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문화원 소장사료로 본 평택이야기
대승기신론소기회본
원효는 의상과 함께 당으로 유학을 가던 중 굴속에서 하룻밤을 머물다가 갈증을 이기지 못해 무의식중에 해골에 고인 물을 먹었다. 다음날 그 사실을 알고 “모든 것은 마음에서 온다.”라는 깨달음을 얻었다는 이 이야기의 배경은 포승읍 원정리에 있는 수도사(경기도 전통사찰 제28호)로 추측되고 있다. 신라 불교의 대중화를 이끈 원효의 흔적은 평택문화원이 소장하고 있는 ‘대승기신론소기회본(大乘起信論疏記會本)’에서 확인할 수 있다.
평택문화원에서는 1922년 목판본으로 발간한 ‘대승기신론소기회본’을 소장하고 있는데, 이 사료는 ‘대승기신론소’와 ‘대승기신론별기’를 합쳐 편찬한 것으로 ‘대승기신론’에 대한 원효의 주석을 전체적으로 볼 수 있는 책이다. 원효는 100여종을 저술했다고 알려져 있지만 현재 일부만 전해지고 있으며, 이 중 ‘대승기신론소’는 중국의 고승들도 ‘해동소’라고 특별히 칭하며 즐겨 인용하였다. 원효 사상의 핵심은 일심(一心)과 화쟁(和諍)이라고 할 수 있다. 그는 '도는 모든 존재에 미치지만, 결국은 하나의 마음의 근원으로 돌아간다.'고 ‘대승기신론소’에서 만물을 차별 없이 사랑하는 삶을 강조하였다.
한편 원효의 오도성지인 수도사가 왜 평택에 있는지를 생각해봐야 한다. 원효는 바다를 통해서 당으로 유학할 계획이었을 것이며, 서라벌에서 당항진으로 가는 교통로로서 평택지역은 당항진 혹은 당항진으로 가는 길목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처럼 평택지역은 고대부터 육로와 해로가 만나는 지점이었으며 교통의 요지였다. 이는 오늘날에도 평택항과 여러 고속도로가 지나는 등 교통의 요지로서 자리 잡고 있는 것은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이처럼 원효의 오도성지인 수도사는 평택지역의 정체성을 알려주는 주요한 단서이다.
*이 글은 2015년도 지역신문에 연재 기고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