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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랑 Jan 28. 2024

sarcasm

스탠드업 코미디쇼를 좋아한다. 어째, 영상 매체는 영화 말고는 안 보겠다고 선언은 했어도 이따금씩 보는 지미라는 개그맨은 놓을 수가 없다. 풍자. 조선시대, 아니 그전부터도 우리 민족의 한을 푸는 방법이지 않았나. 그렇다. 결국 꾸역꾸역 누적된 불편한 감정을 표출시킬 때 사용하는 방식이었는데, 이를 간과했다.


웃으면서 비꼬는 것이 내 습관임을 알아차리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빅뱅이론에서 나오는 "Sarcasm"이라는 손간판을 다들 알까. 주인공이 반어법으로 빈정거리듯이 말하는 것을 곧이곧대로 이해하는 모습을 지켜보다 못한 친구가 sarcastic 한 말을 하는 캐릭터 뒤에서 "이거 반대로 해석해야 해!"라는 의미로 든 손간판이다. 그 장면을 인상 깊게 기억하고 사랑하는 장면인 만큼, 내 말투에도 녹아있었다. 그럼에도 사랑하는 사람에겐 하지 말걸.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솔직하게 직진으로 말하는 게 가장 예쁘게 말하는 방법일 것인데, 돌아가는 순간 빈정대고 비꼬는, 부정적인 화법이 되어버릴 줄은. 몰랐다기보다는 놓쳐버린 섬세함이려나.


의식을 하고 바꿔야지라고 마음을 먹는다고 하루아침에 바뀌지는 않았다. 나 스스로도 결국 하고 싶은 말을 떠올리는데 추가적인 시간이 필요한 만큼, 나를 집어삼킨 방어기제는 쉽사리 곧은길을 내어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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