈을 접고 사는 일은 또 얼마나 황량하고 슬픈 삶인가.


사람이 어릴 때부터 꿈을 이루어가는 동안 반드시 가져야 할 생각과 자세는 수많은 책에서 알려주고 있다.

그러나 강렬한 꿈을 손에 쥘 때까지 어둠의 동굴을 지나고 검은 바다를 건너 고독한 안개를 뚫고 보이지 않는 다리로 발을 뻗을 때, 우리는 마법의 유혹을 뿌리칠 수 있을지 스스로 생각해 보아야 한다.


누군가 내 꿈을 완벽하게 이루도록 모든 걸 들고 눈앞에서 흔들어도 나의 세계를 지키며 가고자 하는 마음을 방패로 삼고 물러서면 안 된다.  

가장 소중한 것을 내어주고 원하는 것을 얻는 것.

악마의 유혹이 바로 그것이다.







엘비스 프레슬리의 화신으로 나타난 신예 스타 오스틴 버틀러의 메서드 한 연기에 손 아프게 박수를 보낸다.

또한 다시는 생각하고 싶지 않은 악마를 연기한 톰 헹크스에게도 어쩔 수 없는 미소로 화답한다.


엘비스는 1935년에 태어나 1977년에 생을 마감했다.

나는 그를 2022년에 발견하고 지금부터 못다 한 그의 생 한 부분을 기리는 마음으로 팬심을 바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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