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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나 Feb 05. 2022

모래알

자연히 잘게 부스러진 돌 부스러기, 그 낱 알갱이

모레의 밤

내일 다음 날의 해 진 후


여리디 여린 자국도

지워지지 않을 것처럼 깊게 패여선

영원할 것만 같더니

이내 곧 홀연히 사라진다.

언제나 궤적을 남기던 시간들이

바람의 고요 속에 잠기어

그 어떤 흔적도 남기지 않는 것처럼.


남몰래 바랬던 이야기도

간절히 기원하던 소원도

모래알에 실려 덩달아 슬그머니

그 자취를 감추고


잡을 수 없는 시간만이 모래알처럼 흘러

허망하게 지새운 하루 끝,

아, 나의 여린 자국들은 저 멀리에

총총히 박히었나 하고.




꿈결따라 알알이 물드는

모래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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