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계약으로의 전환
목차
01. 인터넷 팩스의 P.O라면
02. 전자계약을 선택한 이유
03. 단계별 전환 내용
04. 요약 및 결론
혹시 인터넷 팩스를 사용해본 경험이 있는가? 나를 비롯한 많은 20대들은 팩스의 존재는 알고 있지만, 팩스나 인터넷 팩스에 대한 사용 경험은 많지 않을 것이다. 더욱 간편하고 익숙한 이메일이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인터넷 팩스는 새로운 서비스에 의해 대체되고 있으며, 언제 없어져도 이상하지 않아 보인다. 이러한 상황에서, 만약 내가 인터넷 팩스 서비스의 P.O라면 어떤 의사결정을 내려야 할까?
이에 대한 나의 생각은 ‘전자계약 서비스로 전환하는 것’이다. 여기서 전자계약이란 계약서의 작성부터 수정, 서명 등의 계약과 관련된 모든 행동을 인터넷을 통한 비대면 방식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서비스이다. 전자계약은 건당 4.3만 원의 비용과 계약에 소모되는 시간을 최대 82%까지 절약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해당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의 예시로는 글로벌 기업 DocuSign과 Adobe Sign, 그리고 국내 기업 모두싸인을 들 수 있다.
전자계약을 선택한 첫 번째 이유는 전자서명을 통해 불필요한 사용 흐름을 생략하기 위해서이다. 인터넷 팩스는 주로 서명이 필요한 중요 문서를 송/수신하기 위해 사용된다. 이때 문서를 전달하거나 수정하기 위해서는 문서를 출력한 뒤, 서명을 작성하고 다시 스캔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는 사용자를 불편하게 만들 뿐만 아니라 종이 및 잉크 등의 비용 절감을 위해 사용하는 인터넷 팩스의 본질을 흐린다. 만약 전자계약처럼 출력 없이 서명을 입력할 수 있게 된다면, 사용자의 서비스 이용 흐름이 보다 개선될 것이며, 종이 및 소모품에 대한 비용 절감 효과가 더욱 커질 것이다.
두 번째 이유는 두 서비스가 전달하고자 하는 가치와 타깃이 유사하여 기존 고객들의 니즈에 부합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일반 팩스를 대체하기 위해 개발된 인터넷 팩스는 종이 없는 사무실이라는 핵심가치를 전달한다. 종이 및 잉크에 대한 비용 절감과 문서의 분실로 인한 보안 사고를 예방하고자 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전자계약도 종이 없는 사무실을 지향한다. 종이 계약서 대신 전자 계약서를 통해 비용 절감과 보안 강화를 목표로 한다.
타깃 고객에 대해서도 두 서비스 모두 B2C가 아닌 B2B를 목표로 한다. 타깃을 더욱 세분화하면 공통적으로 계약서 등의 중요 문서를 빈번하게 처리하는 회사로 나타낼 수 있다. 따라서 인터넷 팩스의 사용자는 유사한 가치를 전달하는 전자계약에 대해 잠재적인 수요를 가지고 있을 것이며, 이를 통해 기존 고객을 새로운 서비스로 유인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마지막 이유는 전자계약 시장이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쇠퇴기에 접어든 인터넷 팩스의 거래액은 매년 감소하고 있기 때문에 회사의 이익을 생각한다면 성장하고 있는 시장으로 이동해야 한다. 전자계약 시장의 규모는 전 세계적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2027년에는 글로벌 시장 규모가 약 8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에서도 전자계약 및 전자문서에 대한 시장이 성장하는 추세이다. 또, 전자계약에 대한 만족도가 높은 반면 전자계약을 경험해본 소비자 비율이 낮기 때문에 국내 시장은 아직 블루오션이라고 생각된다.
인터넷 팩스와 전자계약 서비스는 기능 측면에서 유사성을 갖고 있다. 두 서비스 모두 문서 전송, 문서 템플릿 제공, 문서 편집 및 보관이라는 유사한 기능을 제공한다. 하지만 인터넷 팩스의 평균적인 보관함 크기는 5Mb인 것에 비해 전자계약의 보관함 크기는 1Gb 이상으로 두 서비스 사이에 차이가 존재한다. 따라서 이러한 차이를 극복하고 기존 고객들이 자연스럽게 새로운 서비스에 대한 수요를 가질 수 있도록 변화가 필요하다.
이때 인터넷 팩스는 점진적으로 여러 단계를 거쳐 변화해야 한다. 왜냐하면 인터넷 팩스 서비스의 매출이 감소했다고 하더라도 아직 수익을 내고 있으며, 기존 고객을 이탈시키지 않고 새로운 서비스로 유인하는 것이 비즈니스적 관점에서 적합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초반에는 인터넷 팩스라는 서비스의 기본을 유지하되, 전환의 포인트가 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해야 한다. 그리고 이후에 비용과 이익을 고려하여 전자계약 서비스로 전환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아래는 인터넷 팩스가 전자계약으로 전환하기 위해 필요한 2가지 과정에 대한 내용이다.
첫 번째 단계는 인터넷 팩스에 전자서명 기능을 추가하는 단계로, 전자계약보단 인터넷 팩스에 가까운 상태이다. 앞서 말했던 것처럼 현재 인터넷 팩스 사용자가 서명을 작성하기 위해선 출력, 서명, 스캔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일부 업체에서 전자서명을 지원하긴 하지만 특정 인터넷 브라우저에서만 지원되는 등 사용이 제한적이며 기능을 축소시키는 추세이다. 따라서 전자서명 기능을 추가 및 보완하고 사용자들이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알려야 한다. 이때 전자서명은 인터넷 팩스에 포함된 기능으로 출시하거나, 추가 결제가 필요한 부가 기능으로서 출시할 수 있다. 부가 기능으로서 출시한다면 사용자의 이용률이 낮아질 수 있으나, 향후에 인터넷 팩스와 개별적인 서비스로서 관리하기에 더욱 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터넷 팩스의 존폐 여부와 상관없이 새로운 서비스를 진행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출력이 불필요한 전자서명과 관련하여 전자계약 업체들이 사용하는 2가지 방식이 있다. 첫 번째는 서명을 그림 파일 형식으로 저장하여 불러오는 것이고, 두 번째는 마우스 및 터치펜 등을 활용하여 입력하는 것이다. 나는 여러 번 입력할 필요가 없는 첫 번째 방법이 더욱 편리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첫 1회에 한하여 그림 파일을 저장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이때 두 번째 방법처럼 마우스를 활용하여 서명을 작성하고 이를 그림 파일로 저장할 수 있게 한다면 사용자가 더욱 편리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즉, 사용자가 서명을 입력하면 이를 그림 파일로 저장하여 이후에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두 번째 단계부터 인터넷 팩스가 아닌 전자계약 서비스 모습을 갖춰야 한다. 필요에 따라 팩스 번호 등 인터넷 팩스 고유의 기능들을 제거해도 되는 시기이기도 하다. 이 단계는 문서의 작성부터 수정 및 보관과 관련된 문서 관리 기능을 개선해야 한다. 작성된 계약서 템플릿을 제공하거나 문서를 편집하는 기능은 현재 인터넷 팩스에서 제공하는 것들을 약간만 개선하면 될 것으로 보인다.
중점적으로 개선해야 되는 기능은 분류 및 의사소통 기능이다. 계약서는 계약의 진행 정도, 계약을 진행하는 부서, 거래처 등 다양한 기준에 의해 분류된다. 또, 기업 고객의 경우 다수가 함께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사용자의 목적에 따라 문서를 분류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할 것이다. 여러 명의 사용자가 한 계정을 사용하더라도 헷갈리지 않을 정도의 분류 기능이 필요하다.
계약 과정에는 상대방에게 계약서 수신 여부나 서명을 요청하는 등의 의사소통이 포함된다. 이때, 전화 혹은 메신저를 통해 의사소통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전자계약 서비스에 이런 의사소통 기능이 포함된다면 번거롭게 핸드폰을 꺼낼 필요가 없어질 것이다. 예를 들어, 특정 버튼을 클릭하는 것만으로 저장된 상대방의 이메일로 서명 요청에 대한 알람을 보내는 것이다.
이렇게 문서 관리 기능을 개선해야 하는 첫 번째 이유는 사용자의 서비스 이용 흐름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템플릿을 통한) 문서 작성 > 문서 전달 > 서명 입력 > 보관 (> 필요시 수정)
위에서 볼 수 있듯이 문서 작성에 필요한 템플릿을 제공하는 것, 성사된 계약서를 안전하게 보관하는 것, 필요시 수정이 가능하도록 하는 등의 문서 관리 기능은 서비스 사용 흐름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하며 서비스 품질을 가르는 핵심 요소가 될 것이다.
또 다른 이유는 문서 관리에 대한 수요가 많기 때문이다. 한국인터넷진흥원에서 실시한 2021년 전자문서 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전자문서 산업의 매출 규모는 2020년 기준 총 9조 7천억 원 수준이며 세부 시장으로는 5조 2천억 원을 기록한 전자문서 관리업이 가장 큰 세부 시장으로 뽑혔다. 2위인 전자문서 교환업 시장의 크기가 2조 4천억 원인 것을 고려한다면 상대적으로 수요가 집중된 것을 파악할 수 있다. 따라서 문서 관리 기능을 개선하여 소비자를 유인하고 경쟁사와의 경쟁에서 앞서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인터넷 팩스가 곧 사라질 것이라는 예상은 부정하기 힘들 것이다. 하지만 P.O라면 그런 상황에서도 올바른 의사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다양한 대안들 중 하나인 ‘전자계약으로의 전환’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전자계약은 인터넷 팩스와 많은 유사성을 갖고 있다. 두 서비스 모두 중요한 문서를 전달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며, 문서의 편집과 서명에 대한 기능을 제공하거나 필요로 한다. 출시 시기만 다를 뿐 종이 없는 사무실이라는 가치를 전달하는 것도 동일하다. 아마도 이런 공통점들이 있기 때문에 글로벌 인터넷 팩스 기업들도 앞다투어 전자계약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DT는 이제 거대한 트렌드가 되었고, 종이 문서는 전자 문서로 대체될 것이다. 이에 따라 전자서명 및 전자문서를 관리하는 기술에 대한 수요도 자연스럽게 증가할 것으로 생각된다. 따라서 쇠퇴기에 접어든 인터넷 팩스에게 전자계약으로의 전환은, 기존 고객들을 유지하면서 성장하는 시장으로 전환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