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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주 Sep 09. 2023

악마에게 생명을 팔아 느끼는 행복

명작의 탄생을 읽고

아이들을 데리고

어린이 도서관을 갔다.


매주 가던 도서관을

최근 가지 않았더니

아이들이 책과 멀어지는 것이 느껴져

시간을 내보았다.


아이들이 책을 고르는 사이

나 역시 심심하여 책을 뒤적거리다가

카프카의 삶을 읽고

한동안 생각에 빠졌다.


카프카의 변신은

 너무도 유명하다.


문학을 좋아하지 않는 아이도

이 이야기를 시작하면

몰입할 만큼

자극적이고 신선하며 충격적인 결말.


그리고 짧은 글이기에

수업 중 학생들에게 들려주기도 좋았다.


그가 아버지와의 관계가 좋지 않았고

병약했으며

안타까운 삶을 살아갔음을 전하면

그 어떤 시간보다도

집중하는 아이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의 삶.

역시. 그의. 단편만큼이나

아이들이 귀 기울여 들었던 것은

소설보다 더 소설 같았기 때문이다.










카프카에게 글쓰기는 엄청나게 체력을 소진시키는 일이었으나 삶의 유일한 피난처이기도 했다.


글을 쓰는 것은
악마에게 생명을 팔아 느끼는 행복이다.

                              - 프란츠카프카 -


글 쓰는 일을 업으로 삼겠다는 자식의 이야기를 흔쾌히 받아들이는 일은 어려운 걸까?


카프카의 아버지는 완고했다.


선천적으로 몸이 약하고

섬세한 감정을 타고난

카프카가 견디기 힘들 만큼

그의 아버지는 날카로웠다.


적성에 맞지 않는 보험국 직원일과

글쓰기를 병행하느라

그는 더욱 아파질 수밖에 없었다.


결국 폐결핵에 걸린 그는

자신의 병이 달갑다.


사랑하는 약혼녀 펠리체에게

파혼의 이유를 댈 수 있고

(가정에도 문학에도 전념할 수 없는 상황이 되기에 그는 결혼에 대한 심적 부담이 컸다)


드디어 직장에서 벗어나

글에 전념할 수 있는 상황이 되었기 때문이다.

(카프카는 사직서를 냈으나 그동안 성실했기에 회사에서는 8개월의 휴가를 주었다)


쉬어야 낫는 병이었으나

글쓰기에 몰두한 그는

병이 완쾌되지 았다.


8개월 후 돌아간 직장에서

5년 동안 휴직과 복직을 반복하다

1922년 그는 사직하게 된다.


이후 어려운 생계를 이어나가던 그는

1924년 6월 3일 41살의 나이로 생을 마감한다.


카프카가 죽음에 앞서 두려워한 것은

오직 자신의 글이었다.


카프카는 폐렴으로 건강이 악화되어

자신의 글을 원하는 만큼

탈고하지 못했다.


그리하여 유언으로

그의 남은 글을

모두 불태워버리라는 말을 남긴다.


그러나 친구 브로트는

남겨진 그의 작품을 태울 수 없었다.


카프카의 작품이

위대하다 생각한 브로트는

불태우는 것 대신

세상에 친구의 작품을

널리 알리기로 결심한다.


그리하여 우리가 볼 수 있게 된 카프카의 작품은


이방인으로 쓸쓸하게 삶을 마감하는 k의 이야기를 그리려 했으나 완성하지 못한 '성'


이유도 모른 채 체포되고 처형당하는 k의 이야기를 그린 '소송'


부모에게 쫓겨나 미국으로 가게 된 카를이 이익만을 쫒는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실종되고 마는 '실종자(아메리카라는 제목으로 카프카의 친구 브로트가 출간)'등이 있다.


실존주의 문학가로 불리는

의 삶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인간 존재에 대한

물음을 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과 고뇌가 느껴진다.



어린이도서관에 구비된책을 읽는 재미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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